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벨 이 기사는 01월10일(07:05)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국내 은행의 채권 발행 본능이 새해 벽두부터 꿈틀대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금융시장의 핵심 테마였던 디레버리징이 터닝 포인트에 온 것일까.은행채 잔액은 지난해 내내 빠르게 줄었다. KIS채권평가에 따르면 지난해 은행채 총 발행금액은 85조9520억 원, 만기도래액은 124조3450억 원이었다. 5월 순발행을 기록하기는 했지만 그 이후로는 단 한 차례도 순발행을 기록한 적이 없다.
◇ 은행채 순상환, 8개월 만에 깨지나
1월 은행채 만기도래 규모는 8조6430억 원. 첫 주와 같은 속도로 발행된다면 산술적으로 10조 원 이상 발행이 가능해 7개월간 지속된 순상환 기조가 깨질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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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달에 특별히 눈에 띄는 것은 발행 은행의 명단이다. 기업은행(1조600억 원), 산업은행(2000억 원) 등 그동안 꾸준히 발행을 해왔던 특수은행 외에 국민은행(7100억 원) 하나은행(5100억 원) SC제일은행(1000억 원) 등 시중은행이 포함되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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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은행은 지난해 상반기까지 디레버리징에 동참하지 않는 듯 보였다. 그러나 6월말 14조 원을 고점을 찍은 뒤 하반기에는 단 한 건의 은행채도 발행하지 않았고, 6개월간 1조3600억원의 만기도래 채권이 모두 상환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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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초 은행채 발행이 갑자기 늘어난 이유로 시장 전문가들은 '금리'를 꼽는다. 올해 채권 금리가 전반적으로 상승할 것으로 예상되자 '더 오르기 전에 미리 자금을 확보하자'는 심리가 퍼지고 있다는 것이다.
지난 7일 기준으로 1년 만기 AAA급 은행채 금리는 3.27%를 기록하고 있다. 지난 3일(3.34%)에 비해 0.07%포인트 하락했다. 같은 만기인 국고채 금리와는 0.32%포인트, 통안채와는 0.15%포인트 차이를 보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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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중은행 관계자는 "1월 중 만기 돌아오는 부분을 일정부분 차환해야 하는데 앞으로 금리가 오를 지도 모르고 매수수요도 있으니 발행엔 최적의 조건인 것으로 판단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 관계자는 "최근 2년간 상환이 지속적으로 이뤄졌는데 순상환 기조는 올해도 변함이 없겠지만 순상환 비율은 조금 더뎌질 것"이라며 "예전에는 상환 금액 대비 70%를 발행했다면 올해에는 90%를 발행하는 수준이 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