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강한파 강타한 날···· 혹한에 울고 웃고

머니투데이 15기 견습기자 기자 2011.01.16 17:41
글자크기
"하루 가스값만 4만원이야. 3000원짜리 떡볶이 10그릇 팔아도 가스값 채우기 어려운데 날씨까지 이러니…”

전국의 아침 기온이 이번 겨울 들어 최저치를 기록한 16일. 강한 바람 탓에 일부지역 체감온도가 영하 30도까지 떨어지는 기록적 한파가 몰아치면서 강추위에 따른 희비가 엇갈리고 있다.

◇혹한에 울고... =추운 날씨는 분식점·포장마차 등 영세 상인들의 어려움을 가중시키고 있다.



동대문 근처에서 10년 째 분식집을 하고 있는 서모씨(40·여)는 "원래 어묵 장사라는 게 겨울에 더 잘 되는데 날씨나 너무 추워 사람들이 없다"고 푸념했다.

대학로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이모씨(58)는 "하루 사용하는 가스통 가격이 최근 5000원이나 올랐고 설탕과 파·무 등 야채가격이 뛰어 장사를 해봐야 남는 것도 없다"고 말했다.



'울며겨자먹기'로 가격을 올린 곳도 있다. 성균관대학교 앞에서 7년 동안 만두를 팔아왔다는 한 분식점 주인은 "만두피에 필요한 밀가루 가격이 많이 올라 어쩔 수 없이 가격을 200원 올렸다"며 "손님이 줄어들까봐 걱정"이라고 말했다.

동대문역사문화공원 앞에서 포장마차를 운영하는 김모씨(37) 역시 "어묵과 떡볶기값을 500원 올렸다"며 "손님이 줄어들 것을 감안했지만 어쩔 수 없었다"고 하소연했다.

◇혹한이 반갑고...=강추위가 신나는 곳도 있다. 모피 다운점퍼 등 겨울 의류와 온풍기 등 겨울용 가전제품 판매가 크게 늘고 있고 레저용품 판매점도 겨울 특수를 만끽하고 있다.


종로구에 위치한 등산장비전문업체 K2 직원은 "강추위가 계속되면서 전체 의류의 50%를 차지하는 다운점퍼 매출이 작년에 비해 두 배 가까이 늘었다"고 말했다.

산악전문 등산장비업체 아크테릭스의 한 직원은 "영하 10도를 밑도는 추운 날씨가 계속되면서 등산을 하지 않는 일반인들도 등산용 점퍼나 기능성 발열내의를 찾는다"고 설명했다.

여름 상품을 찾는 사람도 부쩍 늘었다. 따뜻한 동남아 지역으로 떠나는 여행객이 증가한 덕분이다. 하나투어에선 1월 태국 베트남 캄보디아 등 동남아 지역 예약자가 3만8000여명으로 작년보다 30%가량 늘어났다.

패션 온라인몰인 아이스타일24 관계자는 "작년 12월27일부터 지난 9일까지 보름 동안 수영복 판매량이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3배가량 증가했다"며 "상당수는 겨울휴가나 설 연휴 때 동남아에 가려는 사람들이 구매한 것"이라고 말했다.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