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위스 '비밀계좌' 이자만 12억...예금액은?

머니투데이 배혜림 기자 2011.02.24 14: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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완구업체 A사 대표, 조세피난처에 유령회사 세워 430억원 탈루

조세피난처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와 홍콩에 설립한 현지법인을 이용해 국외 소득을 숨기는 방식으로 400억원대의 조세를 포탈한 혐의로 완구업체 A사 대표가 재판에 넘겨졌다.

서울중앙지검 금융조세조사2부(부장검사 이성윤)는 특정범죄가중처벌법상 조세 및 특정경제범죄가중처벌법상 재산국외도피 혐의로 A사 대표 박모씨(63)를 불구속 기소했다고 24일 밝혔다. 검찰은 박씨의 재산 관리인인 강모씨(51)도 같은 혐의로 불구속 기소했다.



검찰에 따르면 국내와 홍콩에 법인을 세워 미국 완구업체인 'Ty'사에 인형을 납품해 온 박씨는 2001∼2009년 영업이익 일부를 페이퍼컴퍼니 이전하는 수법으로 947억여원을 해외로 도피시킨 혐의다.

박씨는 홍콩 현지법인 매출액의 15%를 중국 공장에서 생산되는 인형의 검사수수료와 커미션 명목으로 둔갑시켜 조세피난처인 버진아일랜드와 말레이시아 라부안에 세운 페이퍼컴퍼니의 계좌로 송금한 것으로 조사됐다. 그는 이 돈에 대한 인출서명권을 보유하면서 그의 개인소득처럼 처분할 수 있도록 한 것으로 전해졌다.



박씨는 홍콩 현지법인의 배당소득 106억여원을 차명주주 명의로 배당받아 개인적인 용도로 사용한 뒤 종합소득세 과세표준 및 세액을 신고하면서 이를 누락하기도 했다.

그는 이외에도 페이퍼컴퍼니 계좌의 이자소득(27억원)과 스위스 비밀계좌에서 발생한 이자소득(12억원), 은닉 자금을 대여해 발생한 이자소득(14억원) 등 총 1136억원의 소득신고를 누락해 종합소득세 437억여원을 포탈한 것으로 드러났다.

특히 박씨는 일부 자금을 한국으로 들여와 서울 강남구 논현동에 있는 '팍스타워' 빌딩을 세우는 데 사용한 사실도 적발됐다. 팍스타워는 지상 15층, 지하 4층짜리 건물로 약 1500억원에 이른다.


이에 따라 검찰은 박씨에 대한 수사를 진행하던 지난해 말 팍스타워에 대한 몰수보전을 청구했으며 법원은 이를 받아들였다. 기소 전 몰수보전은 불법행위로 얻어진 수익을 빼돌리거나 처분하지 못하도록 묶어두는 임시 조치로, 국가는 유죄 판결이 확정되면 해당 재산을 몰수한다.

한편 박씨는 탈세 혐의를 인정하면서도 재산국외도피 혐의에 대해서는 "투자한 돈을 국내로 모두 가져왔다"며 전면 부인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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