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 전세난 탈출은 북서쪽으로

머니위크 지영호 기자 2011.01.27 1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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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양시·김포시 주요 입주단지

올 봄 결혼을 앞두고 있는 직장인 이병훈(32) 씨는 말로만 듣던 전세난을 직접 경험했다. 신혼집 장만을 위해 마포 인근 중개업소 대여섯 곳을 돌아다녔지만 "이름과 연락처만 적어놓고 가라"는 시큰둥한 반응만 들었던 것.

이씨가 찾는 곳은 마포·서대문 일대 85㎡ 이하의 중소형 아파트. 가격을 높이면 매물이 없는 것은 아니지만 이씨는 1억원대에서 찾다보니 좀처럼 괜찮은 물건을 찾을 수가 없다.



전셋값 상승세가 좀처럼 꺾일 줄 모르고 있다. 2009년 4월 이후 93주째 연속 상승국면이다. 국민은행의 24일 전국 주간 아파트 가격동향에서 나타난 결과다.

이유는 아파트 구입 잠재수요가 움직이지 않아서다. 이들은 현재 주택가격을 높게 보고 있다. 무리를 해서라도 '집부터 사자'는 심리보단 세입자로 살더라도 '이자 부담은 피하자'는 쪽에 무게중심이 이동해 있다.



올해 입주물량이 적은 것도 전세 눌러앉기 바람을 부채질하고 있다. 예년에 비해 절반 수준이다. 입주물량이 대폭으로 줄어든 까닭은 건설업계가 분양가 상한제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부실 우려로 2008년 이후 분양을 기피했기 때문이다. 비교적 값싸게 공급하고 있는 보금자리주택 역시 신규분양을 기피하는 이유다.

그렇다면 전세물이 비교적 많은 곳은 어디일까? 부동산 전문가들은 신규 입주단지를 주목하라고 주문한다. 주택가격 하락으로 인해 매매차익을 기대했던 계약자들은 잔급납부를 앞두고 목돈이 없어 고민인데, 전세를 내놓으면 일단 급한 불이라도 끌 수 있기 때문이다.

신규 입주단지의 계약자가 직접 거주보다 전세를 선호하는 이유는 또 있다. 택지지구 같은 대규모 입주단지는 대부분 교통·교육·쇼핑 등 인프라가 덜 갖춰진 곳이 많아 초기 입주 시 불편을 감수할 수밖에 없다. 어린 자녀가 있는 가정은 새집 증후군 때문에 즉시 입주를 고민하게 만든다. 계약자가 즉시 입주를 꺼리는 요인들이다.


최근 들어 입주한 대규모 단지는 수도권 북서쪽에 집중돼 있다. 부동산써브에 따르면 경기도 4개 지역 중 최근 3년(2008~2010년)동안 신규공급이 크게 늘어난 곳은 경기도 고양시(식사지구, 덕이지구, 원흥지구, 삼송지구 등)와 김포시(김포한강신도시 등)로 향후 2013년까지 매년 1만 가구 수준의 대규모 입주물량이 대기 중이다.

이 때문에 전세(월세) 수요자들은 향후 입주물량이 크게 감소돼 전세값 변동성이 커질 것으로 예상되는 의정부시와 하남시보다는 입주물량 적체로 장기간 전세값 안정이 예상되는 고양시와 김포시 위주로 문을 두드리는 것이 유리할 것으로 판단된다. 또 서울로 출퇴근해야 하는 직장인들은 장기간 안정적인 주거공간을 확보하는 데 필요한 '틈새시장'으로 활용할 만하다. 최근 입주를 진행하고 있거나 입주를 앞두고 있는 경기도 고양시·김포시의 주요 입주단지를 소개한다.

◇고양시

▷일산동구 식사동 도시개발구역 A3,5블록 '위시티 벽산블루밍'

벽산건설이 2010년 10월부터 일산동구 식사동 도시개발구역 A3,5블록에서 '위시티블루밍' 전용면적 101~241㎡(공급면적 130~307㎡) 2350가구의 입주를 진행 중이다. 경의선 복선전철 백마역과 외곽순환도로 고양나들목, 파주~서울 간 310번 도로 등을 이용할 수 있다. 시행사인 청원건설이 세입자를 찾기 위해 홈쇼핑 방송을 진행했을 정도로 적극적이다.

▷덕양구 성사동 '래미안 휴레스트'

삼성물산은 2010년 6월부터 덕양구 성사동 715번지에서 '래미안 휴레스트' 전용면적 59~151㎡(공급면적 81~189㎡) 1651가구의 입주를 진행 중이다. 지하철 3호선 원당역이 도보 거리에 있고 서울외관순환도로 고양IC가 차량으로 5분 거리에 위치해 있다.

▷일산서구 덕이동 '신동아파밀리에'

신동아건설이 2010년 12월부터 일산서구 덕이동 산145-1번지에서 '신동아파밀리에' 전용면적 84~269㎡(공급면적 112~348㎡) 3316가구의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경의선 복선전철 탄현역을 도보 10분 거리로 이용할 수 있다.

◇김포시

▷고촌면 신곡리 '월드메르디앙'

월드건설이 2010년 1월부터 고촌면 신곡리 458-1번지에서 '월드메르디앙' 전용면적 101~152㎡(공급면적 126~183㎡) 560가구의 입주를 진행 중이다. 김포 신곡지구와 접해 있고 지하철9호선 김포공항역과 한강신도시를 잇는 김포경전철이 추진 중이다.

▷걸포동 도시개발구역 1,2,3블록 '오스타·파라곤'

동양건설산업/성우종합건설이 2010년 12월부터 걸포동 도시개발구역 1,2,3블록에서 '오스타·파라곤' 전용면적 84~200㎡(공급면적 112~249㎡) 1636가구의 입주를 진행하고 있다. 김포경전철 개발 호재가 있으며 일산대교를 두고 일산신도시와 마주보고 있다.

▷장기동 김포한강신도시 Ab-14블록 '쌍용예가'

쌍용건설은 2011년 6월부터 장기동 김포한강신도시 Ab-14블록에서 '쌍용예가' 전용면적 84㎡(공급면적 109~114㎡) 1474가구의 입주를 진행할 예정이다. 김포한강신도시는 지하철 9호선과 환승되는 경전철 호재(추진 중)가 있다. 또 한강변을 따라 김포고속화도로(고촌~운양IC, 11.0km)가 신설되고 올림픽대로의 일부구간(1.6km)도 현행 6차선에서 8차선으로 확장될 계획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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