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약 먹은 애들이 알 카에다 말 따른다" ㅡ카다피, 또 막말 연설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2.25 05: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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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사회 압박 강화.. 스위스 카다피 자산 동결

"약 먹은 애들이 알 카에다 말 따른다" ㅡ카다피, 또 막말 연설


시위 발생 10일째를 맞은 24(현지시간) 리비아에서는 여전히 긴장감이 감돌고 있는 가운데 무아마르 카다피 국가원수(사진)가 또다시 TV연설에 나서 시위대를 자극했다.

반정부 시위대는 카다피에 등돌린 반군과 함께 동부 지역의 장악력을 확대했으며 수도 트리폴리에서도 조직적인 대규모 시위를 준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카다피는 이날 국영TV에 전화로 출연해 또 막말 연설을 했다. 수습책을 내놓기보다 반정부 시위대를 '약먹은 아이들'로 지칭하며 자극했다.

"마지막 핏방울이 흐를 때까지 싸우겠다"고 말한 지난 22일 연설 이후 다시 등장한 카다피는 "반정부 시위는 약 먹은 아이들과 알카에다의 소행"이라며 "시위대는 오사마 빈 라덴이 원하는 것을 떠들고 있지 스스로는 요구하는 게 없다"고 말했다.



알카에다 지도자 빈 라덴을 시위 배후로 지목해 반정부 세력과 연계시켜 진압 명분을 세우고 지지세력을 결집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한편 동부 지역에선 반정부 세력의 장악력이 더욱 강화됐다. 특히 주요 석유 수출 항구인 라스 라누프, 마르사 엘 브레가 등의 정유 시설을 장악한 것으로 알려졌다.

반정부 세력은 시민들로 위원회를 구성해 자치 체제를 구축했고, 카다피에 반대한 일부 군인들의 지원도 받고 있다.


제2도시 벵가지에서는 반정부군이 법원 앞에서 시민들이 소지한 무기를 수거하고 질서를 유지하는 장면이 목격되기도 했다.

알자지라 TV는 반정부 세력이 동부 해안 전체를 장악한 것으로 보인다고 보도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처럼 동과 서로 나뉜 탓에 내전 가능성이 더욱 높아지고 있다는 우려가 적지 않다. 이날 수도 트리폴리 인근에서는 반정부 세력과 친정부 세력간의 충돌이 벌어진 것으로 알려졌다.

알자지라 TV는 남서부 사바와 트리폴리 인근 사바타, 자이야 등에서 양측간 충돌이 일어났다고 전했다.

특히 트리폴리에서 서쪽으로 50KM 떨어진 자이야에서는 친정부 세력이 시위대를 공격해 100명 이상이 사망했다고 보도했다.

국제사회의 움직임도 바빠졌다. 제재 조치 논의가 서서히 물살을 타고 있다.

제이 카니 백악관 언론 비서관은 버락 오바마 미국 대통령과 니콜라 사르코지 프랑스 대통령, 제임스 카메론 영국 총리가 리비아 사태 해결에 대한 논의를 계획 중이라고 밝혔다.

그는 사태 해결을 위한 '옵션'을 논의할 것이라며 국제 제재 조치 가능성을 배제하지 않았다.

아울러 이날 스위스는 카다피와 그의 측근들의 자산을 동결했다.

동결 조치는 즉각 발효됐으며 기간은 3년으로 리비아 사태에 국제 사회가 추진한 사실상 첫 제재 조치다.

스위스 외무부는 자금의 악용 가능성을 막기 위해 카다피와 관계된 자산의 매각이나 처리를 금지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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