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브란스, 로봇수술 '과잉' 논란 "발전계기로"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1.01.14 17: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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로봇수술 '과잉' 논란 속 세브란스병원 5000례 시행 기념 국제심포지엄 개최

로봇수술 '과잉진료' 논란이 일고 있는 가운데 세브란스병원이 14일 본원 은명대강당에서 5000례 달성 기념 국제심포지엄을 열었다.

'과잉진료' 지적을 겸허히 받아들이고 별도의 가이드라인을 적용해 보다 철저히 관리 하는 계기로 삼는 한편, 로봇수술을 산업화해 세계로 뻗어나가겠다는 포부다.



박용원 세브란스병원장은 이날 기자간담회를 열고 "오늘은 자축 뿐 아니라 5년 간 행적을 뒤돌아보고 다양한 평가를 진행하는 자리"라며 "이번 논란을 좋은 전환의 계기로 삼겠다"고 말했다.

이와관련 이 병원 소속 양승철 비뇨기과 교수는 지난 달 27일 보건의료연구원이 주최한 '로봇수술 평가 토론회'에서 스스로를 "로봇수술을 한국에 도입한 장본인"이라고 소개하며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는 로봇수술 상황을 보면 개탄하지 않을 수 없다"고 말해 파장을 일으켰다. 로봇수술이 일반 절제수술에 비해 효과가 크지 않고, 오히려 더 불리할 경우도 많은데 병원들의 '돈벌이수단'으로 자리 잡으며 로봇수술을 받지 않아도 될 환자까지 적용하고 있다는 주장이었다.



보건의료연구원에 따르면 우리나라에서는 2005년 7월 식품의약품안전청이 승인한 이후 지금까지 약 7200여건의 로봇수술이 시행된 것으로 추정된다. 전국 27개 병원에서 33대를 보유하고 있는데, 이는 인구 100만명당 0.66대 꼴로 세계 3위 수준이다. 가까운 중국과 일본의 경우 10여대를 보유하는데 그치고 있다.

수술비는 환자 본인부담금만 500만원에서 2000만원에 이른다.

박 원장은 "국제의료기관평가(JCI) 기준에 따라 특정 시술을 시행할 때는 임상권한 승인을 받아야 한다"며 무분별하게 남용되고 있다는 주장은 '오해'라고 주장했다.


로봇수술을 실시하는 교수들에게 '인센티브' 등 특혜도 주지 않는다고 강조했다. 그는 "특정시술에 대해 인센티브를 주는 일은 없다"면서도 "신기술 가이드라인을 마련하는 등 정도관리를 철저히해 학문을 발전시키겠다"고 말했다.

환자 비용부담이 너무 높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국내회사와 협력해 장비를 개발하고 있다"며 "개발되면 비용부담을 상당 부분 줄일 수 있을 것이라고 생각된다"고 말했다.



한편, 이날 병원 측은 심포지엄에서 2005년 복강경수술용 로봇 '다빈치'를 국내에 처음으로 도입한 지 5년 만에 5157건을 시행했다고 발표했다. 갑상선암이 1825건으로 가장 많고, 전립선암 1,537건, 위암 450건, 부인암 149건 등 순으로 많았다. 2009년부터는 트레이닝센터도 직접 운영하며 국내·외의료진을 포함 313명을 교육시켰다는 게 병원 측의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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