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덕본 KT…올해 목표 보수적인 이유는?

머니투데이 이학렬 기자 2011.01.28 10: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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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말기 매출 성장 매출 20조 돌파·명퇴 효과 영업익 2조 돌파…이동전화 '정체'

KT (40,800원 ▲1,050 +2.64%)가 사상 처음으로 '매출 20조원-영업이익 2조원'을 돌파했다. 매출은 스마트폰 효과를 톡톡히 봤고 영업이익은 명예퇴직에 따른 인건비 감소가 영향을 미쳤다.

KT는 올해 매출 목표를 20조5000억원으로 제시했는데 지난해보다 3000억원만 성장하면 가능한 수치다. 보수적인 목표를 잡은 것은 성장동력인 이동전화 부문에서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사상 첫 20조원 돌파…스마트폰 '덕분'

KT는 지난해 연간 매출이 20조2335억원으로 전년대비 6.7% 증가했다고 28일 발표했다. 이는 지난해 연초 제시한 가이던스 19조5000억원은 물론 내부 목표인 20조원을 훌쩍 넘어선 실적이다.



매출이 사상 처음으로 20조원을 넘어선 데는 무엇보다 '아이폰' 덕이 컸다. KT 사업의 근간인 전화수익은 4조3886억원으로 전년대비 9.6% 감소한 반면 이동전화 매출은 11조845억원으로 전년대비 14.7% 증가했다. 무선매출이 추락하는 유선매출의 버팀목 역할을 한 셈이다.

지난해말 기준으로 '아이폰'을 포함해 스마트폰 가입자는 273만명으로 전년도 28만명보다 9배 가까이 증가했다. 스마트폰이 확대되면서 무선데이터 매출은 1조4743억원으로 24.4% 성장했다.

하지만 외형이 커진 가장 큰 이유는 단말기 매출이 늘어난 때문이다. 단말기 매출은 4조1520억원으로 전년대비 29.8% 급증했다. 실제로 단말기 매출을 뺀 이동전화 서비스 매출은 5000억원도 채 증가하지 않았다.


단말기 매출이 급증하면서 상품 매출은 27.8%나 증가한 반면 서비스매출은 1.9% 성장하는데 그쳤다.

◇영업이익 사상 첫 2조 돌파…명퇴 '효과'



KT는 지난해 2조533억원의 영업이익을 거둬 사상 처음으로 영업이익 2조원을 넘어섰다. 특히 지난해보다는 2배 이상 늘었는데 2009년말 6000명에 달하는 직원이 명예퇴직한 결과가 지난해 실적에 고스란히 반영된 것이다. 인건비가 1조8405억원으로 전년대비 3.8% 감소했다.

예상보다 투자비가 적은 것도 영업이익 증가에 영향을 미쳤다. 당초 KT는 올해 3조2000억원의 설비투자(CAPEX)를 계획했으나 실제 투자액은 3조572억원이다. 이에 따라 감가상각비도 3조1203억원에서 2조9144억원으로 6.6% 감소했다.

◇올해 매출 목표 20.5조..3000억원만 성장?



KT는 지난해 20조2335억원의 매출을 달성함에 따라 올해 매출 가이던스로 제시한 20조5000억원은 무난히 달성할 전망이다. 내부적으로 수립한 21조원의 목표도 공격적인 것이 아니다. 실제로 KT는 지난해 보수적으로 목표를 잡아 7000억원이상 목표를 상회한 실적을 거뒀다.

2015년 매출 30조원을 목표로 하는 KT가 올해에만 유난히 보수적인 목표를 제시한 이유는 그동안 매출을 이끈 이동전화 분야의 '정체'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4분기 이동전화 매출은 성장을 멈췄다. 4분기 이동전화 매출은 2조9190억원으로 전분기대비 0.2% 감소했다. △1분기 4.4% △2분기 3.3% △3분기 9.9% 성장한 것과는 대조적이다.



게다가 가입자당월평균매출(ARPU)도 전년대비 하락세로 돌아섰다. APRU는 △1분기 3.9% △2분기 4.1% △3분기 2.1% 등 전년대비 높아졌으나 4분기에는 0.7% 하락했다. 이에 따라 KT는 △1분기 4조8222억원 △2분기 4조9864억원 △3분기 5조2334억원 등 매출이 늘다가 4분기 5조1915억원으로 역성장했다.

김홍식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스마트폰 가입자의 ARPU가 높지만 일반폰(피처폰) ARPU는 지속적으로 떨어지고 있다"며 "비통신 분야로 외형성장을 맞출 수는 있겠지만 통신분야 성장은 쉽지 않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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