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건설사 리비아 현장 잇단 피습…450억 피해(상보)

머니투데이 송지유 기자 2011.01.23 14:4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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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지 주민들 수백명 현장 난입해 장비 약탈·파손…리비아 정부 보상 입장 밝혀

리비아에 진출한 우리나라 건설사 공사현장이 현지 주민들의 잇단 습격으로 큰 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23일 국토해양부와 외교통상부, 건설업계 등에 따르면 현지시간 지난 14일과 15일 이틀간 국내 건설사의 리비아 현장 3∼4곳에 현지 주민들이 잇달아 난입, 450억원 상당의 재산피해를 입었다.

가장 피해가 컸던 A건설사 현장 관계자는 "지난 14일 새벽 1시30분쯤 100여명의 폭도로부터 습격을 당했다"며 "현장에 난입한 현지 주민들은 현장의 건설 기자재 등 고가의 장비들을 약탈하고 중장비, 공사용 차량, 자재 창고 등에 불을 질렀다"고 전했다.



이 현장에는 같은 날 오전 11시20분 수백명의 폭도가 또다시 몰려와 직원 숙소에서 현금과 노트북, 카메라 등 개인 소지품을 훔쳐갔다. 이때 국내 노동자 1명은 현지 주민에게 맞아 얼굴 왼쪽 광대뼈가 함몰되는 중상을 입기도 했다.

원청업체와 7개 협력사가 함께 있는 이 현장은 사건 이후 공사가 중단됐다. 한국인 80여명과 제3국 노동자 1700여명은 현장에서 100m 떨어진 또 다른 숙소로 피신한 상태다.



이 업체 외에도 국내 건설사 2∼3곳에서도 재산·인평 피해가 속출했다. 말레이시아와 중국 업체, 리비아 현지 업체 등의 공사 현장도 비슷한 피해를 입은 것으로 전해졌다.

국토부 관계자는 "리비아에서 최근 실시된 인민대회에서 리비아 원수가 리비아의 모든 주택 소유권은 리비아 국민에게 있다고 한 발언이 와전돼 현지 주민들이 크게 동요한 것 같다"며 "반 정부 시위나 치안 불안 상황은 아니며 현재는 피습 사건이 진정국면인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리비아 정부가 이번 재산피해를 보상하겠다고 밝힌 것으로 알고 있다"며 "리비아 대사관이 나서 우리 국민 신변 보호, 재산피해 보상 등을 챙길 것"이라고 덧붙였다.

외교부 관계자도 "사건 직후 건설회사 직원들은 즉시 피신했으며 현재는 위기 상황이 해소돼 일부 업체는 다시 공사를 재개했다"며 "사건의 재발 방지와 구체적인 보상 액수를 조율하기 위해 리비아 당국과 협조 중"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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