저축은행 오너들, 회사 뺏길라···'동분서주'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오수현 기자 2011.01.12 13:5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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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축은행 오너들이 외부 투자자 유치를 위해 활발한 행보를 보이고 있다. 투자자 유치로 자체적으로 부실 자산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다.

그동안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부실로 앓는 소리만 내다가 기대했던 영양주사(공적자금 투입) 대신 '절단수술(매각)' 처방이 내려질 것 같은 분위기가 형성되자 스스로 약초(유상증자)를 캐러 나선 것이다. 금융지주들이 금융당국에 부실 저축은행 인수 조건으로 우량 자산만 인수하는 자산 부채이전 방식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지면서 저축은행들이 자체적으로 부실을 해결하지 못할 경우 헐값에 금융지주에 넘어갈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분석도 나온다.



1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한 대형저축은행의 회장은 직접 투자처를 물색 중이다. 가능한 네트워크를 총동원, 제3자 배정 유상증자를 통해 외국인 투자자라도 끌어들일 계획이다.

시장에서는 이 회사가 상대적으로 우량한 경기지역 저축은행을 매각할 것으로 예상하고 있지만 최대주주 입장에서는 오히려 헐값에 회사를 빼앗기는 것을 우려하고 있다. 가급적 매각 없이 고비를 넘기고 싶은 심정이다. 특히 금융지주의 저축은행 인수로 저축은행들이 대형화되면 앞으로 경쟁에서 '규모의 경제' 효과가 더 절실해지는 탓이다.



이 저축은행을 비롯한 대형 저축은행들은 대부분 자산을 처분하거나 유상증자 실시, 후순위사채 발행 등으로 자금조달을 진행하고 있다.

솔로몬저축은행 (0원 %)은 지난해 12월28일 보유중이던 그린손해보험 (0원 %)의 지분 9.06%(153만3743주)를 전량 처분했다. 처분단가는 주당 8034원으로 총 123억2209만원에 달한다. 솔로몬저축은행은 2008년 9월 사업다각화 측면에서 그린손해보험의 3자배정 유상증자에 참여했었다. 당시 취득단가는 주당 6520원으로 차익은 2년여만에 23억여원이다.

또한 솔로몬저축은행은 12월22일 재무건전성 강화를 위해 50억원 규모의 3자 배정 유상증자도 실시했다. 규모는 작지만 신주 발행가가 현 시장가보다 턱없이 낮아 눈길을 끌었다. 3자 배정자인 방극종씨와 갤러리 서미는 공시 당일 현재가보다 각각 13억2000만원, 8억8000만원을 더 주고 신주를 받기로 했다.


앞서 솔로몬저축은행은 지난해 9월 부산솔로몬상호저축은행의 영업활성화 기반 마련 및 BIS자기자본비율 제고 등 재무건전성 강화 지원을 위해 50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 신주를 취득했으며, 1분기(2010년7~9월) 순손실이 292억원에 달하는 등 재무상태가 양호하지 못한 편이다.

프라임저축은행은 지난해 11월11일 최대주주인 프라임개발을 대상으로 5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한데 이어 12월31일 다시 프라임개발과 윤석찬 씨를 대상으로 80억원 규모의 3자배정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총 130억원 규모의 유상증자를 한 셈이다.



2009년 예한울저축은행을 인수해 설립된 현대스위스4저축은행도 지난해 12월6일 200억원 규모로 유상증자를 실시했다.

영남저축은행은 오는 28일 100억원 규모의 제3회 무보증 후순위사채를 발행한다. 2014년9월30일 만기로 연 이자율 10%의 제1회 사모 후순위채 차환 대금으로 쓰기 위해서다.

금융당국은 부실 경영의 책임이 있는 저축은행 대주주에게 강력한 자구노력을 주문하는 동시에 최우선 매각대상 6개 저축은행을 비롯해 앞으로 부실 가능성이 큰 저축은행들을 단기간내 정리한다는 방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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