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희원 서울대병원장, "암병원 성공 세계리더 계기로"

머니투데이 최은미 기자 2011.01.03 13: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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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사]

정희원 서울대병원장은 3일 신년사를 통해 "기업형 대형병원 뿐 아니라 대기업과 투자기관들의 자본도 의료계를 향해 밀려오고 있다"며 "암병원을 성공적으로 개원시켜 의료서비스를 혁신하고 세계리더가 되는 계기로 삼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그는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치료개발센터와 첨단외래센터, 의생명연구원의 토대도 구축해야 한다"며 "임상의학연구소 제2연구동 건립도 본격화되는 만큼 보다 체계적으로 세계적인 연구중심병원 프로젝트를 완성해야 한다"고 말했다.



암병원과 첨단치료개발센터가 개원하면 병원 총 숫자가 7개, 총 병상수가 4300개로 세계 최대 규모가 되는 만큼 각 병원의 자율책임경영과 '의료원' 제도가 구축돼야 한다는 주장도 했다. 정 원장은 "의료원 제도와 그에 걸맞는 정보화시스템이 구축돼야 한다"며 "각각의 병원들에 적합한 전략을 세우고 신속하게 지원하기 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부처와 협력하는 것은 물론 국내 타 대학병원과의 전략적 제휴 의사도 밝혔다. 경쟁이 아니라 '상생'의 관계로 전환하겠다는 포부다. 차세대 경영진과 각 직종 리더 대상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상설화하고 자기계발 기회를 원하는 모든 사람에게 제공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정 원장은 "세계최고병원이라는 담대한 꿈은 우리 스스로의 자세가 변화하는 것에서 출발해야 한다"며 "긍정적인 마음과 자신감으로 서울대병원이 얼마나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보여주자"고 강조했다.

다음은 신년사 전문이다.

'긍정(Positive Mind)'과 '실행(Action)'


2011년 희망찬 신묘(辛 卯))년 새해가 밝았습니다. 올 한해에도 서울대학교병원에 깊은 관심과 성원을 보내주시는 모든 분들의 가정에 건강과 행운이 가득하기를 진심으로 기원합니다.

사랑하는 교직원 여러분!
지난 해 우리 병원은 10년 연속 브랜드파워 1위, 국가브랜드경쟁력지수 1위 등 각종 평가에서 최고를 달성함으로써 국민으로부터 가장 신뢰받는 병원이라는 것을 다시 한 번 확인하였습니다.



특히 2010년은 본원 뿐 아니라 분당병원, 보라매병원, 강남센터도 좋은 실적을 내었고, 외부에서도 호평을 받았습니다. 우선 본원에서는 본관로비를 증축한 데 이어 국제진료센터를 확장 개소하였으며 환자편의와 진료환경개선을 위한 노력을 이어갔습니다. 분당병원은 신관 건립을 위한 희망찬 기공식을 가졌으며, 보라매병원은 구 병원의 대폭적인 리모델링 사업을 완수함으로써 이제 대학병원급 종합병원으로 급격한 성장을 보이고 있습니다. 또한 강남센터는 그 동안 구축해 온 ‘Full Mobile Hospital'을 스마트폰 환경에서 구체화하는 모바일 검진서비스를 본격 가동하였습니다.

교직원 여러분!
이렇게 우리는 많은 일들을 해 내었습니다. 그러나 우리는 우리의 미래를 밝히기 위해서 지난 한 해 동안 이룬 모든 것보다 훨씬 더 중차대한 사업을 올 한해 수행하여야 합니다.

그 첫째는, 올해 3월 '암정복의 글로벌 리더' “One stop, Total care"를 캐치프레이즈로 오픈하는 암병원을 성공시켜야 합니다. 우리는 이 암병원의 성공적인 개원을 통해 우리 서울대학교병원이 명실공히 세계적인 리더가 되고, 의료서비스를 획기적으로 혁신할 수 있는 좋은 계기로 만들어야 합니다. 서울대학교병원은 무엇이든지 하면 최고 수준으로 해야 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 모두가 서로 돕고 힘을 합하여 세계 최고의 암병원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합시다. 주차장을 비롯하여 수술방이나 병실배정 때문에 당분간 불편이 있을 수 있습니다. 병원을 아끼는 성숙된 의식으로 이를 대승적으로 받아들이고 협조해주시기 바랍니다.



둘째, 새해에는 최첨단 신개념 암병원의 성공적 개원이라는 자신감을 바탕으로 세계 최고수준의 첨단치료개발센터와 첨단외래센터 그리고 의생명연구원의 토대를 구축해야 합니다. 특히 임상의학연구소 제2연구동 건립을 본격화하면서 세계적인 연구중심병원을 지향하는 연구역량의 극대화에 매진해야할 것입니다. 우리의 미래를 결정할 이런 사업들은 보다 체계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따라서 우리는 지난 경영성과를 세심하게 점검하는 것은 물론, 주요사업을 포함한 병원차원의 구체적 전략을 수립할 것입니다.

셋째, 암병원과 첨단치료개발센터가 개원하면 우리가 가지는 병원이 모두 7개가 됩니다. 불과 2-3년 후 7개 병원의 총 병상 수는 4,300병상이나 됩니다. 세계 최대수준의 규모입니다. 그러나 우리가 당장 해야 할 일은 7개 병원 각각의 자율책임경영이 강화되어야 하며, 동시에 이들 병원 간에 시너지를 극대화할 수 있는 ‘의료원’ 제도와 이에 걸맞는 정보화시스템이 구축되어야 할 것입니다. 이런 제도적 기반은 각각의 병원들에 가장 적합한 전략을 세우고 이를 신속하게 추진할 수 있도록 지원하기 위한 것입니다.

넷째, 이렇게 내부적으로 효율적인 체계를 구축하는 한편, 대외적으로도 긴밀한 협력관계를 구축해나가겠습니다. 현재 진행 중인 세계화 전략을 더욱 가속화하고, 관련 정부부처와 적극 협력할 것이며 국내의 타대학병원과도 전략적인 제휴를 맺을 것입니다. 이를 통해 경쟁의 관계에서 상생의 관계로 전환하도록 하겠습니다.



다섯째, 우리 교직원들의 역량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겠습니다. 진료과장은 물론, 차세대 경영진과 각 직종의 리더들을 대상으로 맞춤형 교육프로그램을 상설화하여 운영하고, 자기계발을 원하는 분들에게 보다 많은 기회를 제공하겠습니다. 올해 문경연수원의 착공을 시작으로 개인별 다양한 로드맵을 설정하고 필요한 교육과정을 지원할 것이며 ‘SNUH MBA’ 과정을 개설해 글로벌 경영환경을 이해할 수 있도록 하겠습니다.
저는 우리 교직원들의 역량이 우리병원의 미래라고 믿기 때문입니다.

친애하는 교직원 여러분!

최근 의료계에 불어 닥치는 변화는 과거와 그 차원을 달리합니다. 현재의 기업형 대형병원뿐만 아니라, 대기업과 투자기관들의 자본도 의료계를 향해 밀려오고 있습니다. 이 위협에 대응하기 위해서 사립대학병원들은 이미 신속하게 변신하고 있습니다. 우리는 어떻게 해야 할까요?



과거 우리의 선배님들이 많은 노력은 하였지만, 추구했던 변화의 정도나 변화의 속도가 상대적으로 미흡했습니다. 실제로 고급화와 대형화를 추구하는 사립대학병원에 비해 노후화된 시설, 좁은 공간과 주차장, 모자라는 병실과 수술방 그리고 관료주의적 행정 등이 우리를 답답하게만 했습니다. 그러나 최근의 혁신과 전략에 힘입어 고질적인 문제들로 가득했던 우리 병원이 바야흐로 진정한 도약의 기회를 맞이하였습니다. 이제는 체계적이고 꾸준한 변화와 투자를 통해 세계 초일류병원으로 도약하는 발판을 마련하였다고 봅니다. 물론 이렇게 세계 최고병원을 향한 꿈을 꿀 수 있게 된 밑바탕에는 여러분의 열정과 헌신이 있었기에 가능한 것이라고 저는 믿습니다.

따라서 세계 최고의 병원이라는 우리의 담대한 꿈은, 우리 스스로의 자세가 변화하는 것에서 출발하여야 합니다. 아무리 훌륭한 계획도 적기에 실행하지 않으면 의미가 없습니다. 과거에도 우리는 좋은 계획은 하였지만, 실행하지 않거나 실기하였습니다. 그래서 우리 속에는 무엇을 할 때 ‘또 안 될 거야, 또 한~참 걸릴 거야!’하는 부정적이거나 회의적인 마음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이제는 이것을 떨쳐버려야 할 때입니다. 긍정의 사고를 필요로 하는 때입니다!

존경하는 교직원 여러분!
이제 누구보다도 더 신속히 그리고 더 잘 할 수 있다는 긍정적인 마음을 가집시다. 자신감을 가집시다!
‘이것저것 때문에 안 된다, 어렵겠다’라는 말은 이제 그만 합시다! 그 대신 ‘어렵더라도 한번 해보자!’, ‘바로 한번 실행해 보자!’(Act now, not next time!)라는 자세로 일을 시작합시다! 그래서 시도해서 잘못된 것을 탓하기보다는 두려워서 시도조차 않았던 것을 스스로 질책합시다!



사랑하는 교직원 여러분!
저는 지난해 취임과 함께 ‘함께 하는 경영’을 약속하였고, 지난 6개월 간 25개 진료과를 비롯하여 여러 부서에서 다양한 분들을 만나고 대화하였습니다. 새해에는 여러분의 의견을 더 폭넓게 경청하고, 모든 분야, 모든 계층에서 역동성 있는 리더십이 발휘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여러분도 저에게 다가와 말을 건네주시고, 메일을 주시고, 제안을 해주시면 대단히 감사하겠습니다.

자랑스러운 교직원 여러분!
‘국민에게 사랑받는 병원’, ‘대한민국 의료를 세계로 이끄는 병원’을 만들어 봅시다! 이 멋진 도전의 길을 우리 모두 함께 갑시다. 그래서 새해에는 서울대학교병원이 변화하면 얼마나 획기적으로 바뀔 수 있는지 한 번 보여줍시다!

다시 한 번 어려운 여건에서도 병원발전을 위해 헌신하신 교직원 여러분들의 노고에 깊이 감사드리며, 신묘년 새해 여러분의 가정에 항상 평안과 행복이 함께 하시길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2011. 1. 1.
서울대학교병원장 정희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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