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엑소더스'…한국인 철수도 본격화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1.02.24 13:43
글자크기

정부 오늘 전세기·선박 투입...차량 이용도 검토

반정부 시위가 내전으로 치닫고 있는 리비아에서 우리 교민들의 탈출이 본격화 된다. 이집트항공의 전세기는 물론 선박, 차량 등 모든 이동수단을 투입해 교민들을 인근 국가로 실어 나를 계획이다. 유럽 등 세계 각국들도 자국민 철수에 총력전을 펴면서 리비아의 외국인 '엑소더스'가 본격화되고 있다.

정부 "전세기·선박 띄워 국민 철수"=외교통상부에 따르면 24일 오후 4시 30분쯤 전세기인 이집트항공의 에어버스 330기 1대가 리비아 트리폴리 공항에 도착한다. 현재 트리폴리 지역에서는 한국인 1050명 정도가 머물고 있다.



전세기는 도착 즉시 출국수속이 마무리되는 대로 트리폴리 공항을 출발할 예정이지만 아직 최종 출국 시간은 최종 확정되지 않았다. 트리폴리 공항이 반정부 시위 여파로 업무에 출입국 등 공항 업무에 차질을 빚어지면서 다시 폐쇄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기 때문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현재는 트리폴리 공항이 정상 가동되고 있지만 언제 다시 공항 업무가 중단될 지 알 수 없는 상황"이라며 "전세기를 이용한 국민 철수 계획은 트리폴리 공항이 정상 가동된다는 전제하에 수립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세기는 평소 노선인 카이로와 트리폴리 간 직항 구간이 아닌 몰타 쪽으로 우회해 카이로로 들어올 예정이다. 따라서 비행시간은 약 5시간 정도 걸릴 것으로 알려졌다.

에어버스330기의 탑승 가능 인원은 260명이며 아직까지 탑승 인원은 200여 명 정도인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는 탑승 인원이 탑승 가능 인원보다 적더라도 일단 출발 시킬 예정이며 많을 경우 추가로 이집트 전세기를 투입할 방침이다.

또 내전의 중심지인 동부 지역 벵가지에서는 24일 오후 5시쯤 교민 50여 명이 터키 선박을 이용해 철수할 예정이다. 벵가지 지역의 한국인 350여 명 중 100명은 선박과 차량을 이용해 철수한 상태다. 정부는 나머지 교민 중 일부를 차량을 이용해 철수시키는 방안도 검토하고 있지만 현지 치안이 불안한 상태여서 곧바로 단행하지는 않을 방침이다.


외교부 관계자는 "선박은 확보에 어려움이 있을 경우 육로를 이용하거나 우리 선박을 투입하는 방안도 검토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유럽 등 세계 각국 국민 철수 '러시'=세계 각국은 이미 리비아의 반정부 시위에 대한 유혈 진압 수위가 높아지자 국민들을 탈출시키는 데 안간힘을 쓰고 있다. 전세기와 군용기 투입하는 것은 물론 여객선과 군함, 차량 등 모든 이동수단을 동원하고 있다.

유럽 국가들이 국민 철수에 가장 열을 올리고 있다. 프랑스는 현재 공관 등 필수 인력을 제외하고 모두 리비아에서 출국시키기로 했다. 이에 공군기 3대를 트리폴리로 급파해 시민들을 자국으로 실어 나를 예정이다.

영국은 자국 전세기를 투입해 자국민을 철수시키고 있으며 해군 전함 현지에 투입해 국민 철수를 지원하고 있다.

독일은 국적항공사 루프트한자 여객기와 군용기 2대를 보내 자국민 400명을 철수시키기로 했으며 네덜란드에서는 이날 150명 정원의 공군 수송기와 해군 프리깃함이 리비아로 출발했다.

유럽연합(EU) 회원국들의 국민 철수 대책과 함께 EU 차원에서 리비아에 대한 경제 재제 등에 대해서도 논의 중이다.

이밖에 현지에 대규모 노동자를 파견하고 있는 러시아와 중국, 우크라이나 등도 전세기와 공군기를 동원한 주민 철수 대열에 합류했다.

정부 관계자는 "리비아 반정부 시위가 정부의 무차별 유혈 진압 사태로 사실상 내전으로 확산되면서 주요국의 국민 철수가 본격화되고 있다"며 "우리 정부도 철수를 원하는 국민들을 신속하게 철수시키기 위해 외교적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고 말했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