분노하는 시위대..."이집트가 폭발할 것이다"

머니투데이 최종일 기자 2011.02.11 08: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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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바라크의 퇴진 거부에 시민들 극도의 분노 표현

↑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모습. 현지 TV 중계↑ 카이로 타흐리르 광장 모습. 현지 TV 중계


"이집트가 폭발할 것이다"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이 즉각 퇴진을 거부함에 따라 반정부 시위대들의 분노가 확산되면서 이집트 사태의 긴장감이 고조되고 있다.

10일(현지시간) 무바라크 대통령의 퇴진 거부에 발언에 타흐리르 광장을 비롯해 이집트 주요 지역에서 운집한 수십만명의 시위대들은 기대감이 실망감으로 바뀌면서 극도의 분노를 표현했다.



현지의 한 외신 기자는 "대통령 연설이 계속 되면서 시위대 분위기 급변했다"고 전했다. 광장에 모인 이들은 연설 직후 조롱의 의미로 신발은 벗어 들고 허공에서 흔들면서 "퇴진하라, 퇴진하라"를 다함께 외쳤다.

MSNBC에 따르면 시위에 참여한 한 시민은 "무바라크 대통령은 우리 모두를 실망시켰다. 지금 모든 사람들은 내일 시위에 나설 것이다. 우리는 이 정부를 원하지 않는다. 이 정권은 끝났다"고 말했다.



앞으로 이집트에서는 더욱 격렬한 시위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 나오고 있다. 현지 방송에 따르면 한 시민은 "대통령 연설은 시위에 참여하지 않았던 침묵했던 국민들까지 분노케 하고 있다"며 더욱 많은 사람들이 시위에 나설 것으로 내다봤다.

아말 사라프 '에이프릴6청년운동' 공동설립자는 "무바라크는 이 나라를 떠나고 싶어하지 않는다"며 "우리는 오마르 술레이만에 대한 권력 이양을 용납하지 않을 것이다"고 강경한 입장을 나타냈다.

또 다른 한 시민은 연설 후 수천명이 시위대가 현지 텔레비전 방송사로 향했다고 전했다. 그는 "상황이 극도로 악화되고 있다"고 상황을 전했다.


모하메드 엘바라데이 전 국제원자력기구(IAEA) 사무총장도 무바라크의 연설 후 극도의 실망감을 드러냈다. 그는 "이집트가 폭발할 것이다. 군은 지금 이 나라를 지켜야 한다"고 말했다.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지난 2주간의 시위를 "젊은 사람들의 혁명"이라고 부르면서 거리를 가득 메운 시위대들에게 귀가해 일터로 복귀할 것을 요청했다.

앞서 이날 전세계 언론은 일찍부터 무바라크 대통령의 사임이 임박했다고 전했다. 집권 국민민주당(NDP)과 군 수뇌부가 무바라크 대통령이 이날 밤 대국민 연설을 통해 즉각 퇴진 의사를 밝힐 것이라고 말했다.

이에 따라 무바라크의 TV연설에 앞서 타흐리르 광장에는 축제 분위기가 완연했다. 엘바라데이 전 사무총장은 그의 트위터를 통해 "우리는 거의 다 왔다"며 기대감을 나타내기도 했다. 하산 알 로웨니 이집트군사령관은 시위대에게 "여러분이 원하는 것이 모두 실현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시위대들의 기대와 달리 무바라크 대통령은 오는 9월 대선 전까지 대통령직을 수행하면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에게 점진적으로 권력을 이양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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