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예금 분산 인출 잇따를듯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1.17 09: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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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화저축은행 영업정지+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인상

"S저축은행은 괜찮을까요? 아들 명의로 5000만원 넘게 넣었는데 1개월 후 만기에요. 분산해놓는 것이 좋겠죠? 아들이 회사에서 너무 바빠서 서류 떼어놓기 어려운데 걱정이네요." 머니투데이로 전화한 기명자(가명) 씨의 목소리에 초조함이 그대로 묻어난다.

삼화저축은행의 영업정지 소식에 삼화저축은행 예금자뿐만 아니라 전국 105개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들썩이고 있다.



지난 14일 삼화저축은행이 6개월 영업정지 및 매각절차에 돌입하면서 저축은행 예금자들이 모두 놀란 탓이다. 자라보고 놀란 가슴 솥뚜껑보고도 놀란다고 원리금 합계 5000만원이 넘는 저축은행 예금자들은 월요일(17일)만 되면 5000만원 이하로 분산시키는 일이 우선순위가 됐다.

"아마 월요일이 되면 저축은행들 자금 인출 사태 내지 5000만원 기준 맞추려는 행렬로 몸살이 날겁니다." 명동의 한 업자는 그에게 자금을 대주는 선배가 월요일 예금 분산을 위해 저축은행에 간다는 이야기를 들었다며 이같이 말했다.



강 모씨는 삼화저축은행에 5000만원 이상 예금 든 것이 생각나 화들짝 놀랐다가 집에 와서 통장을 보니 삼화저축은행 예금은 이미 만기돼서 찾았다며 가슴을 쓸어내렸다. 다른 저축은행의 예금도 안전하게 5000만원 미만으로 분산해 놓아야겠다는 생각이다.

안종근(가명) 씨는 예금보호한도에 대해 헷갈린다는 메일을 보내왔다. 원리금의 합계가 4999만9999원인 경우와 5000만원인 경우는 보호받을 수 있지만 이자 때문에 원리금 합계가 5000만1원이라도 되는 경우와 7000만원인 경우에는 한 푼도 보호받을 수 없다고 들었다는 것.

우량한 저축은행은 시중은행처럼 5000만원 이상 예금을 해도 안전하지만 최근 저축은행이 부실하다는 이야기를 자주 접한 사람들은 잘못된 소문까지 받아들이고 있는 상황이다. 특히 저축은행의 펀더멘털을 보기보다는 일단 5000만원 이하로 분산시킬 생각부터 하고 있다.


최근 기준금리 인상도 저축은행 업계로서는 큰 부담이다. 그동안 고금리 때문에 저축은행을 찾았던 사람들이 지난주 기준금리 인상에 따른 시중은행의 금리 인상으로 일부 갈아타기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의 기준금리 인상(0.25%포인트) 이후 시중은행 정기예금 금리는 최고 4%대를 넘어섰다.

신한은행의 1년제 '월복리정기예금' 금리는 4.00%, 외환은행의 1년 만기 '예스큰기쁨예금' 금리는 최고 4.10%로 올랐다. 국민은행(국민수퍼정기예금)과 하나은행(369정기예금)도 1년제 대표 상품의 최고 금리를 각각 연 4.00%와 3.90%로 17일 인상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역시 시장금리 움직임을 보고 예금금리 인상에 동참할 전망이다.

반면 저축은행중앙회에 따르면 현재 저축은행의 1년 정기예금 평균금리는 4.26%로 시중은행의 최고금리와 큰 차이가 없는 수준이다.

저축은행은 이날 예금인출 사태를 막기 위해 '울며 겨자 먹기'라도 금리를 올려야 하는 상황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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