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TI-브렌트유 가격차↑...벤치마크 위상 '흔들'

머니투데이 김경원 기자 2011.02.11 11: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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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0일 한 때 가격차 배럴당 16달러까지 확대

서부 텍사스산 원유(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차가 10일(현지시간) 한 때 배럴당 16달러로 3주만에 두 배로 확대됐다.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차는 14달러 남짓으로 소폭 줄긴 했지만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파이낸셜 타임스(FT)는 WTI의 가격 약세로 브렌트유와 가격차가 확대되고 있다고 밝혔다. 애널리스트들은 이에 따라 WTI를 매입해 향후 유가 상승의 위험을 회피하려는 기업들이 손실에 노출돼 있다고 경고했다.



WTI는 뉴욕상품거래소(NYMEX)의 원유 계약시 기준이 되는 상품으로 원유 선물 거래에서 유동성이 가장 높아 원유의 ‘실질’ 가격을 결정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그러나 미국내 최대 원유 저장지역이자 실물인수도 집결지인 오클라호마주 쿠싱에서 재고량이 늘면서 WTI 가격이 하락하며 브렌트유와 가격차가 벌어졌다.



미국 에너지정보국(EIA)은 지난 4일 “늘어난 공급 물량을 줄일 안전판이 거의 없어 가격 역전 현상이 수개월 혹은 수년간 지속될 수 있다”고 밝혔다.

쿠싱의 재고량이 늘어난 결과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이 역전됐다며 이 같은 현상은 몇 달 혹은 몇 년간 계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반면 뉴욕상품거래소의 모기업인 CME그룹은 "WTI와 브렌트유의 가격차는 순환적인 현상"이라며 WTI를 적극 방어했다.


그간 WTI는 투기적 요소가 많아 유가 벤치마크로 부적절하다는 비판을 받았다. 사우디 아라비아는 2년 전 WTI를 미국 고객들에게 제공하는 유가 벤치마크에서 제외했다.

위키리크스가 입수한 주 사우디아라비아 미국 대사관의 문건에 따르면 압둘라 빈 압둘라지즈 알 사우드 사우디아라비아 국왕과 사우디 석유장관은 WTI 시장이 지나치게 투기화되고 있다고 지적했다.



사우디 석유장관은 미국 대사관에 보낸 공문에서 유가가 WTI가 아닌 새로운 벤치마크를 채택할 경우 사우디 왕국은 투기적인 가격 변동에 영향을 덜 받을 것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2년 전 사우디는 유가 벤치마크에서 WTI를 제외할 때 투기적인 가격 변동 때문이 아니라 WTI와 기술적 문제 때문이라고 이유를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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