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리 깨우치면 입시 암기력도 개선된다"

머니투데이 고봉익 TMD교육그룹 대표이사 2011.01.24 08: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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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는 자기주도학습이다]

"원리 깨우치면 입시 암기력도 개선된다"


"공부 잘하는 애들 보면 책을 한 번만 읽어도 잘 외우던데 우리 애는 아닌가 봐요. 기억력 좋아지는 방법은 없나요?"

나름대로 열심히 공부하지만 좀처럼 성적이 오르지 않는 지영(14)양의 어머니는 이런 고민을 털어 놓았다. 학원이다 과외다 이것저것 부수적인 학습에 열과 성을 쏟는데 비해 성적이 오르지 않으니 기억력이나 아이큐 문제가 아닌가 하고 말이다. 흔히 상위권에 속하는 학생들은 타고난 기억력이 좋을 거라고 사람들은 생각한다. 그러나 기억력은 후천적으로도 얼마든지 높일 수 있다. 의지적으로 노력한다면 말이다.

2000년 미국의 생리심리학자인 에릭캔들(Eric Richard Kandel) 박사는 바다달팽이 실험을 통해 학습과 기억의 매커니즘에 관한 연구를 발표, 노벨 생리의학상을 수상했다. 바다달팽이의 꼬리에 전기 자극을 주면 바다달팽이의 뇌에서 기억물질이 분비되며 이 횟수를 점차적으로 늘리면 기억물질의 농도가 증가해 어느 순간에는 새로운 신경회로망을 형성하게 된다는 이론이다.



이것은 외부로부터 전달되는 새로운 정보, 즉 학습된 내용이 어떻게 우리 뇌에 남는지를 보여준다. 반복을 하게 되면 기억에 관해서는 신경회로망이 형성되고 이것이 바로 기억된다는 것. 쉽게 말해 반복하면 기억력이 높아진다는 얘기다.

이 원리는 학습에도 동일하게 적용할 수 있다. 배운 것을 오랫동안 기억하기 위해서 일정한 간격을 두고 반복을 거듭하면 된다는 것이다.



이를 위해 오감을 사용해 암기하면 좋다. 눈으로 교과서나 노트를 훑어보는 것보다 암기한 내용을 손가락으로 써보거나 소리 내어 외워보거나 몸의 움직임으로 표현해보는 것이 좋다. 또한 다른 사람을 가르쳐보는 것도 기억력을 높이는데 도움을 준다. 수업이 끝난 후 친구들에게 선생님이 돼 배운 내용을 가르쳐보는 것이다. 배운 내용을 완벽하게 이해해야 누군가를 가르칠 수 있기 때문에 하다 보면 자신이 어떤 부분에서 막히는지 쉽게 점검할 수 있다.

묵독과 암송을 1대 4 비율로 분배해 암기하는 것도 효과적이다. 묵독이란 교과서를 눈으로 읽는 것을 말하고 암송이란 암기한 내용을 종이에 써보거나 소리 내어 읽어보는 것을 말한다. 한 번 눈으로 읽고 네 번 반복해서 쓰거나 소리 내 읽으며 외우면 학습한 내용을 효율적으로 암기할 수 있다.

잠자기 30분 전에는 배운 내용을 집중적으로 암기하자. 한 연구 결과에 따르면 우리 뇌는 불필요하다고 판단되는 것은 망각하고 필요한 것만 기억하려고 하는데 그 활동이 가장 높은 시간이 바로 잠자리에 들기 30분전이라고 한다. 이 시간에 학습내용을 집중해서 읽으면 기억력이 배나 높아져 쉽게, 오랫동안 기억할 수 있다고 한다.


공부를 잘 한다는 것을 다른 말로 표현하면 ‘끊임없이 반복하는 것’이라고 할 수 있다. 진정한 자기주도학습이란 시험기술이나 공부기술만으로 수행할 수 있는 것이 아니란 얘기다.

지금 당장 눈에 띄게 성적이 올라가지 않는다 해도 학습한 내용을 오랜 시간 반복을 거듭해 자신의 것으로 체화하는 학생만이 자기주도학습으로 길러지는 핵심인재라 할 수 있겠다.



입시를 위한 단편적인 공부기술보다 근원적인 학습을 위한 반복 암기가 학생들의 공부 근력을 키워주며 기억력을 높여주는 데 큰 도움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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