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가랠리·인플레가 부담? 리츠가 있잖아

머니위크 배현정 기자 2011.01.13 09: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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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주목받는 부동산 간접 투자상품

'도심에 빌딩 한채만 있다면….'

샐러리맨들은 도심의 빌딩을 바라보면서 종종 이러한 꿈을 꾸곤 한다. 쥐꼬리만한 월급에 목메지 않고 빌딩 임대에서 나오는 수익으로 안정적인 생활을 누릴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을 가져본다.

하지만 수백억원, 수천억원에 달하는 부동산 투자는 일반인들에게는 그야말로 '그림의 떡'. 아무리 유망하고 안정적이라고 해도 달려들 엄두조차 나지 않는다. 그러나 비교적 소액으로도 부동산에 투자할 방법이 있다. 부동산 간접투자 상품을 활용해 고가의 부동산에 투자할 수 있기 때문이다.



새해 부동산 경기가 바닥을 찍고 조금씩 살아나는 기미를 보이면서 간접투자 상품인 리츠(부동산투자회사 : Real Estate Investment Trusts)와 부동산펀드가 새로운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 리츠(REITs)펀드, 2011년 대안될까

최근 부동산시장의 바닥론이 공감대를 얻으면서 풀 죽었던 리츠(REITs)도 다시 살아나고 있다.

지난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부동산시장이 직격탄을 맞아 수익률이 반토막 나는 수모를 겪었던 리츠펀드는 근래 부동산시장이 회복세를 보이면서 수익률이 눈에 띄게 개선되고 있다.

이러한 리츠펀드를 전문가들은 2011년 주목해야 할 유망 투자자산으로 꼽는다. 2000선에서 랠리를 펼치는 주가가 부담스럽거나 인플레이션에 대비하고자 하는 투자자라면 원자재펀드 대신 상대적으로 덜 오른 리츠펀드가 대안이 될 수 있다.


조완제 삼성증권 투자컨설팅팀장은 "리츠는 경기회복과 상당히 밀접한 관련이 있다. 경기가 회복되면 건물의 공실률이 줄어들고 임대수익은 높아지기 마련"이라며 "특히 경기가 본격적으로 살아나는 하반기에는 주식보다 후행해서 성과를 낼 수 있는 자산으로 리츠에 관심을 가질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이계웅 신한금융투자 펀드리서치팀장 또한 "리츠는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가장 오랫동안 크게 추락한 자산이기 때문에 경기 회복에 따른 상승 여력이 크다"고 내다봤다.

리츠는 주식을 발행해 다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부동산이나 부동산 관련 대출, 유가증권 등에 투자한다. 국내에 출시된 해외리츠는 대부분 해외에 설정된 리츠펀드에 다시 투자하는 재간접형태를 띠고 있다.

증권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리츠펀드는 크게 선진국에 분산투자하는 글로벌리츠펀드, 아시아와 호주에 투자하는 아태리츠펀드, 일본에 투자하는 일본리츠펀드 등으로 나뉜다.

이러한 지역별로는 일본리츠펀드가 지난해 가장 눈부신 수익률을 거뒀다. 지난 4일 기준 일본리츠의 최근 1년 평균 수익률은 28.51%(23일 기준)로 같은 기간 국내주식형펀드 전체 평균인 21.62%를 앞질렀다. 같은 기간 아태리츠펀드는 15.27%, 글로벌리츠펀드는 9.63%의 수익률로 투자 지역별 편차가 크다.

새해에도 투자지역별 희비가 엇갈릴 것으로 전망됐다. 이 가운데 2011년 전문가들이 유망 투자 대상으로 가장 주목하는 것은 글로벌리츠다. 이계웅 팀장은 "아시아시장은 최근 많이 올라왔기 때문에 추가 상승 여력이 상대적으로 낮을 수 있다"며 "2011년에는 회복 가능성이 높은 선진시장에 초점을 맞추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위험 분산 차원에서 특정 국가의 리츠펀드보다는 다수 국가에 투자하는 리츠펀드를 고르는 것도 중요하다. 다만 이러한 리츠펀드는 대안상품으로 주력펀드보다는 자산 분산 차원에서 접근하는 게 권유된다. 조완제 컨설팅팀장은 "리츠펀드는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목적으로 하는 만큼 '정기예금 +&' 수준의 눈높이에서 자산의 일부를 분산, 투자하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 강남 큰손 몰린 부동산펀드, 인기 왜?

지난 12월. 한 부동산펀드에 강남 큰손들의 뭉칫돈이 몰려들었다.

다올자산운용이 하나대투증권 사옥을 기초자산으로 하는 부동산펀드인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호'를 출시했는데, 투자자들이 대거 몰리는 바람에 사전 예약판매 이틀 만에 조기 마감됐다.

다올자산운용은 기관투자자와 개인투자자들을 상대로 각각 800억원가량씩 펀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펀드의 목표수익률은 연 6.5%. 여기에 3개월마다 일정 수준의 이자가 지급되는 복리 구조로 인기를 끌었다.

부동산을 직접 살 경우 가격변동이나 세금 등 신경 쓸 일이 많은 데 반해 부동산 간접 투자 상품을 활용하면 전문가를 통해 운용하면서 위험을 줄이고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할 수 있기 때문이다.

부동산펀드는 다수의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조성한 후 이를 전문적인 투자기관(자산운용 또는 관리회사)이 부동산개발사업, 수익성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Project Financing) 등에 투자해 발생하는 운용수익을 분배하는 상품이다.

특히 '다올랜드칩부동산투자신탁1호'의 경우 부동산펀드 상품 중 부동산 실물에 투자하는 매우 드문 상품으로 꼽힌다. 대부분의 부동산펀드는 실물이 아닌 대출채권에 연계돼 고위험·고수익 상품으로 분류된다. 대개 연 8~15%의 높은 수익률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개발사업이 원활하게 진행되지 않을 경우 리스크가 커지게 된다.

실제 펀드평가사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공모 국내부동산펀드 순자산 규모는 약 9862억원(4일 기준). 이 중 압도적인 비중을 차지하는 대출채권형 펀드(약 7971억원)는 최근 1년 평균수익률은 -0.83% 손실이 난 상태다. 최근 2년 수익률 또한 2.85%로 저조한 수준이다.

이연주 에프앤가이드 애널리스트는 "부동산 투자는 건설경기나 규제에 민감하고 환매가 어려워 신중한 투자가 요구된다"며 "부동산펀드라고 해도 투자대상이 실물인지 대출채권 등인지 검토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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