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갈치 아줌마, 적금 1000만원 만기일에 '피눈물'

머니투데이 부산= 윤일선 기자 2011.02.17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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부산저축銀 본점, 빗속에도 1000여명 몰려 ..내달 2일 1500만원 가지급

자갈치 아줌마, 적금 1000만원 만기일에 '피눈물'


금융감독위원회에 의해 6개월 영업정지를 당한 부산 동구 초량동 부산저축은행 부산본점에는 빗속에서도 예금자 1000여명이 몰려들어 일대 혼잡을 이뤘다.

17일 오전부터 부산저축은행 부산본점 앞은 영업정지 소식을 듣고 달려온 예금자 1000여명이 은행 입구에 붙여놓은 영업정지 공고문을 읽으며 향 후 사태를 걱정하는 모습이 역력했다.



일부 예금자들은 부산저축은행 측이 정문셔터를 굳게 닫은 채 영업정지 안내 공고문만 붙여놓았을 뿐 상황안내를 비롯한 예금 지급 계획 등 고객을 안심시키려는 노력이 전혀 없다며 강하게 항의하는 소동을 일으키기도 했다.

부산 자갈치 시장에서 장사를 하는 최모씨(56·여)는 "그동안 장사를 하면서 부은 적금 1000만원짜리 두 개와 500만원짜리 1개가 하필 오늘이 만기일이라 아침부터 찾았는데 하늘이 무너지는 듯하다"며 "10년 가까이 길거리 장사를 해오다 수돗물 나오는 상가건물을 계약했는데 당장 계약금 마련이 막막하다"고 눈물로 하소연 했다.



이 예금자는 또 "나도 나지만 이웃상가의 한 계주는 자갈치 상가 번영회 곗돈을 조금이라도 이자를 더 붙여볼 요량으로 부산저축은행에 넣어왔기 때문에 은행에서 돈을 못 내준다면 계주는 죽게 생겼다"고 귀띔했다.

자갈치 아줌마, 적금 1000만원 만기일에 '피눈물'
또 한 예금자인 김모씨(56)는 "대학 졸업하자 곧바로 취직 한 딸의 8년간 월급을 몽땅 부산저축은행에 넣어 관리 해왔다"며 "32살의 딸이 올 봄 결혼할 예정인데 시집도 못 보내게 생겼다며" 탄식했다.

또 은퇴 후 퇴직금을 맡겨 둔 한 예금자는 "사업할 아이템을 찾지 못해 이자라도 붙여보자고 넣어둔 1억 3500만원의 퇴직금은 내 평생의 대가이자 노후자금인데 5000만 원 초과 예금에 대해서는 지급보증이 안된다니 난 굶어 죽게 생겼다"며 망연자실해 했다.


결혼을 앞두고 있다는 엄모씨(24)는 "저축은행이 이자가 높아 적금으로 13개월째 1300만 원 가량을 넣고 있었는데 소식 듣고 깜짝 놀라 달려왔다"며 "그나마 다행인 것이 시간이 걸리더라도 돈을 찾을 수는 있다고 하니 안심이다"며 놀란 가슴을 쓸어내렸다.

부산저축은행의 한 관계자는 "3조5000억원의 예탁액 대부분이 5000만원 미만의 예금주이여서 대부분 보호 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있으며 실질적 피해액은 1100여억원이 못 미칠 것으로 예상된다"며 "현 사태를 3개월 안에 금융정상화 시킬 것으로 보고 전 직원이 최대한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한편, 금융위는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예금자는 1인당 원리금 기준으로 5000만 원 이하의 예금은 전액 보호되며, 영업정지 기간 예금자의 불편 최소화를 위해 예금보험위원회 의결을 거쳐 다음달 2일부터 1500만 원 한도로 가지급금을 지급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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