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식 디저트의 종결자

정지유 다이어리알기자 2011.01.21 1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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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다이어리알 추천 맛집 / 방이동 ’수수꽃다리’

요즘 요즘 소위 ‘핫’ 한 동네에 가보면 레스토랑보다 차나 달콤한 디저트를 즐길 수 있는 카페가 더 많이 눈에 띈다. 밥보다 디저트를 중요시하는 ‘디저트마니아’를 겨냥해 디저트 메뉴도 매우 다양하게 개발됐다.

그래도 아쉬운 점이 있다면 한국식 디저트와 건강을 배려하는 웰빙 디저트가 많지 않다는 것이다. 한국식 디저트카페'수수꽃다리'는 바로 이런 아쉬움을 충족시켜 주는 곳이다.



떡, 정과, 음청류 등은 버터 같은 동물성 지방을 사용하지 않는다. 이들은 쌀과 곡류, 다양한 과일과 채소를 주로 이용하고 찜이나 건조 등의 방식으로 조리해 세계적으로도 주목받는 건강식이다. 하지만 젊은 세대들이 즐겨 찾지 않는다는 고정관념이 강하고, 간단한 간식거리 정도로 여겨온 탓에 전문적으로 메뉴 개발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지 않았다.





수수꽃다리는 송파구 방이동 올림픽공원 인근에 위치해 있다. 시원스럽게 뻗은 대로변을 따라 오밀조밀하게 자리잡은 예쁜 카페들과 레스토랑이 마치 유럽의 어느 거리 같은 느낌을 준다. 수수꽃다리는 라일락의 순 우리말로 주인장인 홍성란 대표가 가장 좋아하는 꽃이다. 홍 대표는 그에게 요리를 배우는 제자들의 모임도 '수수꽃다리'라 지었다.

계단을 따라 올라가니 아이보리색의 여성스럽고 소박한 공간이 눈에 들어온다. 기존의 한식카페들과 달리 현대적으로 재해석한 밝은 톤의 벽과 바닥, 직접 제작한 원목테이블로 배치한 실내는 따뜻하면서도 깔끔한 느낌이다.

메뉴는 두텁떡 대추약식 미니떡케이크 같은 떡종류, 정과 양갱 같은 수제과자, 전통차 커피 등의 음료는 물론 든든한 식사메뉴까지 고루 갖추고 있다. 이중 특히 빙사과와 개성약과라는 것이 눈에 띈다.


빙사과란 유밀과의 일종으로 마치 얼음조각을 모아놓은 듯 투명하다고 해서 붙여진 이름이다. 주로 궁중에서 즐겼는데 손이 많이 가고 하나하나 정성이 많이 들어 여간해서는 엄두를 못 낼만큼 어려운 음식이라고 한다. 사르르 녹는 식감뿐 아니라 찹쌀을 삭히고 발효시켜 만드는 과정을 통해 자연스럽게 생성된 은은하면서도 오묘한 향이 특징이다. 홍 대표는 빙사과를 처음 상품화한 전문가로 대한민국에서 빙사과만큼은 최고의 실력을 자부한다.

개성약과는 쫀득하고 무거운 식감의 일반 약과와 달리 겹겹히 층을 이룬 것이 바삭하고 가벼운 식감을 가진 것이 특징이다. 한복의 속치마처럼 얇은 층을 여러겹으로 잘 내야 잘 만들어진 개성약과라고 한다. 안에 들어가는 시럽부터 집청까지 모두 직접 만드는 정성과 맛에 반해 이곳을 찾는 사람들도 적지 않다고 한다.

식사메뉴로는 하루 30세트만 제공하는 금(金) 연잎밥세트가 돋보인다. 10가지 금 같은 재료가 들어갔다 해서 이름 붙인 금 연잎밥은 맛도 맛이지만 전채부터 식사, 디저트로 이루어진 코스를 1만원에 즐길 수 있다. 5세트 이상은 배달도 가능해 각종 모임의 식사메뉴로 안성맞춤이다.



궁중떡볶이도 남녀노소에게서 고루 사랑받는 수수꽃다리의 인기메뉴로 향긋한 간장소스의 딱 맞아 떨어지는 간이 입맛을 돋운다. 말린 호박오가리를 넣은 것이 색다른데 가래떡, 표고버섯, 은행,채소와 맛의 조화뿐 아니라 다양한 식감으로 씹는 즐거움까지 주는 오감만족메뉴다.

간단한 식사나 간식으로는 겨울철 별미인 단팥죽과 호박죽이 제격이다. 오랜 시간 뭉근하게 정성들여 끓이고 직접 만든 떡과 팥조림, 견과류 같은 고명을 함께 내는데 추운 겨울 뱃속까지 든든하게 해주는 느낌이다. 직접 만든 진한 맛의 전통차와 ‘고당’의 원두를 사용한 진한 맛의 커피도 함께 곁들이면 좋다.

더 많은 이들과 나누고자 한국식 디저트카페를 브랜드화한 프랜차이즈를 목표로 하고 있다고 하니 지금보다 다음이 더 기대되는 곳이다.

위치 : 8호선 몽촌토성역 2번 출구 올림픽공원 남3문 직진 한성백제박물관 맞은편 2층
메뉴 : 금(金)영양연잎밥세트 1만원, 궁중떡볶이 1만5000원, 단팥죽 8000원, 유자배화채 8000원
영업시간 : 11:30~23:30
연락처 : 02)418-15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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