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印尼 특사단 잠입' 후폭풍 '촉각'

머니투데이 송정훈 기자 2011.02.22 1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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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50 수출 등 방위산업, 경협 악영향...외교 갈등 확산 전망

정부가 최근 인도네시아 특사단 숙소에 잠입한 괴한이 국가정보원 직원이라는 의혹이 확산되자 전전긍긍하고 있다. 그 동안 급물살을 타던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방위산업과 경제 협력에 악영향을 미치는 것은 물론 외교 갈등으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정부 고위 관계자는 22일 "아직 사실 관계가 불투명한 상황에서 국정원 직원 침입이 기정사실화되는 것은 바람직하지 않다"며 "우리 측이 사실 여부에 대해 조사를 벌이고 있으며 추후 사실 여부가 밝혀진 뒤 후속 대책을 논의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정부가 인도네시아 특사단에 잠입한 괴한이 국가정보원 직원이라는 의혹이 확산되는 것에 적지 않게 부담을 느끼고 있다는 의미다. 여기에는 인도네시아 대통령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이 국가정보원 직원으로 밝혀질 경우 외교 관계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우려가 깔려 있다.

실제로 국내에서는 한국과 인도네시아의 국산 고등훈련기 T-50 등 국산 무기 수출에 악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가 꾸준히 제기되고 있다. 특사단 숙소에 침입한 괴한들이 T-50과 흑표전차 등의 내부 정보를 빼돌리려 했다는 의혹이 제기된 데 따른 것이다.



한국의 인도네시아 중장기 경제개발 계획 참여와 국내 기업의 신규 투자 확대, 한·인도네시아 자유무역협정(FTA) 체결 등 경제 협력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양국의 방위산업 물론 경협 전반에 걸림돌로 작용할 수 있는 셈이다.

양국 간 외교 갈등이 빚어질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지난해 리비아가 국정원 직원 추방 사건 이후 주한 대사관 격인 경제협력대표부 직원을 소환하는 등의 한·리비아 외교 갈등에 버금가는 후폭풍이 예상된다는 것이다.

다만 양국의 우호 관계를 고려할 때 당장 외교 관계 악화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우세한 상황이다. 양국이 다양한 채널을 통해 외교 문제로 비화되지 않도록 후속 조치를 취할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다.


이명박 대통령과 유도요노 대통령이 거리낌 없이 '형제'라고 부를 정도로 친밀한 사이인데다 양국 경제 협력 필요성에 공감대를 가지고 있다는 점도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실어준다.

이미 인도네시아 특사단으로 방한한 하타 라자사 인도네시아 경제조정장관은 22일 현지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당시 방에 들어왔던 괴한이 방 번호를 착각하고 들어온 호텔 손님이었다"며 적극 진화에 나서는 모습을 보였다.

이와 관련 정부 관계자는 "인도네시아 측에서 이번 사태가 외교 문제가 비화되는 것은 원치 않는 것으로 보인다"며 "괴한이 방 번호를 착각했다며 큰 문제가 없다는 입장을 밝힌 상태여서 양국의 외교 관계가 악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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