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그룹의 '뉴파워'로 급부상한 이부진 호텔신라 사장은 지난해 말 인천공항 내 신라면세점에 루이비통을 유치했다는 '승전보'를 알렸다. 루이비통이 공항면세점에 입점하는 것은 세계 최초다.
후폭풍도 뜨겁다. 신라면세점의 루이비통을 '모시기' 위한 각종 '혜택'이 알려지면서 샤넬, 구찌 등 경쟁 명품 브랜드들이 '형평성' 문제를 제기하며 불만을 제기하고 나선 것이다. '루이비통 유치전'에 실패한 롯데면세점은 급기야 소송까지 냈다. 인천공항공사를 상대로 신라면세점의 루이비통 입점 계약체결을 금지하라는 가처분 신청을 제출했다.
세계 어느 나라에서도 흔히 보기 힘든 희한한 장면이다. 루이비통의 '줄 세우기'에 구찌, 프라다, 디올 등 다른 명품 브랜드들도 똑같이 손님들을 줄 세워 기다리게 하고 있다. 오는 손님들을 줄까지 세워가며 물건을 팔면서도 반면, '사후관리'는 어이가 없을 정도다. 명품 애프터서비스(A/S) 문제로 울화통이 터진 경험은 이제 흔한 얘기가 돼 버렸다.
정치에 '국민'이 있다면 기업에는 '소비자'가 있다. 모든 경영인들이 '소비자 우선'을 외친다. '소비자가 왕'인 시대다. 그런데 루이비통은 스스로가 마치 왕처럼 행세하고 있다. 언제쯤이면 루이비통은 한국 소비자를 두려워할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