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 HD LCD TV 시장 진출? LCD 3社에 39억弗 선수금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2011.02.14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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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가 보고서, '50인치 애플TV 내년 출시'설… 스마트TV 시장 '회오리' 가능성

ⓒ사진출처:파이퍼 제프리ⓒ사진출처:파이퍼 제프리


애플이 이르면 내년에 고화질 LCD TV 시장에 진출할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전세계 TV 업계 초미의 관심사로 대두되고 있다.

14일 뉴욕포스트, e위크 등 외신에 따르면, 미국 월가 투자사인 파이퍼 제프리(Piper Jaffray)는 애플이 이르면 2012년 HD TV사업에 진출할 것이라는 보고서를 내놨다.



그 유력한 근거로는 애플이 최근 LCD 제조사 3곳에 총 39억 달러 규모에 달하는 선수금을 지급하고 LCD 생산라인 확보에 나섰다는 것. 애플이 선수금을 지급할 3곳은 LG디스플레이 (11,550원 ▲80 +0.70%), 샤프, 도시바로 업계에선 추정하고 있다.

◇애플, 내년 올인원 애플TV 출시?=애플은 사실 '아이폰'과 '아이팟'에시 시작한 '아이튠즈' 콘텐츠 유통 플랫폼을 거실TV로 확장하는데 강한 의욕을 보여 왔다.



애플의 스마트TV용 셋톱박스 '애플TV'가 대표적이다. 애플TV는 가정용 TV와 연결해 영화와 방송 프로그램 등 온라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는 일종의 중계 장치다. 지난해 9월 애플이 2번째로 내놓은 99달러짜리 애플TV 셋톱박스는 연말까지 모두 100만대가 팔려나가며 인기를 끌었다.

그러나 셋톱박스 형태로는 TV본체의 화질특성이나 인터페이스와의 호환성 문제로 애플이 디자인한 완벽한 형태의 스마트TV를 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언젠가는 독자적인 올인원 형태의 '애플 TV'를 출시할 것이라는 전망이 끊임없이 제기돼왔다.

더욱이 애플이 아이팟-아이폰-아이패드로 이어지는 강력한 콘텐츠·소프트웨어 생태계를 구축한 상황에서 스마트TV 시장 진출은 예고된 수순이라는 게 업계의 진단이다.


아울러 애플이 모니터 '아이맥'과 '아이패드' 사업을 통해 '레티다 디스플레이' 등 고화질 LCD 디스플레이와 LED 백라이트 기술역량과 든든한 공급망을 확보하고 있다는 점도 HD TV 시장진출설의 배경이다.

최근 공개된 애플의 운영체제 'iOS 4.3베타' 버전에 애플TV 이용자들이 온라인 게임을 즐길 수 있는 게임플랫폼 'ATV 게임즈'가 탑재된 것도 향후 올인원 애플TV를 겨냥한 포석으로 업계에서는 보고 있다.

파이퍼 제프리의 보고서에 따르면 내년 출시될 HD LCD TV 형태의 애플TV는 50인치 크기로 대략 1999달러선에서 내놓게 될 것이라고 관측했다.

◇삼성 주도 '스마트TV' 시장 재편 오나=만약 애플의 LCD TV 시장 진출이 기정사실화할 경우, 기존 TV 시장 구도에도 큰 변화가 올 전망이다. 특히 삼성전자가 주도하고 있는 스마트TV 시장에서도 새로운 판도변화가 예고된다.

삼성전자 (81,800원 ▲300 +0.37%)는 지난해 세계 최초로 TV용 앱스토어를 개설한 뒤 스마트TV 시장을 사실상 주도하고 있으며, LG전자 (109,600원 ▼1,300 -1.17%)도 올해 스마트TV와 앱스토어를 오픈하며 추격전에 나서고 있다.

아울러 스마트 운영체제(OS)의 경쟁자인 구글은 올 상반기 구글TV용 앱스토어를 내놓고 재기에 나선다. 구글은 지난해 소니 LCD TV와 구글 셋톱박스를 통해 '구글TV' 플랫폼을 야심차게 내놨지만 어려운 조작법과 주요 방송사 콘텐츠 확보에 실패하면서 초기흥행에는 실패했다.

업계에서는 애플이 OS 일체형 올인원 스마트TV 사업에 뛰어들 경우, 자칫 애플 아이폰이 휴대폰 시장에 미친 영향처럼 기존 TV 시장에도 지각변동이 가속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아이폰과 아이패드가 휴대폰과 노트북 시장에 미친 파괴력을 고려하면 TV 시장에서도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다"며 "스마트TV 시장으로의 재편이 더욱 빨라지면서 콘텐츠 제조-플랫폼-제조사간 일대 격변의 시기를 맞게 될 것"이라며 관측했다.

그러나 일각에서는 TV 제조-유통-판매방식 자체가 통신사를 통한 유통체제가 정비돼 있는 휴대폰 시장과 크게 다른데다 아직까지 스마트TV가 소비자들에게 익숙하지 않은 상황이라는 점에서 애플의 LCD TV 시장 진출이 현실적으로 시기상조일 수 있다는 관측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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