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월가시각]美 주식을 확대하라..낙관 확산

머니투데이 권성희 기자 2011.01.25 0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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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자자들의 낙관은 강했다. 조정은 매수의 기회라고 판단했다. 지난주 많이 떨어졌던 기술주와 원자재 관련주에 매수세가 몰렸다는 점이 투자자들의 현재 심리를 보여준다.

다우존스 지수는 지난주까지 8주 연속 상승세를 이어간데 이어 이번주 첫 거래일인 24일(현지시간)에도 109포인트, 0.9% 상승하며 1만2000선에 바짝 다가섰다. 이날 종가는 1만1980. 1만2000선을 넘어서면 2008년 6월18일 이후 2년반만에 처음이다.



지난주 낙폭이 가장 컸던 나스닥지수가 1% 오르며 가장 높은 상승률을 자랑했다. S&P500 지수는 0.6% 올랐다. 지난주 부정적인 실적 발표가 유난히 많았던 금융주가 더 높게 날아오르려던 S&P500 지수의 발목을 잡았다.

금융주는 다우지수 상승폭도 제한하는 역할을 했다. 다우지수 편입 30개 종목 가운데 이날 하락한 종목은 6개에 불과했고 그 가운데 뱅크 오브 아메리카와 JP모간 체이스가 하락률이 가장 컸다.



◆낙관의 토대 위에 뿌려진 세가지 상승 촉매

이날 뉴욕 증시의 큰 폭 상승은 기본적으로 조정을 저가 매수의 기회를 보는 투자자들의 낙관이라는 토양 위해 3가지 씨앗이 촉매가 됐기 때문이다. 3가지 씨앗은 기업들의 호실적과 미국 경기에 대한 기업들의 신념 강화, 오바마 행정부의 친기업 행보이다.

한창 어닝시즌이 전개되는 가운데 기업들의 실적은 대체로 시장의 예상을 뛰어넘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물론 지난주만 하더라도 예상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하고도 주가가 약세를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었다.


하지만 실적 호재가 쌓여가며 투자자들은 “실적들이 꽤 괜찮은데”라는 판단을 내린 것으로 보인다. 실적을 바라보는 투자자들의 시각이 ‘물이 반밖에 없네’에서 ‘물이 반이나 있네’로 바뀐 것은 미국 경제가 뚜렷한 회복 징후를 나타내고 있어 기업들의 실적 개선 추이가 계속될 것이란 믿음이 강해지기 있기 때문으로 보인다.

지난주 중국의 긴축 우려로 많이 하락했던 알코아를 위시한 상품 관련주가 기술주와 함께 이날 랠리를 이끌었다는 점에서도 이를 확인할 수 있다. 알코아는 이날 4% 이상 오르며 다우지수 가운데 상승률이 가장 높았다.

듀칸 윌리암스의 수석 부사장인 제이 서스카인드는 이날 상승이 지금까지 기업 실적이 긍정적이었고 향후 전망에 대해서도 그리 부정적인 언급이 없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경제지표가 완만하게 개선되는 가운데 시장의 전반적인 분위기가 호전되고 있다”며 “지금 주식은 나아진 펀더멘털에 근거해 움직이고 있으며 시장이 어디로 갈지, 어떻게 거래될지 궁금하다면 아마도 더 오를 것이라고 봐도 좋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이언 홀스 자산관리의 수석 투자 책임자인 채드 커닝햄은 “기업들이 상당히 경영을 잘 하고 있기 때문에 결국 고용시장도 개선될 것으로 본다”며 “단기적으로 기술적 조정이 있다면 미국 주식을 비중 확대할 좋은 기회라고 생각하다”고 말했다.

‘너무 많이 올랐다’는 우려가 존재하긴 하지만 기업들의 긍정적인 실적이 증시에 장기적으로 긍정적인 모멘텀으로 작용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이번주 실적을 발표하는 캐터필러가 기대감에 2% 가까이 올랐고 시장 예상과 일치하는 실적을 발표한 맥도날드는 0.5% 상승했다.

◆기업들 경기 회복 자신감..쌓아둔 현금 푼다

이날 투자자 심리를 끌어올린 두 번째 씨앗은 인텔이었다. 인텔은 이날 자사주 매입에 100억달러를 추가 투입하고 배당금을 15% 늘린다고 밝혀 2% 상승했다. 주주에 대한 이익 환원을 늘리겠다는 인텔의 발표는 기업들이 내부에 쌓아놓고 있는 현금을 좀더 너그럽게 풀 만큼 경기에 대한 확신이 높아졌다는 신호로 해석됐다.

이날 식료품과 소비재 포장지 제조업체인 락-텐은 포장업체인 스멀핏-스톤 컨테이너를 35억달러에 인수한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락-텐이 3.7% 올랐고 스멀핏-스톤은 27% 폭등했다. 제약업체인 노바티스도 진단 사업을 강화하기 위해 4억7000만달러에 제놉틱스를 인수한다고 밝혔다. 노바티스는 1.9% 상승했고 제놉픽스는 26% 뛰어올랐다.

이 같은 M&A 증가는 기업들의 투자 의지를 보여주는 것으로 기업들이 경기 개선에 대해 강한 믿음을 갖고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기업들의 이 같은 투자 의욕을 북돋워주면서 이날 증시에 상승 촉매가 된 세번째 씨앗은 다음날(25일) 있을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였다.

최근 친기업 행보를 강화하고 있는 오바마 대통령이 연두교서에서 법인세 인하를 발표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오며 증시 분위기는 한층 호전됐다.

MF글로벌의 전략가인 닉 칼리바스는 “오바마 대통령의 연두교서는 이전보다 더욱 더 친기업적일 것으로 예상된다”며 “연두교서의 영향력을 과소평가하지 않았으면 한다”고 말했다.

이날 백화점회사인 JC페니의 7.2% 상승도 두드러졌다. JC페니는 실적이 부진한 매장을 폐쇄하고 콜센터를 통합하는 등 구조조정안을 발표하는 동시에 헤지펀드 매니저인 윌리엄 아크먼과 볼나도 리얼티 트러스트의 스티븐 로스를 이사로 임명했다.

반면 이날 가전제품 유통업체인 라디오쇽은 11% 폭락했다. 지난해 4분기 순익이 예상치를 밑돌았고 T-모바일 사업의 실적이 실망스러워 이익 마진도 줄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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