맛에 담긴 유럽을 보고 느낀다

정지유 다이어리알기자 2011.01.29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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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다이어리알 추천 맛집/신사동 ‘루이쌍끄’

먹고 살기에만 급급했던 과거에 비해 여가와 문화생활에 대한 요구가 급증함에 따라 라이프스타일에 대한 관심도 더불어 높아지고 있다. 그 중 빼놓을 수 없는 것이 바로 식(食)문화이다.

음식문화가 발달하고 또 미식을 즐기는 것을 최고의 목표로 삼는 미식가들의 수가 점차 늘면서 세계 각국의 다양한 요리들이 골고루 사랑 받고 있기는 하지만 아직도 서양요리, 그 중에서도 프랑스요리는 우리에게 아직은 조금 낯설고 어렵다.



흔히 고급 요리의 대명사로 알려진 프랑스요리는 양이 적고 비싸다는 인식과 더불어 낯선 식재료와 어려운 메뉴명 등 다가가기 쉽지 않은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최근 들어 오랜 외국생활과 유학을 하고 돌아온 젊은 해외파 셰프들이 많아지면서 그들의 새로운 레스토랑이나 인기 있는 식당의 리스트를 보면 다수의 프랑스 식당들이 포진하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만큼 수요와 공급면에서 일정 수준에 올랐다고 해도 무관할 정도로 이젠 우리의 외식시장에서 프렌치를 빼놓고 말하는 것이 어려워졌다.





얼마 전 압구정 로데오거리에 새롭게 오픈한 ‘루이쌍끄'는 프렌치에 기반을 둔 가스트로퍼브를 표방하고 있다. 가스트로퍼브(gastro pub)는 ‘퍼브(pub)’와 미식을 뜻하는 gastronomy 조합시켜 만든 신종 합성어로 편안한 분위기에서 하이퀄리티의 음식을 상대적으로 저렴한 가격에 와인 또는 맥주를 곁들여 부담 없이 즐길 수 있는 장소를 뜻하는데 이미 런던과 뉴욕에서 큰 인기를 끌고 있다. 루이쌍끄는 이를 모델로 삼고 거기에 셰프의 뜻을 더해 ‘미식을 위한 퍼브’로 재해석한 공간이다.

거의 10년간 프랑스와 스페인, 미국 등의 여러 레스토랑에서 근무한 경력의 이유석, 김모아 두 젊은 셰프가 탄탄한 실력을 바탕으로 이곳의 운영과 주방을 동시에 책임지고 있다. 셰프의 프랑스 이름인 루이스와 오감이란 뜻을 더해 만든 ‘루이쌍끄’라는 상호명에서도 알 수 있듯이 모든 것이 그들의 손을 통해 이루어진 흡사 작업실 같은 공간이라는 설명이 더 잘 어울린다.

좁은 계단을 따라 올라가 이층에 위치한 매장은 규모가 그리 큰 편은 아니지만 메인 공간인 오픈주방을 중심으로 양쪽 홀로 나누고 전면을 통창으로 꾸며 답답함이 전혀 없다. 낮이면 햇살이 가득 채우는 홀은 밝은 톤의 심플한 원목테이블을 두고 감각적인 샹들리에나 오브제로 포인트를 주어 간결하면서도 세련된 느낌이다.


이 곳의 가장 큰 부분을 차지하고 있는 주방은 완벽하게 오픈을 해서 두 셰프가 직접 조리하는 과정이나 요리의 진행 순서를 고스란히 볼 수 있도록 했다. 어떻게 보면 셰프 입장에서는 주방이란 자신만의 독립적인 공간이라 완벽하게 오픈한다는 것이 쉽지 않은 선택이었음에도 불구하고 모든 조리 과정을 공개해 정직한 맛을 내는 것은 물론 고객과 소통도 가능하게 했다.

원래 단순한 것이 가장 어려운 법. 이곳의 메뉴판은 심플하다. 그렇다고 구성이 허술하다고 생각한다면 오산. 두명의 셰프가 가장 자신 있는 메뉴와 새롭게 구상한 메뉴들 중 고객의 냉정한 평가를 거처 살아남은 베스트 메뉴들로만 구성했기 때문이다.

굳이 프렌치다, 이태리언이다 어떤 한가지 장르로 구분지어 불리기보다는 프렌치에 기반을 둔 ‘이유석&김모아’의 손을 통해 탄생된 ‘그들만의 요리’로 불리기를 원한다고. 그래서 오픈때부터 사랑받는 대표적인 메뉴를 제외하고는 계절이나 또는 그날의 신선도에 따라 달라지는 제철 재료에 그때그때 셰프의 창의력이 더해진 메뉴들로 수시로 새롭게 구성되거나 없어지기도 한다고 한다. 시그니처 메뉴인 보케리아 같은 경우도 기존의 메뉴를 수정 보안해 예전과는 조금 다른 모습의 ‘보케리아2’라는 메뉴만을 남겨놓은 것을 예로 들 수 있다. 한곳에 머물기보다는 늘 연구하고 고객과의 소통을 중시하기에 기발하면서도 독특한 루이쌍끄만의 요리를 맛볼 수 있다는 것이 이곳이 가진 가장 큰 장점이다.



와인리스트 작업, 요리 연구는 끊임없이 계속되고 있다고 하니 앞으로 선보일 메뉴가 벌써부터 기대된다. 전채, 메인, 디저트 이어지는 3단계로 선보이는 코스는 간단하지만 셰프의 손맛을 제대로 느낄 수 있을 뿐 아니라 단계별로 모두 고객이 직접 메뉴 선택이 가능해 고객 대부분이 코스메뉴를 선택할 정도로 인기가 높다. 짧은 코스라도 부담스럽게 느껴지는 이들은 단품이나 디저트만 주문하거나 와인이나 맥주에 가볍게 안주 삼아 소탈한 성격의 셰프와 말동무하며 가볍게 한 잔 즐기는 것도 가능하다. 참고로 저녁 10시 이후에는 와인코키지가 5000원이라고 하니 저녁시간 연인과 함께 낭만적인 심야 데이트 장소로 더없이 좋을 것 같다.

위치 : 압구정동 갤러리아 백화점 맞은편 로데오거리 직진 도보 5분 좌측에 코데즈컴바인 보이면 우회전 10m 전방 좌측 건물 2층
메뉴 : 코스메뉴 4만5000 보케리아2 1만5000원 오리스테이크3만1000 수플레(2인 이상 가능) 1만원
영업시간 : 17:00~01:00 (월요일 휴무/ 라스트오더 24:00까지)
연락처 : 02-547-125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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