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동빈 부회장, 대한통운 인수 검토 표명 왜?

머니투데이 김정태 기자 2011.01.24 17: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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계열사 육송 물량은 물론 택배업 진출 등 시너지효과..글로벌진출에 따른 해운 물류도 염두

신동빈 롯데그룹 부회장이 24일 서울 여의도 KT빌딩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에서 대한통운 인수를 검토하고 있다고 밝힌 것은 그룹 계열사의 업무 시너지를 높일 수 있다는 계산이 깔린 것으로 풀이된다.

또 그룹의 글로벌진출 전략에 따라 해외 물량이 늘어나는 만큼 대한통운의 해운 물류부문을 활용할 수 있는 기회도 커질 수 있다는 점도 염두해 둔 것으로 보인다.



롯데는 현재 계열사 대부분의 물류를 롯데로지스틱스가 맡고 있다. 롯데로지스틱스는 지난 1996년 롯데와 일본 미쓰이물산이 51대 49의 비율로 합작해 만든 회사로 세븐일레븐 물류대행을 시작으로 유통, 식음료, 석유화학 등으로 넓히며 급성장했다.

2009년 롯데주류가 두산주류를 인수할 때도 롯데로지스틱스가 통합해 물류를 맡았으며, 지난해 11월 편의점업체 바이더웨이의 물류를 맡던 본길로지스틱스도 합병하는 등 덩치를 키워왔다.



이 같은 전폭적인 그룹의 지원으로 롯데로지스틱스는 2009년 7183억5481만원 매출에 영업익 117억423만원, 순이익 146억7482만원을 기록했다. 이는 1999년 매출액과 영업익이 각각 39억4317만원, 11억4995만원에 불과했던 것을 감안하면 10년만에 약 180배의 엄청난 외형성장을 기록한 셈이다.

여기에 육상 운송과 택배 부문에서 시장 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는 대한통운을 인수할 경우 롯데유통계열사의 탄탄한 물량을 기반으로 여러 가지 사업에 진출할 수 있는 기회를 가질 수 있다. 아시아 각국에 진출하는 롯데 계열사들의 해운 물류까지 도맡을 수 있게 된다. 대한통운은 전국 40개 지점과 500여개의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미국, 중국 등 해외 사무소도 200여개 달한다.

롯데그룹 측은 신동빈 부회장의 이날 발언에 대해 "구체적인 업무시너지효과를 분석해 검토한 것은 아니다"고 밝혔다. 롯데그룹 고위 관계자는 "대한통운이 좋은 회사라는 점에서 매각 조건 등을 일단 지켜보겠다고 관심을 표명한 것일 뿐, 내부적으로 인수를 위한 구체적인 검토를 한 것은 아니다"라며 한발 물러선 입장을 보였다.


신 부회장은 이날 서울 여의도 KT빌딩에서 열린 '수출·투자·고용 확대를 위한 대기업 간담회' 직후 기자들에게 대한통운 인수전 참여 의향을 밝혔다. 신 부회장은 '대한통운이 매물로 나왔는데 인수를 검토하고 있느냐'는 질문에 웃으며 "그렇다"고 답했다. 롯데가 대한통운에 예전부터 관심이 많았으며 대한통운이 좋은 기업이라는 데에도 동의를 표했다. 또한 곧 매각이 시작된다는 지적에 "(매각이 개시되면)언제든지…"라고 말해 인수전에 참여할 뜻을 나타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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