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률 연 3.5%전망...10년來 최고치

머니투데이 김한솔 기자, 김창익 기자 2011.01.06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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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합)'2011년 통화신용정책 운용방향'..."견조한 성장 속 물가안정" 애매모호

연초부터 물가상승에 대한 우려가 높아지면서 한국은행의 기준금리 인상에 대한 관심도 고조되고 있다.

한국은행은 6일 '2011년 통화신용정책 운영방향'을 발표하고 올해 소비자물가가 연 3.5% 증가할 것으로 전망했다. 상반기와 하반기 소비자물가상승률은 각각 3.7%와 3.3%로 내다봤다.
연초에 내놓은 연단위 전망으로는 지난 2001년 전망치인 연 3.7% 이후 10년 만에 가장 높은 수준이다.

한은은 "경기상승세 지속으로 수요압력이 확대되고 국제 원자재 가격과 임금, 집세 등이 상승하고 있어 소비자물가상승률이 물가안정목표 중심치를 상회하는 3%대 중반의 오름세를 지속할 전망"이라고 설명했다.



2011~2013년 한국은행의 중기물가안정목표치가 연 3%임을 고려하면 올해 전망치인 연 3.5%는 기준을 훨씬 웃도는 수준이다. 이와 관련해 일각에서는 지난해 한은이 제때 기준금리를 정상화시키지 않은 것이 소비자물가상승으로 전이된 것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최근 물가 상승의 원인이 수요보다는 원자재와 농산물 가격 상승 등 '비용'측면에 있긴 하지만 여러모로 경기회복 둔화가 예상됐던 올해보다 지난해에 기준금리 정상화에 박차를 가했다면 인플레이션 기대 심리를 꺾을 수 있지 않았겠냐는 지적이다.



이런 가운데 한은이 '견조한 경제성장'을 강조하는 것 역시 기준금리 인상을 예상보다는 소극적으로 하겠다는 뜻이 아니냐는 지적도 나온다. 한은이 전망한 올해 GDP성장률은 상반기 3.8%, 하반기 5.0%로 연 4.5% 수준이다.

한은은 이날 발표한 통화정책방향에서도 '우리경제가 견조한 성장을 유지하면서도' 물가안정 기조를 확고히 하는 데 중점을 두되 국내외 금융과 경제상황 변화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해서 운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소비자물가상승률 전망치가 중기 목표치를 넘어서는 데도 물가안정에 확실한 방점을 찍지 않아 시장의 혼란을 야기할 수 있는 대목이다.

안순권 한국경제연구원 연구위원은 "한은이 물가 전망을 연 3.5%까지 느슨하게 한 것은 물가에 대한 한은의 우선순위가 조금 떨어진 것이 아닌가 하는 인상을 줄 수 있다"고 지적했다.


그는 "과거 플러스마이너스 0.5%였던 소비자물가상승률을 플러스마이너스 1%로 바꾼 것은 우리나라의 대외경제에 대한 불확실성과 환율 변동성 등을 고려했기 때문"이라며 "환율 변동성이 과거보다 많이 안정되고 있는 만큼 3% 선에서 지나치게 높은 전망을 한 것은 과거보다 한은이 물가관리에 대한 우선순위를 좀 낮췄다고 해석할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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