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전자에 '따' 당한 LG유플러스

머니위크 김진욱 기자 2011.01.27 0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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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LG전자-LG유플러스, '옵티머스 마하' 앓이, 왜?

"옵티머스 마하가 뭐길래..."

LG그룹의 주력 계열사인 LG전자 (98,200원 ▲300 +0.31%)LG유플러스 (9,940원 ▲30 +0.30%)가 스마트폰의 야심작 ‘옵티머스 마하’ 때문에 골치를 썩고 있다.

LG전자가 스마트폰의 악몽을 떨치겠다며 지난해 12월28일 야심차게 출시한 ‘옵티머스 마하’가 제품출시 3주 만에 치명적인 버그에 걸려 졸지에 공급이 중단됐다.



단말기에서 배터리를 분리했다가 다시 결합해 전원을 켤 경우 사용자 데이터가 삭제되는 오류가 발견된 것이다. 일부 제품에서는 전원을 다시 켜면 미개통 상태로 전환돼 아예 휴대전화 사용이 불가능해진 경우도 있었다. LG유플러스를 통해 개통된 ‘옵티머스 마하’ 1만3000여대 중에서 이 같은 버그 20여건이 접수됐다.





다행히 LG전자 측은 버그 발생 원인을 찾아 펌웨어 업그레이드 작업을 통해 1월17일부터 정상 출하시키고 있다.

초기 스마트폰 대응 미숙으로 여지껏 고생하고 있는 LG전자로서는 야심작으로 내놓은 전략제품에서 치명적인 결함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또한번 큰 상처를 입게 됐다.

특히 최근 구본준 부회장이 "전 세계 모든 해외법인에 '100개 가운데 한개만 불량품이 섞여 있다면 다른 99개도 불량품이나 마찬가지'"라며 품질경영을 강조하고 나선 상황에서 나온 버그여서 후폭풍이 예상된다.


그러나 LG전자 측은 “통상 다양한 고객 사용환경에서 나오는 자연스런 버그”라며 대수롭지 않다는 반응이다.

LG전자가 버그로 인해 ‘옵티머스 마하’ 몸살을 앓았다면 LG유플러스는 경쟁 이통사에 상위버전의 옵티머스 시리즈를 빼앗겨 속을 끓이고 있다.

LG유플러스는 12월28일 LG전자로부터 ‘옵티머스 마하’를 공급받았다. 그런데 불과 20여일 뒤인 1월14일 SK텔레콤은 LG전자에서 ‘옵티머스 마하’ 보다 한단계 상위버전인 ‘옵티머스 2X'를 독점 공급받기로 했다.

LG전자로서는 형제인 LG유플러스보다 그의 난적인 SK텔레콤이 영업상 훨씬 중요한 고객이다. 그렇다 하더라도 LG유플러스로서는 LG전자가 전략제품의 업그레이드 버전을 한달도 안 돼 경쟁사에게 준 것은 타격이 아닐 수 없다.



더구나 '옵티머스2X'는 세계 최초로 듀얼코어 프로세서를 탑재해 성능 면에서 삼성전자의 '갤럭시S'를 능가하는 제품이다. 빠른 프로세서를 탑재한 덕분에 1080P 풀HD 영상의 촬영과 재생이 자유로워 현존하는 ‘최강 스펙의 스마트폰’이라는 평가를 받는다. 4인치 디스플레이에 800만 화소의 오토포커스 카메라를 채택했다.

옵티머스 마하도 1Ghz인 TI(텍사스인스트루먼트)의 OMAP 3630 프로세서를 탑재하고 3.8인치 WVGA 디스플레이, 카메라는 500만화소로 준수한 사양이다. 그러나 프로세서 자체만 봐도 듀얼코어와 싱글코어의 차이가 큰데다 화면 크기나 카메라 화소에서도 '마하'가 현저하게 뒤진다.

이에 대해 LG유플러스 관계자는 "제품에 대한 라인업은 이미 개발단계부터 LG전자와 의견을 조율한 부분이어서 ‘SK텔레콤에 뺏겼다’는 해석은 잘못된 것"이라며 "나중에 우리 쪽이 더 좋은 사양의 제품을 받을 수도 있는 것 아니냐"며 애써 담담한 표정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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