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CEO의 漢字소통,新경영·氣다짐 눈에 띄네

머니투데이 배성민 기자, 김유경 기자, 사진=이명근 기자 2011.01.05 1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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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통 삼성생명 박근희 사장 한자 강조..박종우 전기 사장 '氣모으자'

삼성그룹 CEO들이 직원들에게 새해 화두와 경영 목표를 제시하며 다양한 형식을 사용하고 있다. 몇몇은 영어에 치여 최근 다소 거리를 둬 왔던 한자를 꺼내들기도 했고 주입식 강연보다 소통의 방법으로 쌍방향 대화를 시도하기도 했다.

삼성생명 (99,900원 ▼500 -0.50%) 직원들에게는 올해 그룹 로고인 SAMSUNG만큼이나 예전에 두루 쓰였던 三星(삼성)이 친근하게 다가올지 모른다. 회사를 의욕적으로 진두지휘하고 있는 박근희 사장이 올해 신년사를 발표하며 三星을 여러 차례 언급했기 때문이다.



박 사장은 삼성 중국본사 사장을 지내는 등 그룹 내 대표적인 중국 통으로 2005년부터 지난해까지 중국에서 지내왔다. 이 때문에 한글과 영어만큼이나 한자에 대한 친근감이 남다르다는 평이다.

↑ 왼쪽부터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 왼쪽부터 박근희 삼성생명 사장, 최치훈 삼성카드 사장, 박종우 삼성전기 사장


이 때문인지 올해 목표를 ‘국내 부동(國內 不動)의 1등(等) 자리를 지속적으로 굳건히 지키고 더 나아가 글로벌(Global) 一流로 나아가자‘(괄호 안이 신년사 원문)고 주문하는 등 특별한 한자 사랑을 선보였다.



박 사장의 한자 애호는 올해 삼성생명의 중국 사업 강화 전략과도 맞닿아있다. 삼성생명은 올해 중국 내 합작법인인 중항삼성의 지점(분공사)를 추가로 개설할 예정이다. 중항삼성은 현재 베이징 본사 외에 톈진, 칭따오 등 2개 분공사를 가지고 있으며, 베이징 분공사가 개설되면 분공사가 3개로 늘어나게 된다.

또 박 사장은 이건희 회장의 철학인 신(新)경영도 재차 강조했다. 신경영은 90년대 초반 이건희 회장이 제창할 당시부터 新경영으로 그룹 내에서는 통칭되고 있다. 박 사장은 ‘新경영 철학으로 철저히 재무장하자’고 주문했고 세부 과제로 역시 이 회장이 이전에 강조했던 스피드(Speed) 경영 등을 제시했다.

박종우 삼성전기 (133,000원 ▲2,300 +1.76%) 사장은 사명 중 ‘전기’의 한 글자를 차용해 직원들에게 활기를 불어넣는 방법을 선택했다. 본래 사명의 전기는 電機로 쓰지만 시무식에서는 기(氣)로 변용해 ‘임직원들의 응집된 기(氣)를 모아 1등 제품을 생산하는 1등 삼성전기를 만들어 가자’고 주문했다.


삼성전기는 5개 부문별로 '기'와 관련된 슬로건과 대형 깃발을 별도 제작하기로 했다. 회사측은 "올해 삼성전기의 기업문화 키워드를 '기(氣)'로 정했다"며 "삼성전기 임직원 모두가 기상(氣像), 기백(氣魄), 기개(氣槪)를 모아 경영목표를 반드시 달성하겠다는 의지를 담고 있다"고 설명했다.

글보다 말을 택해 한자와 거리를 둔 삼성카드 (43,200원 ▼400 -0.92%)는 쌍방향 리더십을 모토로 사내 방송을 통해 직원들이 묻고 사장이 답하는 방식을 택했다.



삼성카드 최치훈 사장은 임직원들의 질문을 바탕으로 촬영된 CEO 대담을 통해 "조직 속에서 좋은 아이디어를 가지고 있는 인재들을 적재적소에 배치하는 것이 (CEO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사장에게 할 말이 있으면 언제든지 찾아오라"며 임직원들과의 '열린 소통'에 대한 강한 의지를 보였다. 20여년 가까이 글로벌 회사인 딜로이트컨설팅, GE 등을 거치며 닦아온 프리젠테이션 능력과 일문일답 현장감각 등이 발휘됐다는 평가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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