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교민 수송용 '특별전세기' 띄운다(상보)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02.23 16: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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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리폴리공항 제한적으로 운영…동북부 교민은 육로로 이집트 이동 권고

리비아 반정부 시위 확산으로 국내 건설현자의 피해가 잇따르자 정부가 트리폴리 공항에 특별 전세기를 띄우는 방안을 검토한다. 공항과 거리가 먼 리비아 동북부 지역 근로자나 교민에게는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기로 했다.

국토해양부 도태호 건설정책관(중동비상대책반장)은 23일 상황 브리핑을 통해 "지난 22일에도 동북부 및 트리폴리지역 총 3곳에서 국내 건설사 공사현장에서 차량 및 장비 탈취 등 재산 피해가 발생했다"며 "외교통상부와의 합동대책회의에서 특별 전세기를 급파할 지 여부를 논의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서부지역은 전세기 활용…동북부는 육로로 이동=국토부에 따르면 트리폴리 공항은 (한국시간)23일 오전 8시 현재 제한적으로 운항이 이뤄지고 있다. 유럽편 항공은 대부분 결항됐지만 리비아 국영기와 이집트 항공, 아프리카 항공기는 정상 운항 중이다. 대한항공, 아시아나항공 등 국내 항공은 리비아 직항 노선이 없는 만큼 제3국 항공기를 이용하는 방안이 논의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리비아내 한국 교민 및 근로자는 1400여명으로 트리폴리 등 서부지역에 1050명, 동부지역에 360명이 각각 머물고 있다. 국토부는 동북부에서 트리폴리공항까지 이동하는 것이 오히려 위험한 만큼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이동할 것을 권고하고 있다. 출입국 관리소가 파행 운영되고 있어 출국비자 등 정식 절차를 밟을 수는 없지만 이집트 대사관 등의 협조를 받으면 카이로로 이동이 가능해서다.



도 정책관은 "육로 이동은 강제사항이 아니며 각각의 식량이나 안전 상황을 고려해 교민이나 근로자가 최종 선택하면 된다"며 "리비아 진출 건설사 대표와 대사관 직원 등을 통해 잔류 또는 이동 희망 의사를 취합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한편 정부합동 리비아 신속대응팀 3명(외교부 2명, 국토부 1명)은 이날 저녁 7시20분 대한항공(KE 653편)을 이용해 이집트 카이로로 출발한다. 이들은 이집트 대사관과 함께 육로를 통해 이집트로 이동하는 우리 교민의 안전대책을 지원하고, 리비아 입국비자가 발급되는대로 리비아 대사관에 합류할 예정이다.

◇국내건설사 현장 피해 속출 불구 대형건설사는 대부분 잔류=국내 건설사의 현장 피해는 속출하고 있다. 23일 국토해양부에 따르면 지난 22일에도 리비아 동북부와 트리폴리 지역 등 건설현장 3곳에서 차량 및 장비가 탈취되는 재산상의 피해가 발생했다.


현지시간 22일 오전 6시에는 트리폴리 남서쪽에서 150km 떨어진 이수건설 젠탄 현장에 주민 30여명이 침입해 건설장비 3대와 차량 3대를 강탈해간 것으로 파악됐다. 대한통운 자회사인 ANC 대수로공사 주메일 현장에도 오전 5시 현지 주민들이 침입해 재산상 피해가 발생했다.

하지만 현대건설 (30,950원 ▼200 -0.64%), 대우건설 (3,960원 ▼55 -1.37%) 등 대형 건설사들은 현장을 고수하겠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도 정책관은 "현지 직원들이 많지 않은 곳은 현장 전면 철수를 고려하고 있지만 대규모 사업장의 경우 아직까지는 상황이 괜찮다"며 "현장을 떠날 경우 공사 진행이나 공사대금 수령 등에 차질이 빚어질 수 있기 때문에 현장을 지키려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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