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집트군 "시위대에 발포 없을 것"…무바라크와의 결별 신호

머니투데이 카이로=AP/뉴시스 2011.02.01 10: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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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집트 군부는 31일 평화적인 항의시위에 대해선 발포하지 않겠다고 약속하고 "국민들의 요구의 적법성"을 인정했다. 이는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에 대한 군부의 지지가 해체되고 있는지 모른다는 신호이다.

시위자들은 무바라크 퇴진을 요구하기 위해 1일 카이로에서 100만명이 참가하는 대규모 시위를 계획하고 있다. 이에 앞서 30년 동안 이집트를 철권통치한 무바라크(82)의 퇴진을 요구하는 지난 7일간 가두시위의 출발점이 됐던 카이로 타리르 광장에선 31일 10만명 이상이 운집한 가운데 음악이 연주되는 등 축제분위기 속에서 반정부 시위가 계속됐다.



타리르(해방) 광장에는 이번 국민봉기가 결정적 시점에 가까왔다는 강한 긴장감이 깔려 있다. "밀어내자"는 구호가 거듭되는 가운데 군부는 무바라크와 국민 중 하나를 선택할 시간이 됐다고 주장하는 유인물이 나돌았다.

무바라크의 위기해소책은 아무런 효과가 없었다. 무바라크의 최대 동맹인 미국은 이집트 경찰을 지휘하는 내무장관을 경질한 그의 조치를 별 의미가 없는 것으로 일축했다.



30세의 인터넷사업자 칼레드 바시우니는 "새정부도 예전과 거의 똑같은 정부"라면서 "우리는 대통령궁까지 행진해야 한다"고 말했다.

불과 이틀전 무바라크가 임명한 오마르 술레이만 부통령은 국영TV에서 헌법 및 의회 개혁을 위해 "정치 세력들"과의 진진한 대화를 제안했다. 하지만 그는 개혁의 내용이 무엇이며, 누구와 대화할 것인지를 밝히지 않았다.

이런 가운데 국영TV를 통해 발표된 군부의 성명은 설사 무바라크의 몰락이 초래되더라도 가두시위가 평화적으로 진행되는 한 군은 시위가 지속되도록 내버려둘 것이라는 강력한 신호를 보냈다.


현재 군 탱크들은 타리르 광장을 에워싸고 있지만 시위자가 광장에 모여드는 것을 제지하지 않고 있다.

군 대변인 이스마일 에트만은 군부는 "국민들의 요구가 적법하다"는 점을 인정하고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군이 "국민에게 무력을 사용하지 않았고, 앞으로도 사용하지 않을 것"이라면서 "평화적 표현의 자유는 모두에게 보장돼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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