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리스, 3대 신평사 모두 '정크' 등급 수모

머니투데이 김성휘 기자 2011.01.15 13: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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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보)피치, 신용등급 한단계 하향 '투자부적격' 수준

국제 신용평가사 피치가 그리스의 국가신용(장기국채) 등급을 종전 'BBB-'에서 'BB+'로 한 단계 하향 조정했다. 투자적격 등급의 마지막 단계에서 투자부적격(정크) 수준으로 국가신용이 추락한 것이다.

피치는 14일(현지시간) "그리스가 과중하나 공공 부채 부담 탓에 재정 지불능력이 충격에 매우 취약하다"며 이같이 결정했다고 밝혔다. 피치는 그리스의 전망도 '부정적'으로 제시, 추가 강등 가능성을 열어두고 2012년까지 그리스가 채권시장에 다시 진입하기 어려울 것이라고 덧붙였다.
그리스, 3대 신평사 모두 '정크' 등급 수모


이는 지난달 세계 3대 신용평가사가 일제히 그리스 신용등급 하향 가능성을 밝힌 뒤 피치가 먼저 행동에 나선 결과다. 스탠다드앤드푸어스(S&P)는 지난달 2일 'BB+'인 그리스의 국가신용 등급을 '부정적인 관찰대상(CreditWatch)에 올리고 그리스 신용등급을 하향 조정할 수 있다고 밝혔다. 그로부터 2주 뒤 무디스는 'Ba1'인 그리스 국가신용 등급을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고 밝혔다.



S&P의 'BB+'와 무디스의 'Ba1'는 모두 투자부적격(정크) 등급인데 이를 재차 낮출 수 있다고 경고한 것이다. 곧이어 피치가 가세했다. 당시 피치는 투자적격 등급의 마지막 단계인 'BBB-'를 그리스에 매기고 있었으나 이를 하향검토 대상에 올렸다고(12월22일) 밝혔다.

이들은 모두 그리스의 국가부채 수준이 예상보다 크게 늘어 상환능력이 의심받고 있고, 세수 감소와 금융시장 분위기 등이 그리스에 불리하게 돌아가고 있다고 지적했다.



피치가 이번에 그리스 신용등급을 낮춤으로써 3대 평가사 모두 그리스를 '정크'로 분류한 셈이다. 강도 높은 자구책을 추진해 온 그리스로서는 자존심을 구겼으며 앞으로 국제 금융시장에서도 어려움을 겪을 전망이다. 앞서 그리스는 지난 12일 19억5000만유로 규모의 26주 만기 단기국채를 금리 4.9%로 발행, 금리를 5% 아래로 낮추며 비교적 긍정적인 반응을 이끌어냈지만 신용등급 강등으로 빛이 바랬다.

이에 대해 그리스는 새로운 신용평가 시스템이 필요하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그리스 재무부는 즉각 성명을 내고 "피치가 우리 신용등급을 낮춘 것은 유럽 수준에서 새로운 신용평가의 틀이 필요하다는 점을 다시 한 번 일깨웠다"고 밝혔다. 재무부는 또 "피치의 이번 결정은 더 심한 하향조정에 대해 우리가 이의를 신청한 결과"라고 밝혀 피치가 여러 단계를 한꺼번에 낮추려 했음을 시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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