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NBC는 26일(현지시간) 이틀째 이어진 이집트 시위가 지금까지는 유가에 별 다른 영향을 미치지 않았지만 원유 트레이더들은 조만간 유가 상승의 원인이 될 수도 있다고 보고 이집트 정치 상황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고 보도했다.
이집트 시위대는 지난 25일 '경찰의 날'을 '분노의 날'로 지칭하며 호스니 무바라크 대통령의 30년 독재에 반발하는 시위를 벌였다. 시위는 26일에도 이어졌다.
원유 트레이더들은 이집트의 정정 불안이 길어지면 유가도 영향을 받을 것으로 보고 있다. 캠브리지 에너지 연구소의 최고경영자(CEO)인 댄 예르긴은 “어떤 소요든 중동에서 일어나면 유가에 반영되지만 현재로선 원유시장이 이집트에 크게 주목하고 있지 않다”고 말했다.
이집트의 하루 산유량은 74만 배럴로 사우디 아라비아의 10분의 1이 안 되는 수준이다. 유가는 6일 연속 하락 끝에 26일 1.3% 올랐지만 이집트 영향이 아니라 미국의 경기 회복 기대감 때문에 상승한 것으로 분석됐다.
트러디션 에너지의 시장조사 책임자인 애디슨 암스트롱은 “26일 유가가 오른 것은 기술적 반등과 더불어 올해 첫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이후 미국의 양적 완화 정책이 상당히 오래 이어질 것으로 전망됐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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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이집트 사태가 유가 상승세를 굳히는 역할을 할 수는 있지만 유가를 배럴당 92달러 위로 끌어 올리는 촉매가 되기는 어렵다”고 말했다. 다만 “이집트 시위로 지금 정권이 무너질 수도 있다고 시장이 믿기 시작하는 순간 유가는 급등할 수 있다”고 밝혔다.
1980년대 중반부터 이집트에서 거주해온 암스트롱은 “이집트는 중동의 분위기를 조성하는 역할을 하고 있어 원유 트레이더들이 이집트 상황을 주시하는 것”이라며 “이집트에서 살며 이런 대규모 시위는 처음 목격해 상당히 놀라고 있다”고 말했다.
메릴랜드 대학의 평화 및 발전 담당 교수인 시블리 텔아미는 “인터넷과 소셜 미디어가 새로운 변수로 등장해 이집트 사태를 예측하기 어렵다”며 “다만 변화는 상대적으로 질서 있게 이뤄질 것”이라고 예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