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폰테스]20%의 똑똑한 주식을 골라라

머니투데이 전병서 중국경제금융센터 초빙연구위원 2011.02.15 12: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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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테스]20%의 똑똑한 주식을 골라라


주가가 미래를 선반영한다고 하지만 국가재정이 파탄지경이고 실업률이 9%대인 나라의 주가가 속등한다는 건 아무래도 기존 경제학으로는 잘 설명하기 어렵다. 오로지 버냉키의 '헬리콥터 경제학'으로만 설명이 가능하다.

세계 곡물가격 폭등, 중국을 포함한 신흥개도국의 인플레도 크게 보면 모두 달러 찍는 윤전기로 전락한 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의 작품이다. 미국을 포함한 주요국의 주가 폭등도 같은 맥락이다. 미국의 실업률, 집값, 재정적자를 해결할 방법은 금리를 내리고 돈을 푸는 것밖에는 없다. 이것이 '버냉키 경제학'이다.



지금 엉터리 회계학을 미국보다 더 잘하는 나라가 있을까. 부실자산을 시가평가하지 않고 장부가로 처리하고, 중앙은행이 대차대조표를 부실기재하면서 정부에 돈을 퍼주고, 부도난 자동차 회사를 정부가 돈을 퍼넣어 1년도 안돼 다시 상장해 정부 돈을 회수해가는 나라가 미국이다.

이런 미국 때문에 증시가 사상 최고치이지만 주식투자자의 마음은 불안하다. 중국의 인플레가 걱정이고, 중동의 이집트가 걱정이다. 북한의 철없는 불장난도 걱정이고, 한국의 정치와 경제도 모두 불안하다. 그러나 강세장은 항상 불안과 공포의 벽을 타고 기어오른다. 지금은 증시에서 수익을 냈어도 여전히 불안하다. 그러면 역설적으로 강세장은 더 갈 여력이 있다.



증시의 변동성지표인 VIX를 보면 참 묘하다. VIX가 최저치로 가면 항상 무슨 일이 생긴다. 이번에도 VIX의 최저치에서 이집트 사태가 생겼다. 이집트 사태는 크게 보면 '미국의 패권과 이슬람문화 간의 충돌'이다. 미국의 중동전략은 항상 적을 만들어 적을 쳐부수는 것이었다. 중동에 석유 위기가 오면 달러가 살아난다. 미국은 석유수출국기구(OPEC)를 창설해 금태환 정지 이후 종이쪽지에 불과하던 달러를 석유대금 결제의 유일한 화폐로 만들어 달러가치를 보존시켰다. 석유의 달러구매체제가 무너지면 달러의 위상도 무너지고 미국경제도 무너진다. 이집트 사태에 미국이 민감한 것은 이 때문이다.

그래서 OPEC를 창설한 키신저 장관의 혜안이 미국이 달러위기에 처할 때마다 더욱 빛난다. 위기를 만들면 안전자산인 달러 수요가 늘어난다. 수요가 늘어 달러의 가치가 올라가면 미국은 전세계에 달러채권을 팔아 미국이 필요한 물건들을 쉽게 사들인다. 기축통화국만이 할 수 있는 땅 짚고 헤엄치는 장사다. 그래서 미국은 이집트 사태를 심각하게 생각하는 척 하지만 화장실에서 웃는다.

최근 외국인들의 순매도가 크게 늘었다. 외국인의 돈이 이제 경기가 회복됐다고 미국으로 돌아가는 것일까. 중국증시가 말해주듯이 주가에는 불황보다 '호황 뒤의 긴축'이 더 무섭다.


지금 같은 초유의 유동성 장세가 끝나고 미국증시가 확실한 조정에 들어가는 것은 언제쯤일까? 유동성장세의 종언은 미국경기의 확실한 회복이 이뤄질 때다. 미국의 투자가 증가하고 인플레가 생기고 부채의 디레버리징이 시작될 때일 것이다. 그런데 이런 상황은 적어도 1년 이상 더 있어야 할 것 같다.

지금은 80년 만에 온 역사 이래 최대 유동성장세다. 돈을 풀어도 금융기관의 기능마비로 통화승수 효과는 미약하고 적어도 1년반 이상 지나야 돈을 푼 효과가 인플레로 나타난다. 돈으로 만든 V자 장세 다음은 W, U, √, L, M자 패턴 중 어떤 게 올까?

장세의 패턴이 어떻게 오든 이제는 바꾸어야 할 것이 있다. 지금부터는 8대2의 법칙을 생각할 때다. 어떤 패턴의 장세가 나오든 간에, 어중이 떠중이 모두가 올라가는 시대는 끝난 것 같다. 20%의 똑똑한 주식을 못 고르면 수익은 안 나고 수수료만 나간다. 역사의 경험에서 보면 증시에서 최고의 투자전략은 '기존 것은 버려라'는 것이다.

최근 2년 간의 투자에서 미국을 버리고 중국과 결혼하고, 펀드를 버리고 랩을 사고, 휴대폰에서 엄지를 버리고 검지를 선택해 '아이폰'을 집었으면 대박이었다. 이런 새로운 '돌출을 찾아내야' 증시의 고점갱신 이후에도 높은 수익을 즐길 수 있다.

새로운 트렌드가 잘 안 보이면 믿을 건 이익이다. 20% 안에 들어가는 주식을 고르려면 기업이익과 친해져야 한다. 증권사 리서치의 최신판 기업수익 예상 책자에서 2011년과 2012년의 주당순이익이 사상 최고치를 경신할 회사를 찾아보는 것도 20%를 찾는 한 방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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