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수장 맞은 전경련…허창수號의 과제는

머니투데이 오동희 기자 2011.02.17 17:09
글자크기
재계 단체의 맏형격인 전국경제인연합회가 7개월여 만에 재계 서열 7위인 GS (41,750원 ▲100 +0.24%)그룹의 허창수 회장을 새 수장으로 맞았다.

새 수장 맞은 전경련…허창수號의 과제는


허 회장은 고사하다 원로들의 추대를 수락했다. 그는 제33대 전경련 회장을 맡아 조석래 회장의 공석으로 흐트러진 조직을 재정비하고, 최근 10여년간 결집되지 못했던 재계의 힘을 다시 모우는 과제를 안게 됐다.



전경련은 지난해 5월 조석래 회장이 담낭종양 수술을 받고 7월 건강을 추스르기 위해 사의를 표하면서 1961년 설립 이후 처음으로 8개월간 회장 공백 사태를 맞았다.

재계의 신사로 불리는 허 회장은 그동안 수장 부재로 인해 흔들렸던 재계의 본산을 다시 추스르는 게 급선무다. 또 재계의 단합을 이끌어야 하는 과제도 허 회장의 숙제다.



외환위기 이후인 지난 99년 대기업 빅딜 과정에서 반도체를 현대에 넘긴 LG의 경우 이를 주도한 전경련에 섭섭함을 드러냈고, 구본무 회장은 이후 전경련 회의에 불참하고 있다.

또 지난 2007년 김준기 동부그룹 회장도 전경련 운영에 불만을 표시하고 부회장직을 그만 두고 현재까지 전경련 회장단 회의에 참석하지 않고 있다. 이런 재계 내부 갈등을 봉합해야 하는 과제가 허 회장에게 기다리고 있다.

허 회장은 이런 분위기에서 재계의 구심점을 맡을 수 있는 적임자로 꼽혔다. 현재 이건희 삼성회장, 정몽구 현대기아차 회장, 최태원 SK 회장은 전경련 회의에 참석해왔지만, 4대 그룹 중 재계 서열 3위인 LG만 빠져 모양새가 좋지 않았던 게 사실이다.


GS와 LG그룹은 1947년 락희화학공업부터 지난 2004년 계열분리할 때까지 57년간 '아름다운 동행'을 한 창업 동지다.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은 이상 구 회장이 허 회장에게 힘을 실어주기 위해 발을 끊었던 전경련에 다시 나설 가능성이 있어 재계의 화합의 의미가 있을 것으로 보인다.

허 회장의 조부인 '효주' 허만정옹은 이병철 삼성 창업자가 대구에서 삼성상회를 열 때 종자돈을 대주는 등 삼성과도 깊은 인연을 맺고 있다.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음으로써 '힘 있는 회장'을 고민했던 전경련의 고민도 해결된다. 김우중 대우그룹 회장이 1999년 10월까지 맡은 이후 전경련 회장이 재계 서열 10위 이내의 오너가 맡은 적이 없기 때문이다.

김각중 경방 회장(26대, 27대), 손길승 SK 회장(28대, 전문경영인), 강신호 동아제약 회장(29대, 30대), 조석래 효성 회장(31대, 32대)이 전경련 회장을 맡았다. 이명박 대통령과 사돈지간인 조 회장을 제외하면 재계 총수 전체를 아우르는 영향력은 약했다는 게 재계의 평가다.

재계 7위인 GS의 총수가 회장을 맡으면서 재계의 힘을 끌어들 수 있는 계기를 마련한 것으로 평가된다. 한미FTA 비준 등 재계의 현안도 새 수장을 맞이하면서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전경련 관계자는 "이날 허 회장 추대를 위한 모임에 참석한 조석래 회장을 비롯한 11명의 재계 원로 및 오너들이 재계의 구심점이 될 인물로 허 회장을 만장일치로 추대했다"며 "허 회장이 전경련 회장을 맡음에 따라 재계의 힘이 한 곳으로 결집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한편 GS 그룹은 재계 서열 7위로 2004년 LG 그룹에서 분리한 이후 에너지, 석유화학건설, 유통 사업에 주력하고 있는 글로벌 기업이다.

허창수 회장은 2009년 2월 전경련 회장단에 합류한 이후 회장단회의를 비롯한 전경련 행사에 빠짐없이 참석하는 등 전경련 활동에 큰 관심을 보였다.



허 회장은 오는 24일 전체 회원이 참석하는 정기총회를 개최에서 제33대 회장으로 선출되며, 임기는 2년이다.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