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아직 사실 관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정원 직원 침입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측이 사실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추후 사실 여부가 밝혀진 뒤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국산 고등훈련기 T-50 등 국산 무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들이 T-50과 흑표전차 등의 내부 정보를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양국 간 외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리비아가 국정원 직원 추방 사건 이후 주한 대사관 격인 경제협력대표부 직원을 소환하는 등의 한·리비아 외교 갈등에 버금가는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다만 양국의 우호 관계를 고려할 때 당장 외교 관계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양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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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명박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이 거리낌 없이 '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한 사이인데다 양국 경제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미 인도네시아 특사단으로 방한한 하타 라자사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2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방에 들어왔던 괴한이 방 번호를 착각하고 들어온 호텔 손님이었다"며 적극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측에서 이번 사태가 외교 문제가 비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괴한이 방 번호를 착각했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양국의 외교 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