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비아 진출 원유업체들, 속속 생산중단 대피

머니투데이 송선옥 기자 2011.02.22 08:11
글자크기

유가 2년6개월만에 최고... "국제 재고량은 충분"

리비아의 민주화 시위 격화로 리비아의 진출한 국제 원유회사들이 설비가동을 중단하고 있다. 이에 따라 21일(현지시간) ICE선물거래소에서 북해산 브렌트유 4월 인도분은 장중한때 배럴당 105달러를 기록, 2년6개월만에 최고치를 경신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리비아 소요사태로 원유가의 큰 변동이 없을 것이라는 전망이 일부에서 제기되고 있다.



사실 지난 주까지 북아프리카와 중동의 불안은 글로벌 에너지 균형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이집트의 소요에도 불구하고 수에즈 운하는 정상 가동돼 우려했던 석유 운송수송로 차단은 없었기 때문이다.

◇각 업체 직원 대피령= 리비아에 진출한 독일의 BASF이 이날 생산
리비아 진출 원유업체들, 속속 생산중단  대피


을 중단한다고 밝히면서 시장은 술렁거렸다. BASF 일일 생산량은 10만배럴로 이는 바레인 일일 생산량의 2배에 달한다.



독일의 윈터쉘도 전체 리비아 직원의 3분의 1에 해당하는 130명을 해외로 대피시켰다. 윈터쉘은 1958년부터 리비아에서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는 원유회사로 시위가 가장 격렬했던 벵가지 남서쪽으로 350킬로미터 떨어진 리비아 사막에 8개의 원유 광구를 갖고 있다.

리비아 일일 생산량 180만배럴중 거의 절반을 차지하고 있는 동쪽 지역도 심상치 않다. 이곳의 알 즈와이야 부족 지도자 샤이크 파라지 알 즈와이는 “만일 (당국의) 폭력이 중단되지 않으면 우리는 24시간 이내에 서방국가에 대한 석유수출을 중단하겠다”고 위협했기 때문이다.

BP는 예정됐던 리비아 사막의 시추 행사를 연기하고 직원과 가족들의 본국송환을 준비하고 있다. BP는 아직 리비아에서 원유 가스생산을 하고 있지는 않지만 9억달러라는 대규모 투자를 단행하며 야심찬 탐사프로그램을 진행중에 있었다.


리비아 최대 원유생산업체로 일일 생산량이 24만4000배럴인 이탈리아의 ENI SpA도 필수인력을 제외하고는 직원들을 대피시키는 중이라면서도 이로 인해 생산에 차질은 없을 것이라고 밝혔다. 노르웨이의 스타톨리 ASA는 리비아 수도 트리폴리 사무소의 문을 닫았다고 설명했다.

◇“재고량 충분”=이 같은 생산 중단 가능성에도 불구하고 전문가의 반응은 대체로 평온한 편이다.

국제에너지기구(IEA)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데이비드 파이페는 월스트리트저널과의 인터뷰에서 “이 같은 많은 원유생산이 중단된 이유는 공포 때문은 아니고 우려 때문”이라며 “공급에 중요한 영향을 미치지는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시장의 반응이 이처럼 평온한 이유중 하나는 과거 리비아에 취해졌던 경제제재 경험이다.

1970년대부터 리비아는 일일 300만배럴 이상의 원유를 생산하며 석유수출국기구(OPEC)내의 최대 생산국가중 하나로 자리잡았다. 단기적으로는 사우디아라비아보다 훨씬 많은 원유를 생산한 적도 있다.

하지만 1969년 무아마르 카다피가 집권한 이후 석유산업이 국유화됐고 1993년 국제 제제로 원유생산은 급감하기 시작했다. 리비아의 현재 원유 생산규모는 일일 180만배럴로 이는 글로벌 전체 공급의 2%에 해당하는 양이다. 국제 제제는 카다피가 테러 포기를 선언한 2004년부터 완화됐다. 국제 제제에도 불구하고 OPEC의 탄력적인 운용으로 당시 큰 파장은 없었다.

이와 함께 적절한 재고량도 리비아 사태의 근심을 덜어주는 한 요인이다. 지난 6개월간 재고량이 비록 바짝 죄는 수준이었지만 향후 수요를 충당할만큼 적당한 재고를 갖고 있다는 설명이다. 만약 위기에 직면한다면 OPEC는 일일 생산량을 600만배럴 더 늘릴 여지가 충분하다.

한편 국제신용평가사인 피치는 리비아의 신용등급을 ‘BBB’로 하향조정했다. 스탠다드앤푸어스(S&P)는 바레인의 신용등급을 ‘A-’로 낮췄다. 정부의 무력사용에도 불구하고 시위사태가 지속될 것이라는 전망 때문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