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민·하나은행의 채권 발행 재개, 왜?

더벨 한희연 기자 2011.01.11 17: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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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arket Watch]새해 5영업일간 2.5조원 발행..."금리 상승 예상, 자금 미리 확보하자"

더벨|이 기사는 01월10일(07: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의 채권 발행 본능이 새해 벽두부터 꿈틀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핵심 테마였던 디레버리징이 터닝 포인트에 온 것일까.



올 들어 첫 5영업일간 발행된 은행채는 2조5800억 원에 이른다. 지난해 12월 한 달 간 발행액 4조1510억 원의 절반을 넘을 뿐 아니라 8개월 만에 순발행으로 돌아설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은행채 잔액은 지난해 내내 빠르게 줄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채 총 발행금액은 85조9520억 원, 만기도래액은 124조3450억 원이었다. 5월 순발행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순발행을 기록한 적이 없다.



예대율 규제로 시작된 은행채 급감은 양도성예금증서(CD)의 소멸과 함께 디레버리징의 대표적 산물이자 채권시장의 판도를 바꾼 사건이다. 은행채가 사라지자 AA급 이상 우량 회사채 가격은 천정부지로 뛰었다. 채권시장에서 발행사의 힘이 투자자를 압도하게 된 계기였다.

◇ 은행채 순상환, 8개월 만에 깨지나

1월 은행채 만기도래 규모는 8조6430억 원. 첫 주와 같은 속도로 발행된다면 산술적으로 10조 원 이상 발행이 가능해 7개월간 지속된 순상환 기조가 깨질 수도 있다.


이달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발행 은행의 명단이다. 기업은행(1조600억 원), 산업은행(2000억 원) 등 그동안 꾸준히 발행을 해왔던 특수은행 외에 국민은행(7100억 원) 하나은행(5100억 원) SC제일은행(1000억 원) 등 시중은행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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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민은행의 2009년 말 은행채 잔액은 34조 원이었다. 지난해 말에는 25조 원으로 줄었다. 시중은행 중 채권을 가장 많이 줄인 은행으로 외환은행 등과함께 디레버리징을 선도했다. 지난해 11월과 12월에는 각각 1조3030억원, 6710억원의 만기도래액이 있었지만 신규 발행액은 제로(0)를 기록했다.

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디레버리징에 동참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6월말 14조 원을 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에는 단 한 건의 은행채도 발행하지 않았고, 6개월간 1조3600억원의 만기도래 채권이 모두 상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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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금리 더 오르기 전에 발행하자" 심리 확산

연초 은행채 발행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로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를 꼽는다. 올해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자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자금을 확보하자'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기준으로 1년 만기 AAA급 은행채 금리는 3.2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일(3.34%)에 비해 0.0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만기인 국고채 금리와는 0.32%포인트, 통안채와는 0.15%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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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자산운용사 등을 중심으로 은행채 매수수요도 꾸준한 상황. 발행자 측면에서는 수요가 있을 때 차환용 자금을 미리 확보해 놓는 것도 나쁘지 않다는 판단이 들 만하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1월 중 만기 돌아오는 부분을 일정부분 차환해야 하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를 지도 모르고 매수수요도 있으니 발행엔 최적의 조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상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는데 순상환 기조는 올해도 변함이 없겠지만 순상환 비율은 조금 더뎌질 것"이라며 "예전에는 상환 금액 대비 70%를 발행했다면 올해에는 90%를 발행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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