카다피 아들 파티서 공연한 비욘세 출연료는…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2.23 17: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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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아인들의 분노는 무아마르 카다피의 42년 장기독재뿐 아니라 권력뒤에 숨어 온갖 비리와 사치를 자행해온 카다피 일가 모두에게 향하고 있다. 특히 형제간 후계 다툼을 벌이며 자신들은 돈을 물 쓰듯 해온 카디피의 아들들은 원성의 대상이다.

지난 2009년. 서방언론들은 카다피의 차남으로서 후계 서열 1위인 세이프 알 이슬람이 카리브해 세인트바츠섬에서 연 신년 파티에 팝스타 머라이어 캐리를 불렀고 파티에서 4곡을 부른 대가로 100만달러를 지불했다고 보도했었다.



하지만 세이프는 펄펄 뛰며 보도를 반박했다. 돈을 지불한 것은 자신이 아니라 리비아 국가안보보좌관을 맡고 있는 4남인 무타심이라고 그는 주장했다.

↑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원수의 차남인 세이프 알-이슬람 엘-카다피.↑ 무아마르 카다피 리비아 원수의 차남인 세이프 알-이슬람 엘-카다피.


차남과 4남간의 공연료 지불 공방은 형제 사이의 알력과 경쟁을 생생히 보여준다. 뉴욕타임스는 22일(현지시간) 폭로전문 사이트 위키리크스를 인용해 카다피의 유별난 행동 특징과 자식들 간의 알력을 상세히 보도했다.



NYT에 따르면 무타심은 지난해에도 세인트바츠에서 신년 파티를 열었다. 당시 초청 가수는 비욘세와 어셔 등이다. 영국 일간 가디언은 이 파티와 관련, "루머에 따르면 비욘세는 1시간 공연에 200만달러를 받았고 그 이외에 어셔, 본조비, 린제이 로한, 로쎌 시몬스가 무대에 올랐다. 또 객석에는 호주 출신의 모델 미란다 커와 스웨덴 출신의 모델 빅토리아 실브스테드가 있었다"고 보도했다.

무타심은 2008년 자신의 민병대를 조직하기 위해 리비아석유공사 사장에게 12억달러를 요구하기도 했다. 카다피 정권을 수호하는 특수부대 사령관인 6남 하미스에게 뒤쳐지지 않으려는 게 목적이었다.

5남 한니발 카다피는 자신의 부인인 알리네를 신체적으로 학대한 뒤 런던을 떠나야 했다. 사고 수습은 카다피의 둘째 부인인 사피야와 함께 영국으로 여행갔던 카다피의 외동딸 아예샤가 맡았다. 아예샤는 알리네에게 사고로 다쳤다고 경찰에 둘러대라고 다그쳤다.


위키리크스는 또 카다피의 자녀들은 부친이 나이가 들어감에 따라 서로 권력을 잡으려고 욕심을 내고 세 아들들은 코카콜라 프랜차이스 권리를 놓고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고 밝혔다. 또 카다피의 아들들과 카다피가 선호하는 사람들은 국영석유기업으로부터 돈을 받았을 것으로 보여진다고 전했다.

다만, 차남인 세이프에 대해서는 리비아국민들의 평가가 좀 다른 것으로 알려졌다. 부친의 재단을 통해 아이티에 수백톤의 지원물품을 전달한 그는 리비아의 젊은층에게 카다피를 이을 인물로 평가받고 있다. 또 런던경제대학에서 박사학위를 받은 세이프는 외국 투자를 이끌어냄으로써 리비아의 경기 진작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기도 했다.



하지만 NYT는 그가 지난 21일 사람들이 자신의 아버지 주변에서 시위를 멈추지 않는다면 "리비아가 내전에 직면할 것"이라고 말했다는 점을 언급하며 현재 거리를 장악한 리비아의 젊은 시위대들은 카다피 가족의 동반 퇴진을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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