亞증시 반등…'이머징 엑소더스' 끝나가나?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2.20 16: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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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SJ "이머징 급락에 밸류에이션 매력 생겨"…HSBC "亞 인플레 우려, 일시적 문제"

지난주 신흥 증시가 최근 급락에 따른 반발 매수 확산에 힘입어 반등에 성공했다.

이머징 마켓의 자금 '엑소더스'(대규모 순유출) 현상은 여전했지만 증시 상승세에 조만간 다시 이머징 증시로 자금이 돌아오지 않을까 하는 기대감도 나타났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19일(현지시간) 조심스러운 판단이라는 전제 하에 글로벌 투자자들이 다시 이머징 마켓으로 돌아갈 때가 된 것 같다고 보도했다. 올 들어 벌어진 이머징 엑소더스가 과다한 면이 있었다며 오히려 최근 이머징 증시 매도세가 밸류이에션 매력을 높였다고 설명했다.



주가수익비율(PER)도 이머징 증시가 선진 증시보다 평균 16% 낮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최대 격차로 벌어졌다. 반면 씨티그룹에 따르면 배당수익률은 이머징 증시가 2.9%로 선진 증시의 2.6%보다 더 높아 이머징 증시는 여전히 매력적이라는 설명이다. 제프리 데니스 씨티그룹 투자전략가는 "이머징 마켓의 밸류에이션은 다시 관심을 얻게 될 것"이라며 "투자자들에게 다시 매수를 권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물론 지난주 역시 글로벌 투자 자금은 이머징 증시를 빠져나갔다. 벌써 4주째다. 이머징포트폴리오펀드리서치(EPFR)에 따르면 지난 16일까지 1주일 동안 이머징 마켓에서 54억5000만 달러의 자금이 유출됐다. 이는 전주 30억달러보다 더 늘어난 수치다. 반면 선진 시장에는 123억 달러가 유입됐다.



이같은 자금 이탈 영향에 신흥 증시는 계속 하락했지만 지난주에는 아시아 증시를 중심으로 반발 매수세에 힘입어 반등할 수 있었다. 특히 더 밝아진 글로벌 경기회복 전망이 반등을 이끌었다.

지난 16일 발표된 미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성명에서는 미국의 올해 경제성장 전망이 상향 조정됐다. 전과 달리 낙관적인 표현들도 자주 등장했다. 일본은행(BOJ)도 9개월 만에 처음으로 경기평가를 상향 조정했다. 또 세계 3위 PC 생산업체 델이 업계 부진 속에서도 시장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는 등 기업들의 실적 효과도 글로벌 경기회복 전망을 키웠다.

아키노 미쓰시게 이치요시투자운용 펀드매니저는 "향상된 경제 기대가 아시아 증시를 지지하고 있다"며 "긍정적인 경제 지표와 기업실적 효과에 증시가 더 오를 것으로 기대하는 투자자들이 늘어나고 있다"고 말했다. 추문성 신한BNP파리바자산운용 펀드매니저는 "미국 경제의 향상된 전망이 주요 수출 기업들에게 호재가 됐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자금 유출의 요인 중 하나로 지목됐던 인플레이션 우려에 대해 장기적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이 확산된 것도 반등에 촉매제로 작용했다.

게리 에반스 HSBC 투자전략가는 "중국과 브라질 등 이머징 국가들의 인플레이션 우려 때문에 자금이 유출됐지만 많은 투자자들은 이머징 마켓의 인플레이션을 장기적 성장을 위한 일시적인 문제로 보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 "이머징 마켓이 올해 선진 시장보다 '아웃퍼폼'할 것이라는 전망이 아직 유지되고 있다"며 "투자자들이 이머징 탈출을 가속화 하지 않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WSJ에 따르면 바클레이캐피탈도 이머징 아시아 국가들은 인플레이션에 따른 긴축 조치에도 불구하고 올해 글로벌 국내총생산(GDP)의 약 절반을 일으킬 것이라며 이머징 마켓이 선진 시장을 적어도 앞으로 10년 동안 계속 앞지를 것으로 전망했다.

또 세계 최대 자산운용사 블랙록의 앤드류 위리암슨-존스 펀드매니저는 자신은 이머징 엑소더스 현상을 좇아가지 않을 것이라며 투자자들이 올해 연말 전에 이머징 마켓으로 다시 되돌아 갈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머징 증시가 5~10% 더 하락하면 익스포저 확대 기회로 삼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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