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0대 女임원의 비밀?

머니투데이 김유경 기자 2011.01.12 0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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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플]백수정 현대캐피탈 마케팅실 이사

↑ 백수정 현대캐피탈 마케팅실 이사 ⓒ사진=유동일기자↑ 백수정 현대캐피탈 마케팅실 이사 ⓒ사진=유동일기자


"행운인 것 같아요."

최근 현대차그룹 두번째 30대 여성임원으로 발탁돼 주목을 받은 백수정(39·사진) 현대캐피탈 마케팅실 이사가 인터뷰 내내 반복해서 답변한 말이다.

'행운인 것 같다'는 게 임원 승진에 대한 소감은 아니다. 백 이사는 오히려 이번 인사에 대해 "의외이기도 했고 기쁘기도 했지만 큰 의미를 두지는 않는다"고 담담하게 답했다.



그를 늘 웃게 했던 '행운'은 바로 '일관되게 지금 하고 싶은 일을 만족스럽게 하고 있는 것' 즉 좋아하는 일을 마음 맞는 사람들과 함께 할 수 있다는 것 자체가 행운이라는 말이다.

"임원 승진이 목표는 아니거든요. 물론 노력한 것에 대해 인정받았다는 점에서 너무 기쁘죠. 보람도 있고요. 하지만 승진이 성과에 대한 포상이 아니라 다음 단계가 준비된 사람을 승진시킨다는 사장님 말씀에 백퍼센트 공감합니다."



흔치 않은 '30대 여성 임원'의 상징성이 백 이사에겐 하고 싶은 일을 하고 좋은 성과를 내기 위한 하나의 과정일 뿐이라는 이야기다.

백 이사는 연세대 경영학과와 시카고대 MBA를 졸업했고, △LG애드 △라이코스 코리아(과장) △컨설팅기업인 부즈앨런해밀턴(이사)을 거쳐 △2007년 9월 현대캐피탈에 합류했다. 이후 2008년 11월 마케팅실장으로 승진한 후 2년만에 이사로 발탁됐다.

여러 회사를 다녔지만 그는 마케터의 길만 걸어왔다. 백 이사는 현재 일의 만족도 수준을 묻자 "굉장히 만족하고 있다"며 활짝 웃는다. 현재 뿐 아니라 과거에도 미래에도 그에게 일은 '재미' 그 자체일터다. 특히 아들이 TV광고를 보며 "저거 엄마가 만든거야?"라면서 반가워하면 더없이 행복하다.


그는 "전공 공부를 하면서 자연스럽게 마케터의 길을 걷게 됐는데 적성에 잘 맞고 근무했던 회사와 팀원들도 다 잘 맞아서 재미있게 일을 한 기억밖에 없다"며 "이건 정말 행운"이라고 강조한다.

그저 행운이었을까. 백 이사가 그 행운을 쥐게 된 데는 '씨크릿(비밀)'이 있다. 긍정적인 사고와 경력에 대한 전략적 접근이다.



백 이사는 그동안 접했던 수많은 사람들과 조직 중에 운이 없었던 사람들의 공통점에 대해 묻자 "잘 되는 조직은 가능한 이유를 찾고, 안되는 조직은 안되는 이유를 찾았다"고 답했다. 긍정적인 사람은 느껴지는 에너지의 수준부터 다르고 결과물과 속도도 확연히 차이가 났다고 그는 덧붙인다.

그는 또한 끊임없이 그의 경력을 업그레이드해왔다. 광고대행사에서 글로벌 온라인회사로, 가장 많은 경험을 접할 수 있는 컨설팅회사 등 그에게 경험의 갈증을 해소해줄 수 있는 곳을 적극적으로 찾았다. 그리고 정말 운 좋게도 그는 각 단계별 경력기간동안 좋은 동료, 리더들을 만났다. 아마도 백 이사가 좋은 동료, 리더였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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