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키아의 실적은 그야말로 실망스러운 수준이다. 지난해 4분기 전년 동기비 3% 가량 줄어든 1억2370만대를 판매했으며, 휴대폰 매출은 4% 늘어난 85억유로를 기록했다. 특히 순익은 전년 동기비 21% 줄어든 7억4500만유로에 머무르며 체면을 구겼다.
올해 1분기 전망도 어둡다. 삼성전자 (60,600원 ▼700 -1.14%)와 LG전자 (105,900원 ▲2,900 +2.82%) 등 경쟁사들의 신작들이 잇따라 출시되기 때문인데 매출은 70억유로 안팎에 머물고 영업이익률도 최악의 경우 한자리수까지 떨어질 것으로 회사는 전망했다.
지난해 9월 구원투수로 나선 마이크로소프트(MS) 출신 스티븐 엘롭 CEO는 "휴대폰업계가 급변하고 있으며, 노키아 역시 변화에 속도를 내야한다"고 말했다. 업계에서는 노키아가 자사주도 심비안을 사실상 포기하고 구글 안드로이드 진영에 합류하는 게 불가피할 것이라는 전망까지 나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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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삼성전자는 분기, 연간 기준 휴대폰 판매와 점유율 모두 사상 최대 실적을 경신하며 표정관리에 여념이 없다. 휴대폰 판매량만 놓고 보면 지난해 2억 8000만대로 무려 23%나 상승했다. 세계 휴대폰 시장 성장세를 2배 가량 초과달성한 것이다.
선두 노키아와의 격차는 이제 1억7000만대까지 좁혀졌다. 2009년만해도 노키아는 4억3180만대, 삼성은 2억2710만대로 2배 가까이 차이가 있었다.
삼성 스마트폰 판매량도 전체의 9%인 2500여만대로 2009년 대비 3배나 늘어났다. 휴대폰 분기판매량도 사상 최대인 8070만대로 처음으로 8000만대 고지를 넘어섰다.
올해 전망도 낙관적이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경쟁이 격화되는 가운데 삼성은 올해 전년 대비 2배 이상 늘어난 6000만대의 스마트폰을 판매하며 시장평균치를 상회하는 성장률과 두자리수 이익률을 유지할 것으로 보고 있다.
스마트폰 성장분만 추가로 반영해도 사상 첫 연간 기준 휴대폰 판매량 3억대 시대를 열어젖히며 선두 노키아를 턱밑까지 추격할 전망이다.
지난해 20%대 초반이던 시장점유율도 20%대 후반으로 끌어올릴 계획이다.
한 휴대폰 업계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스마트폰 트랜드에 기민하게 대처하며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지만 노키아는 자사가 모든 것을 주도하겠다는 아집에다 빠진데다 관료화된 조직의 느린 의사결정 구조로 충격요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고 분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