'한상률 귀국'····檢, 권력형 게이트 경보 울리나

머니투데이 서동욱 기자 2011.02.25 16: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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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상률 전 국세청장의 돌연한 입국이 정국을 긴장시키고 있다. 2년 만에 돌아온 그의 '입'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는 현 정부와 전임 정부시절 불거진 각종 의혹의 중심에 그가 있기 때문이다. 한 전 청장은 참여정부 말기인 2007년 11월 국세청장에 내정돼 이명박 정부 초반인 2009년 3월까지 국세청장을 지냈다.

한 전 청장은 크게 4가지 의혹을 받고 있다. △전군표 전임 국세청장에게 인사청탁과 함께 그림을 줬다는 그림로비 의혹 △현 정부 실세들에게 펼쳤다는 국세청장 연임로비 의혹 △박연차씨의 태광실업에 대한 표적세무조사 의혹 △2007년 이명박 당시 대통령 후보자가 차명 소유했다는 의혹이 일었던 도곡동 땅이 이 대통령 것이라는 자료를 은폐했다는 의혹 등이다.



한 전 청장 입국시점과 배경을 놓고 여러 추측이 나온다. 오랜 외국생활에 지쳤고 암 수술을 받은 바 있는 아내의 건강을 염려해 입국했다는 시각이 있다. 박연차게이트 핵심인물들의 사법처리가 지난달 대법원 확정판결로 마무리된 점도 귀국에 영향을 미쳤을 것이란 분석도 있다.

일단 검찰과 사전 교감을 통해 입국시점을 조율했을 가능성은 없어 보인다. 검찰은 입국시 통보 조치가 돼 있는 한 전 청장의 입국사실을 지난 24일 오전 8시 법무부로부터 통보 받았다. 한 전 청장은 이날 오전 5시20분 인천공항을 통해 입국했고 수사팀은 곧바로 한 전 청장 측에 연락해 오는 28일 소환을 통보했다.



현 정부와 교감 하에 입국했든, 자의적 판단이든 간에 그의 입국시점은 다양한 해석을 낳고 있다. 검찰 수사를 통해 의혹이 사실로 확인될 경우 한 전 청장 자신은 물론 '레임덕' 징후를 보이고 있는 현 정부의 핵심부까지 치명상을 입을 수 있기 때문이다.

최근 서울서부지검 수사 등을 통해 검찰이 정부(법무부)와 각을 세우는 모습을 보였고 서울동부지검의 함바(건설현장 식당)비리 수사가 장수만 방위사업청장의 중도하차로 이어지는 등 여권에 '권력형 게이트' 경보가 울리고 있는 상황도 예사롭지 않다.

검찰은 말을 아끼고 있다. 검찰 고위 관계자는 "한씨 조사는 그림로비 의혹 등 고발사건 위주로 진행될 것"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고위 관계자는 "국세청장 연임로비 의혹 등은 현재 수사 계획이 없는 것으로 알고 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한 전 청장의 발언에 따라 검찰 수사가 대통령 측근비리 또는 태광실업 표적세무조사 의혹 등 민감한 부분으로 옮겨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는 견해도 나온다.

검찰 출신의 한 변호사는 "집권 후반기가 다가올 수록 대통령 측근에 대한 검찰 수사는 더욱 집요해지는 경향이 있다"며 "한 전 청장을 통해 검찰이 '새로운 그림'을 그릴 가능성은 충분하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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