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진출 건설사 근로자들 잇따라 출국길

머니투데이 이군호,송지유 기자 2011.02.24 14: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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원건설 근로자 39명 이집트 도착…현대·대우 일부 직원들도 전세기 신청


-이집트항공 전세기 신청자 560여명
-부녀자 등 근로자가족부터 우선탑승
-정부, 터키 여객선 이용 방안도 추진


리비아 반정부 시위로 공사현장에 발이 묶였던 한국인 건설 근로자들이 잇따라 출국길에 나서고 있다. 트리폴리공항과 멀리 떨어진 동북부와 서남부에서 사업을 벌여온 건설사 근로자들은 육로로, 트리폴리·자위야 등 서부지역 근로자들은 이집트항공 전세기로 국경을 넘는다.



24일 국토해양부와 건설업계에 따르면 리비아 동북부 데르나 소재 원건설 근로자 39명과 외국인 근로자 1000여명이 육로를 통해 현지시간 23일 밤 11시에 이집트 국경에 도착했다.

이들은 차량 10대(밴 1대, 미니버스 1대, 트럭 8대)에 나눠 타고 데르나에서 이집트 국경까지 350㎞를 이동했으며 일부 직원들은 수속을 마치고 이집트에 무사히 입국했다. 현재 데르나 현장에 남아 있는 원건설 및 협력업체 직원 490명(한국인 14명, 외국인 근로자 476명)으로 이날 중 육로를 통해 이집트 국경으로 빠져나갈 계획이라고 국토부는 전했다.



리비아 남부 나루트 인근에서 사업을 진행해온 코스모D&I 근로자들은 육로를 통해 남쪽 튀니지 국경을 넘기로 계획을 세웠다. 이 회사 관계자는 "아직까지 전투가 공사현장까지 확대되지는 않았지만 직원들이 대피 준비를 하고 있다"고 말했다.

리비아 서부지역에서 건설공사를 해온 한일건설과 신한은 정부가 마련한 전세기를 예약했다. 신한 관계자는 "필수 인원만 현장에 남고 나머지 직원들은 전세기를 타고 카이로로 갈 것"이라며 "카이로에서 정기 노선을 이용해 귀국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현대건설 (32,200원 0.00%)은 트리폴리지사 직원 1명과 가족 3명, 웨스트발전소 현장직원 7명, 알칼리지 발전소 현장직원 5명, 하청업체 직원 4명 등 리비아 서부지역에 있는 직원 및 가족 20명을 이집트항공 전세기 편으로 출국시키기로 했다.


대우건설 (3,690원 ▼45 -1.20%)도 트리폴리 주재원 가족 15명을 전세기에 태운다. 다른 직원들은 현장을 지키되 반정부 시위 진행 상황에 따라 단계적 철수 여부를 결정할 계획이다.

한편 리비아 교민과 근로자 수송을 위해 투입하는 260석 규모 이집트항공 항공기는 이날 현지시각 오전 9시(한국시각 오후 4시)에 트리폴리에 도착한다. 1인당 항공료는 당초 330달러로 알려졌으나 이집트항공과 최종 협상에서 520달러로 인상됐다.

현재 리비아 공관 등에 여객기 이용을 신청한 사람은 약 560여명이다. 도태호 국토부 건설정책관(중동대책반장)은 "신청자가 정원(260명)을 초과한 만큼 부녀자 등 근로자 가족들을 우선 탑승시키기로 결정했다"며 "탑승 희망자가 늘고 있는 만큼 바로 전세기를 추가 투입하겠다"고 설명했다.

국토부는 또 벵가지 등 리비아 동북부 지역 교민과 근로자 수송을 위해 터키 여객선을 투입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도 정책관은 "터키 현지 여객선이 벵가지에 자국민을 태워갈 때 우리 근로자도 함께 이동하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사태가 장기화될 경우 일부 캠프에서 식량 부족이 우려되는 만큼 업체간 연계를 통해 식량을 조달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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