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 달라진 선진국 중앙銀 총재들의 말, 말, 말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2.09 13: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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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냉키·트리셰·시라카와, 한결같이 "강한 경기회복 자신감"

지난해 경기회복의 불확실성에 진땀을 흘렸던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이 새해 들어 확연히 달라졌다. 표정에 화색이 돌고 태도도 당당해졌다. 다소 어눌했던 말투에도 힘이 실리기 시작했다.

달라진 총재들의 말에는 최근 회복의 강한 반등을 시작한 선진국 경제에 대한 자신감이 녹아있다.



↑벤 버냉키 연준 의장↑벤 버냉키 연준 의장


◇버냉키, 이례적 긍정 전망 '직설'=벤 버냉키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은 지난 3일 내셔널프레스클럽 강연에서 최근 미국의 경기회복의 '징후'가 더 늘었다고 말했다. 그는 "소비와 기업지출이 더 늘고 실업수당 청구가 줄어드는 등 경기회복세가 빨라지는 조짐이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아울러 소비회복, 연준의 통화 완화 정책, 은행 대출 증가 등으로 올해 경제성장률이 지난해보다 더 높은 수준을 나타낼 것으로 내다봤다. 평소와 달리 긍정적인 전망을 직접적인 화법으로 전하자 시장은 환호했다.



최근 미국 경제는 지표 호전과 기업수익 향상, 증시 랠리 등 전반적으로 고무적인 양상을 보이고 있다. 1월 공급관리협회(ISM) 제조업 지수는 시장 예상을 상회하는 60.8을 기록했으며 지난해 4분기 개인소비지출(PECD) 지수는 0.4% 상승했다. 증시도 랠리를 지속하며 다우지수는 1만2100선을 돌파했다.

경기회복에 필수적인 고용시장은 여전히 부진해 1월 실업률은 비록 구직포기가 늘어난 데 따른 것이지만 전달보다 0.4%포인트 하락해 9.0%로 낮아졌다. 키타오카 토모치카 미즈호증권 투자전략가는 "미국의 고용상황은 속도는 느리지만 개선되고 있다"며 "고용회복 추세가 계속될 경우 미국 경기회복에 대한 확신도 강해질 것"이라고 말했다.

↑장-폴 트리셰 ECB 총재↑장-폴 트리셰 ECB 총재
◇트리셰, 경기회복도 물가관리도 자신=장-클로드 트리셰 유럽중앙은행총재(ECB)는 경기회복은 물론 일각에서 우려가 제기되고 있는 인플레이션 관리에도 자신감을 드러냈다. 무엇보다 최근 유럽 국가채무위기 우려가 완화되면서 한결 마음이 놓인 모습이다.


그는 지난 3일 기자회견에서 "인플레이션 리스크는 잘 조절되고 있다"며 "당장의 인플레이션이 아닌 중기적 차원의 인플레이션을 염두에 두고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2.4%에 이어 올해 물가상승률도 목표치인 2% 넘어설 것으로 우려하면서도 단기적 위협은 없다고 강조했다. 다만 상황을 예의주시하면서 경기회복을 해치지 않기 위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앞서 지난달 26일 세계경제포럼(WEF·다보스포럼)이 열리는 다보스에서 블룸버그TV와 가진 인터뷰에서 "달마다 많은 경제지표들이 유로존의 경기회복을 확인해 주고 있다"며 긍정적 전망을 내놨다. 또 "2009년 3분기 이후 유로존 경제는 매분기 긍정적인 모습을 보였다"고 말했다.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 총재
◇'신중맨'시라카와도 '낫 배드'=버냉키 의장과 트리셰 총재의 발언들을 지켜본 시라카와 마사아키 일본은행(BOJ) 총재도 그들을 뒤따라 이례적으로 긍정적인 표현이 강하게 담긴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보수적인 성향으로 평소 사소한 발언에도 신중을 기울이지만 다른 선진국 중앙은행 총재들에 뒤질세라 "일본 경제도 나쁘지 않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그는 지난 7일 도쿄에서 가진 외국특파원협회(저팬클럽) 강연에서 "일본 경제는 층계참(답보상태)에서 탈피할 수 있는 개연성이 높아졌다고 판단한다"고 말했다. 또 "경기의 단기적인 동향과 금융시장의 상황을 보면 일본은 다른 선진국들에 비해 최소한 안 좋다고 만은 할 수 없다"고 강조했다.

이어 "경제활동 수준이 여전히 위기 이전 수준을 밑돌고 있어 만족스럽지는 않다"고 예의 신중한 태도를 보이면서도 "금융시스템 측면에서는 일본이 가장 안정돼 있다"며 강한 자신감을 피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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