웃긴 아줌마라고? 결코 웃기지 않은 '당신'의 자화상이다. 설사 80세가 넘었다 해도 스스로 늙었다고 생각하는 노인은 없다. 70세가 넘어도 여전히 중년이라고 생각하는 노인이 대다수다.
기업들도 '당신, 이제 늙었어'라고 가르쳐주는 '실버 마케팅'으론 결코 노인들의 지갑을 열 수 없다는 현실을 깨닫고 있다. 올해 미국 베이비붐 세대는 만 65세에 들어섰다. 월스트리트 저널(WSJ)이 늙어가는 베이비부머들의 마음을 사로잡기 위한 기업들의 노력을 소개했다. 이를 3가지로 분석해 정리한다.
!["당신 고객은 결코 늙지 않았다"..실버산업 성공 3원칙](https://thumb.mt.co.kr/06/2011/02/2011020714102073365_1.jpg/dims/optimize/)
콜러의 수석 인테리어 디자이너인 다이애너 슈라즈는 "베이비부머들에게 '좋은 디자인의 욕실 가로대가 있어요’라고 말하면 십중팔구 필요 없다는 대답이 돌아온다"며 "가로대가 필요할 만큼 늙었다는 사실을 인정하기 싫은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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타이코 인터내셔널 계열의 보안회사인 ADT 안전서비스는 노인들 수요가 많은 가정 의료 서비스와 관련해 상담할 때 최우선으로 삼는 원칙이 "고객이 나이 들었다는 것을 깨닫지 못하도록 하라"는 것이다.
건강음료인 크랜베리 주스로 유명한 오션 스프레이 크랜베리의 북미 최고운영책임자(COO)는 "베이비부머들에게 늙어간다는 사실을 상기시키지 않도록 늘 조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디자인으로 승부하라=베이비부머들은 제품의 실용성뿐 아니라 외양에도 상당히 신경 쓴다. 크리넥스는 최근 티슈가 들어있는 박스 디자인에서 전통적인 꽃 문양을 줄이고 현대적인 느낌의 디자인이나 사진 등을 더 많이 활용하고 있다.
크리넥스의 모기업인 킴벌리-클락의 디자인 이사인 크리스틴 마우는 "베이비부머는 기존 노년층보다 젊은층에 훨씬 더 가까운 심미적 취향을 갖고 있다"고 말했다.
!["당신 고객은 결코 늙지 않았다"..실버산업 성공 3원칙](https://thumb.mt.co.kr/06/2011/02/2011020714102073365_2.jpg/dims/optimize/)
디펜드는 광고에서도 변신을 꾀했다. 과거엔 종종 할머니로 등장하는 하얀 머리의 여배우 준 앨리슨이 디펜드 광고의 상징이었으나 지난달 새로 나온 광고는 180도 이미지 변신을 했다. 50대 초반의 몸 좋은 남자가 커피숍에 앉아 흰머리가 아니라 짙은 머리를 찰랑거리며 걸어가는 감각 있는 여성에게 유혹하는 듯한 눈길을 던지는 광고다.
◆드러나지 않게 배려하라=자산운용사인 인베스코의 자회사 인베스코 반 캠펜은 재무 상담을 해주는 사무실의 접대용 커피잔을 기존 스티로폼 컵에서 손잡이가 달린 컵으로 바꿨다. 조명도 눈에 편하게 바꾸고 고객이 들어오면 귀가 잘 들리지 않을 수도 있다는 점을 감안해 TV도 끄도록 했다.
인테리어 회사인 셔윈-윌리엄스도 3400개 매장을 노년층이 안락하게 느낄 수 있도록 세심하게 개선했다. 일단 조명을 더 밝게 하고 앉을 곳을 더 많이 만들었으며 작은 활자의 글씨는 매장 내에서 없앴다.
!["당신 고객은 결코 늙지 않았다"..실버산업 성공 3원칙](https://thumb.mt.co.kr/06/2011/02/2011020714102073365_3.jpg/dims/optimize/)
생활용품 회사인 암&해머는 고객들이 제품 포장의 글씨를 읽기 힘들어 한다는 사실을 파악한 뒤 배경색과 활자 색깔이 좀더 뚜렷하게 대비되도록 조정했고 활자 크기도 두드러지지 않도록 서서히 확대했다. 지금 활자 크기는 5년 전에 비해 20% 더 커진 것이다.
생활용품 회사인 처치&드와이트의 부사장인 데이비드 코언은 “65세 가까운 베이비부머를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60% 가량이 실제 나이보다 스스로 더 젊다고 생각하고 있었다”며 “베이비부머들에게 필요한 것을 제공하되 노골적으로 전달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식품회사인 다이아몬드 푸즈는 에머럴드 스낵 너츠의 포장을 탄력성이 떨어지는 베이비부머들의 손에 맞춰 설계했지만 초록색 플라스틱 용기 어디에서도 '노인 배려용'이라는 느낌을 찾아내기는 쉽지 않다.
!["당신 고객은 결코 늙지 않았다"..실버산업 성공 3원칙](https://thumb.mt.co.kr/06/2011/02/2011020714102073365_4.jpg/dims/optimize/)
드럭스토어 체인점인 월그린은 지난 2년간 7655개 매장을 나이 든 베이비부머들이 이용하기에 편리하도록 조금씩 개선해왔다. 대표적인 변화가 세제와 염색약, 감기약이 진열된 곳에는 포장지의 설명을 잘 읽을 수 있도록 돋보기를 배치한 것이다. 월그린은 유행에 맞춰 돋보기를 자주 교체하고 있다.
월그린은 또 자체 상표로 제작하는 진통제와 요실금 치료제에 대해선 뜯기 쉬운 포장을 적용하고 있으며 이를 비타민 상품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월그린의 부사장 겸 머천다이징 매니저인 로버트 콤킨스는 베이비부머들은 기능은 물론 패션에도 관심이 많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