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맨 모셔라"..삼성 성과급, 금융권 혜택볼까

머니투데이 신수영,정진우,오수현,김지민 기자 2011.01.11 16: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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거래 고객중 임직원 파악 문자·메일등 홍보…여윳돈 특화 상품판매

"삼성맨을 모셔라"

각 은행들이 이달 말 지급될 삼성의 '대규모 성과급'을 주시하고 있다. 삼성그룹이 사상 최대 실적에 힘입어 주요 계열사 임직원에 2조원에 육박하는 초과이익분배금(PS)을 지급하기 때문이다.

11일 금융권에 따르면 삼성전자 (64,200원 ▼500 -0.77%) 등이 입주한 강남역 근처 삼성타운을 중심으로 은행들의 삼성직원 모시기 전략에 시동이 걸렸다. 최근 은행들이 영업을 확대한 PB센터의 발걸음이 특히 분주하다.



그동안 삼성 직원들은 다른 곳보다 임금 수준이 높아 근처 상가 등에는 중요한 고객이 돼 왔다. 성과급을 받았으니 해외여행 등 씀씀이가 늘어나는 것은 물론 여윳돈을 굴리려는 욕구도 높아지는 게 당연지사.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삼성처럼 큰 기업의 경우 성과급 규모가 상당하다"며 "은행 내부적으로 거래 고객 중 삼성 임직원이 있는지를 파악해 문자와 이메일, 우편 등으로 따로 안내할 것이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은 또 거리 판촉전과 문자, 이메일 등을 통한 상품 소개 등에 나설 계획이다. 지난해만 해도 지하철 출구에서 전단지를 나눠주는 은행 직원들을 심심찮게 볼 수 있었다. 다른 시중은행 관계자는 "지난해 삼성전자 사내 게시판 등에 전단지를 게시하길 원했지만 받아들여지지 않았다"며 "삼성타운 근처에 현수막을 걸고 홍보했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은행들은 여윳돈 굴리기를 위한 상품 판매 전략도 세우고 있다.

통상 본점에서 성과급을 겨냥한 포트폴리오를 세운 뒤, 일반 영업점에 상담 매뉴얼 등을 배포하겠다는 것. 해외여행이나 휴가 등이 늘어날 것에 대비해 환율 우대 정책도 펼친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성과급은 여유자금 개념이라 빨리 굴리고, 이익도 더 많이 나길 원하는 경향이 있다"며 "이런 니즈에 맞춰 포트폴리오를 짜게 되는데, 보통 주가연계증권(ELS)와 지수연동정기예금(ELD)을 권유한다"고 설명했다. 이런 상품들은 조건만 맞으면 만기 전 고수익으로 조기상환이 가능해 빠른 운용을 원하는 자금에 적합하다.

자문형 랩을 모방한 압축형 펀드(20~30개 종목에 압축해 투자한 뒤 목표 수익을 달성하면 안정적인 채권투자로 전환하는 펀드) 등도 주 추천 상품이다.



하나은행은 삼성맨들을 대상으로 PB 1대1 투자 상담을 실시하는 차별화 전략에 나섰다. PB들이 1대1 상담을 하는 고객은 1억 원 이상이 기준. 그러나 하나은행 관계자는 "삼성 직원들에 대해서는 PB들이 1대 1상담을 한다"며 "이같은 마케팅은 다른 은행과 차별화된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성과급을 받은 뒤 해외여행 수요가 늘어나기 때문에 환전 시 환율 50% 우대도 한다"고 덧붙였다.

삼성그룹 주거래은행인 우리은행은 이 점을 십분 활용, 다른 은행들의 공격을 최대한 수성할 계획이다. 우리은행 관계자는 "상품설명부터 시작해 담당 직원들 소개 등 응대 전략을 시작할 것"이라며 "은행 외에 보험, 증권 상품 등 다양한 상품도 소개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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