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사, 회사채시장서 '냉대'…고금리 발행 여전

머니투데이 전병윤 기자 2011.01.19 10:24
글자크기

태영·삼환 등 발행금리 타 기업보다 1%p이상 높아…PF부실·미분양 우려 반영

건설사들이 회사채시장에서 여전히 냉대를 받고 있다. 발행금리가 동일한 신용등급의 회사채보다 높게 책정되고 있는 것이다. 투자자들이 건설사의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 우려와 미분양 리스크를 반영하면서 고금리를 요구하고 있어서다.

19일 관련업계에 따르면 태영건설 (2,310원 ▲10 +0.43%)은 오는 26일 1000억원 규모의 3년 만기 무보증 회사채를 발행할 예정이다. 이번 회사채 발행은 오는 3월25일 만기가 돌아오는 1200억원의 회사채 상환을 위해서다. 태영건설은 부족한 나머지 200억원을 내부자금으로 상환할 계획이다.



발행금리는 연 5.39%로 유통금리와 비교해 상당히 높은 수준이다. 태영건설과 같은 'A'등급의 3년짜리 회사채 유통금리(18일 민간평가사 평균금리 기준)가 4.68%임을 감안할 때 0.71%포인트 높게 책정됐다.

오는 20일 발행예정인 한진중공업 (3,130원 ▼5 -0.16%)(신용등급 A)의 회사채 발행금리인 5.29%와 비교해도 높다. 건설업종에 대한 투자자들의 우려가 반영된 결과다.



이같은 현상은 올들어 회사채를 발행한 건설사들에게도 공통적으로 나타난다. 한라건설 (1,996원 ▲4 +0.20%)(A-)은 지난 13일 만기 2년짜리 회사채 1500억원 어치를 금리 5.90%에 발행했다. 이 금리는 같은 날 유통금리 4.48%보다 1.42%포인트나 높았다. 지난 17일 같은 신용등급인 크라운제과 (6,200원 ▲40 +0.65%)가 발행했던 회사채 금리 4.90%와 견줘도 1.00%포인트나 웃돈 고금리다.

삼환기업 (1,100원 ▼250 -18.5%)(BBB+)도 오는 20일 만기 1년짜리 회사채 500억원을 7.50% 금리에 발행한다. 마찬가지로 만기와 신용등급이 같은 회사채의 유통금리 5.75%보다 1.75%포인트 높다.

지난 14일 하이닉스 (179,900원 ▲4,500 +2.57%)가 2000억원 규모로 발행한 회사채 금리 6.35%에 비해 1.00%포인트 높은 수준이다. 더구나 하이닉스의 회사채는 만기 4년이다. 만기가 짧을수록 금리가 낮아야 정상이지만 삼환기업의 1년짜리 회사채 발행금리는 동일 신용등급의 4년짜리 회사채 금리보다 오히려 높게 형성되는 기현상을 빚었다.


건설사, 회사채시장서 '냉대'…고금리 발행 여전


그만큼 투자자들이 건설사의 회사채를 부정적으로 보고 있음을 보여준다. PF부실 우려와 미분양 사태가 한창이던 지난 2008년 이후 건설사의 회사채 발행이 종적을 감췄던 것을 감안하면 최근 '해빙'을 맞는 분위기다. 그러나 고금리 발행으로 인해 건설사들의 자금 조달에 부담을 주는 상황은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한 증권사 채권담당자는 "건설사 주가는 지난해 하반기부터 업황 개선 기대감으로 상승세를 펼쳤지만 보수적인 회사채 시장에선 부실 우려로 인한 투자자들의 기피 현상이 남아있어 다른 업종에 비해 고금리로 발행할 수밖에 없다"고 말했다.

한 건설사 자금 담당자는 "채권금리 상승 국면이므로 더 오르기 전에 회사채를 미리 발행하는 게 유리하다"며 "만기가 몰리는 3월은 수급 측면에서도 불리해 발행금리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설명했다.

태영건설 차트

이 기사의 관련기사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