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구본무 회장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되자"

머니투데이 성연광 기자, 김병근 기자 2011.01.03 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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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강력한 고객가치 창출 주문...구본준 부회장 "꿈 잘 꿨습니다"

↑구본무 LG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구본무 LG 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우리가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되자"

구본무 LG (79,400원 ▼1,100 -1.37%)그룹 회장이 3일 LG트윈타워 대강당에서 개최한 신묘년 시무식에서 임직원들에게 이같이 당부했다.

먼저 구 회장은 "장기간 연구개발 성과가 차별화된 가치로 열매를 맺었지만 일부 사업에서 고객의 믿음과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며 "한때 성공에 안주하면 고객으로부터 외면 받는다는 엄중한 교훈을 일깨워준 한해"라며 지난해를 회고했다.



태양광, 발광다이오드(LED), 총합공조, 자동차용 배터리 등 4대 신사업 부문에 대한 연구개발(R&D) 성과도 있었지만 스마트폰 시장 대응 전략 부재로 지난해 사상 최대의 위기를 겪었던 LG전자 (107,200원 ▼2,400 -2.19%)를 에둘러 표현한 것이다.

구 회장은 "우리가 겪었던 어려움은 결국 고객가치의 파열에서 나온 것"이라며 "이제는 우리 자신이 가장 까다로운 고객이 돼, 고객의 잠재된 욕구까지 만족시킬 수 있는 가치를 창출해나가자"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탁월한 제품과 서비스를 실현하기 위해 연구개발(R&D)과 생산 등에서 세계 최고의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도록 철저하고 집요하게 도전해야할 것"이라며 품질과 납기, 성능을 포함한 기본적인 고객가치를 제공하는데 한 치의 소홀함도 없도록 경영진들이 직접 챙겨줄 것을 당부했다.

구 회장은 미래투자에 대한 철저한 준비도 당부했다. 그는 "어떠한 경우에도 미래준비에 소홀함이 있어서는 안된다"며 "현안에만 신경쓴다면 더 이상 새로움이 없는 기업으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구 회장은 "5년, 10년 후를 보며 기존 사업의 가치를 근본적으로 향상시키고 새로운 분야의 진입하기 위해 신념을 갖고 다양한 실험과 시도를 계속해나가자"고 말했다.


올해 외부기업과의 전략적 제휴 혹은 인수합병(M&A)에 적극 나서겠다는 의지로 피력했다. 그는 "미래 핵심기술과 원천기술 확보를 위한 R&D투자는 위축되지 말고 더욱 확대해 나가자"며 "이 과정에서 우리 자체의 연구개발 역량 뿐 아니라 외부의 역량도 보다 적극적으로 활용해야한다"고 강조했다.

구 회장은 마지막으로 "모든 구성원이 내부 업무에 얽매이지 말고 고객을 위한 일에 더욱 몰입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해 나가자"며 "누구보다 앞서 탁월한 고객가치를 제공할 수 있도록 과감히 도전하는 문화도 정착돼야한다"고 강조했다.

이날 LG그룹은 이날 시무식에서 자체 제작 영상을 통해 스마트폰 등의 부문에서 '고객 가치 혁신'을 주문하는 고객들의 영상을 전하며 결연한 의지를 다졌다.

한편 이날 시무식은 LG 전 계열사 임원들이 참석했으며, 행사 시작 전 주요 임원들이 마치 강강술래 원형으로 돌아가며 서로 새해 인사를 나누는 진풍경(?)을 연출됐다.

구본무 회장과 구본준 부회장은 강유식 (주)LG 부회장, 김반석 LG화학 (353,000원 ▼2,500 -0.70%) 부회장, 조준호 LG 사장, 권영수 LG디스플레이 사장, 김주형 LG경제연구원장 등 주요 계열사 CEO들과 덕담을 나누며 새해 각오를 다졌다.

마지막 행사로 전 임원들이 LG 사가를 다함께 제창한 뒤 구본무 LG회장과 구본준 LG전자 부회장 등 두 형제가 가장 먼저 빠져나와 나란히 전용 엘리베이터에 올랐다.

구본무 회장은 신년 소감을 묻는 기자들의 질문에 환한 표정으로 "올해 매출 15% 이상 성장시키겠다"고 짧게 답했다. 구본준 부회장은 "어제밤 꿈 잘 꿨습니다"며 올해 LG전자 턴어라운드에 대한 강한 자신감을 대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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