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오세훈의 '근거'있는 자신감

머니투데이 송충현 기자 2011.01.24 08: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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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자수첩] 오세훈의 '근거'있는 자신감


"앞으론 서울에서 버스나 지하철만 탈 수 있도록 하는 게 서울시의 교통정책입니다. (자가용이 있는) 여러분껜 미안합니다."

지난 21일 오세훈 서울시장이 강남구 삼성동 코엑스 인터컨티넨탈호텔에서 이같이 밝히자 곳곳에서 원망(?)섞인 웃음이 터져나왔다. 오 시장은 이날 전국경제인연합회 산하 국제경영원(IMI) 주최로 열린 조찬 강연에 참석해 "앞으로 서울시 투자는 도로가 아닌 대중교통에 들어간다"고 말했다.

대부분 자가용을 타고 조찬 강연장을 찾은 참석자들은 오 시장의 `선언'이 마냥 반갑진 않은 눈치였다. 오 시장은 "물론 `자동차 다닐 곳도 없는데 중앙차선, 자전거도로 만들고 미쳤구나'하는 분들도 있다"고 전제한 뒤 "개선되고 있는 서울시의 공기를 제주도 수준으로 만들기 위해선 이러한 교통정책이 필요하다"고 단호하게 말했다.



참석자에게 '인기'를 끌 만한 소재가 아님에도 뚝심있는 화법을 구사하는 모습은 무상급식과 관련한 그의 행보와도 일맥상통한다.

오 시장은 최근 머니투데이와의 인터뷰에서 "정치인은 옳다고 생각하는 길에 대해선 뚜벅뚜벅 가야한다"며 "앞으로는 행동과 결과로 모든 것을 보여드리겠다"는 각오를 밝힌 바 있다.



대중교통과 자전거도로에 예산을 대거 투입하겠다는 그의 말 역시 '결과'에 대한 자신감에 기인한다. 서울시의 미세먼지농도는 지난 2006년 60㎍/㎥에서 지난해 49㎍/㎥로 개선됐다.

4년간 시내버스와 청소차 등 총 8645대를 압축천연가스(CNG)차량으로 바꾸고 자전거도로를 늘린 것이 공기 질을 개선시켰다는 설명이다. 지금 추세라면 오 시장의 주장처럼 서울시의 미세먼지농도가 제주도(45㎍/㎥) 수준까지 낮아지는 것도 식언은 아닌 셈이다.

오 시장은 조찬 강연 내내 '서울에 살게 될 우리 아이들'이란 표현을 썼다. 당장의 불편함을 감수하더라도 후세를 위한 미래 가치에 투자하는 것이 옳다는 주장이다.그는 강연을 마치며 "우리 아이들이 맑은 공기를 마시며 살 수 있게 만들겠습니다. 두고보십시오"라고 말했다. 표정엔 자신감이 넘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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