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뭘 봐!' 아이폰 못뜯게 잠궈버린 애플

머니투데이 조철희 기자 2011.01.21 15: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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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서 수리 제품 특수나사로 교체…"지독한 상술, 비밀주의" 비판

↑애플이 최근 미국에서 수리 제품을 대상으로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의 특수나사 모양(사진 오른쪽). ↑애플이 최근 미국에서 수리 제품을 대상으로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진 아이폰의 특수나사 모양(사진 오른쪽).


애플의 '비밀주의'가 이번에는 아이폰을 절대로 뜯어보지 못하게 만드는 데까지 치달았다.

인기 스마트폰인 아이폰4의 조립 나사를 특수 나사로 교체하고 있는 것으로 드러난 것.

로이터는 20일 복수의 관계자를 인용, 애플이 미국 애플스토에서 수리 제품의 나사를 특수 나사로 교체해 분해할 수 없도록 만들고 있다고 보도했다.



애플 제품 수리 정보 사이트인 아이픽스잇을 운영하는 카일 윈즈는 "애플의 나사 교체 목적은 사용자들이 제품에 접근하지 못하도록 하고, 사용자들이 직접 배터리를 교체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이미 지난해 11월부터 이같은 일이 벌어지고 있다는 것을 눈치챘다는 그는 "운전자가 자기 차를 수리하려 할 때 보닛이 용접돼 열리지 않는다면 매우 기분이 나쁠 것"이라며 애플의 행태를 비꼬았다.



그는 특히 애플이 아이폰을 뜯지 못하게 잠궈버리는 의도를 지독한 상술의 일환으로 봤다. 그는 "기존 나사로 조립된 상태에서는 아이폰4의 배터리를 교체하기 쉽지만 애플은 새 배터리를 많이 팔기를 원하고 있다"며 애플의 의도가 배터리와 같은 부품 매출 확대에 있음을 지적했다.

애플은 보증기간 안에는 배터리를 무상으로 교체해 주지만 이 기간 이외에는 79달러를 받고 배터리를 바꿔 준다.

아이픽스잇은 애플의 신제품이 나올 때마다 곧바로 분해해 그 구조를 공개하는 것으로 유명해 비밀주의의 애플에겐 골치아픈 존재다.


또다른 복수의 관계자들에 따르면 미국 사용자들이 아이폰4 수리를 위해 애플스토어에 제품을 맡기면 애플의 수리 직원들이 일반적인 십자형 나사를 특수한 나사로 교체하지만 고객들은 이에 대해 아무런 얘기를 듣지 못하고 있다.

나사 교체가 얼마나 광범위하게 이뤄지고 있는지는 파악되지 않고 있지만 한 관계자는 나사 교체가 이미 지난해 가을부터 시작됐고 현재는 미국 애플스토어에서 관례화 돼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특수 나사가 박힌 아이폰4가 일본에도 수출됐다고 말했다.

이와 관련, 애플은 일체 사실관계를 언급하지 않고 있다. 애플은 그러나 사용자들이 직접 제품에 변형을 가하는 것을 극도로 꺼려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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