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마트워크는 사회 혁신이자 새 문명의 첫걸음"

머니투데이 정리=진상현, 최석환, 우경희 기자 2011.01.01 09: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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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년대담 '워크스마트가 열어갈 한국의 미래' (상)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석호익 스마트워크포럼 초대의장

2011년 신묘년 새해가 밝았다. 올해 한국경제는 고유가, 원자재가격 상승, 중국 긴축 등 만만치 않은 변수들을 헤쳐나가야 할 전망이다. 주변 환경이 어려워질수록 스스로를 단련하는 노력은 더 중요해진다. 이중 하나가 워크스마트다.

똑똑하게 일하기 '워크스마트'는 새로운 시대를 맞아 일하는 방식의 변화가 필요하다는 고민에서 출발했다. 삼성전자, KT, 포스코 등 한국 대표 기업들이 이를 위한 다양한 방안들을 모색하고 있다. 정부도 지난해 '스마트워크' 전략을 발표하고 올해 본격적인 가동에 들어간다.



지난해 워크스마트 확산을 위해 연구회와 포럼을 진행한 머니투데이가 '워크스마트가 열어갈 한국의 미래'를 주제로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위원장과 석호익 KT 부회장의 대담을 마련했다. 이 위원장은 범정부적으로 추진되는 스마트워크정책을 총괄하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를 이끌고, 석 부회장은 지난달 출범한 민관합동 스마트워크포럼의 초대 의장이라는 중책을 맡았다.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 /사진=류승희 인턴기자.<b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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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력) △부산 출생 △경기고·서울대 사회학과·독일 콘스탄츠대 사회학(석사)·독일 빌레펠트대 사회학(박사)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한국정보사회학회 회장 △정보통신부 미래전략위원회 위원 △정보문화포럼 의장 △한국미래연구원 원장 △KAIST 경영과학과 교수(현) △(사)한미관계비전 21포럼 회장(현)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약력) △부산 출생 △경기고·서울대 사회학과·독일 콘스탄츠대 사회학(석사)·독일 빌레펠트대 사회학(박사) △서울대 사회학과 교수 △대통령비서실 정책기획수석비서관 △한국정보사회학회 회장 △정보통신부 미래전략위원회 위원 △정보문화포럼 의장 △한국미래연구원 원장 △KAIST 경영과학과 교수(현) △(사)한미관계비전 21포럼 회장(현)


▶이각범 위원장(이하 이 위원장)=스마트워크는 새로운 문명시대에 새롭게 일하는 방식입니다. 언제 어디서나 일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죠. 산업시대에 인류 역사상 처음으로 고정된 일자리에 따라 집과 사무실이 분리됐습니다. 일하는 시간이 기계적인 시간에 의해 정해졌습니다. 하지만 이제는 명실상부한 지식정보사회, 그중에서도 스마트시대가 됐습니다. 일하는 방식 자체가 고정된 장소, 고정된 시간이 아니라 일할 수 있을 때 일하고, 일하는 방식에 있어서도 자기가 편리한 곳에서 언제든지 일할 수 있도록 변화하고 있습니다.

달리 표현하면 스마트워크는 실질적으로 일하는 시간과 일하기 위해 보내는 시간 중 전자만 취하는 것입니다. 출퇴근 시간 같은 것을 없애는 것이죠. 우리나라 수도권 평균 출근시간이 편도 1시간16분이라고 합니다. 어마어마한 시간입니다. 8시간 일하고 과외로 2시간30분 더 투입한다는 얘기죠. 재충전을 위해 누릴 수 있는 시간을 일하는데 다 뺏기고 있는 겁니다.



▶석호익 의장(이하 석 의장)=최근 정보기술(IT)의 메가트렌드는 유비쿼터스와 컨버전스, 그리고 스마트입니다. 우선 유비쿼터스는 사람과 사람의 통신에서 사람과 사물, 사물과 사물 간의 통신이 언제 어디서나 가능해졌다는 의미입니다. 두번째로 예전에는 방송-통신-정보의 망과 규제가 다 따로 있었지만 지금은 통신과 방송은 물론 통신 간에, 컴퓨터와 통신, 통신과 방송, 방송과 산업, 통신과 정치·사회·문화 등 일생생활까지 컨버전스가 가능해지고 있습니다.
석호익 스마트워크포럼 의장(왼쪽)은 머니투데이가 마련한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과 신년 대담에서 "새해에는 스마트워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grsh15@석호익 스마트워크포럼 의장(왼쪽)은 머니투데이가 마련한 이각범 국가정보화전략위원장과 신년 대담에서 "새해에는 스마트워크에 대한 사회적 공감대를 형성하는데 주력하겠다"고 말했다. /사진=류승희 인턴기자 grsh15@
세번째는 스마트입니다. 우리나라는 인프라와 하드웨어는 참 좋지만 소프트웨어와 활용 면에서 떨어집니다. 스마트화가 되면 이게 다 해결됩니다. 스마트 중 가장 중요한 것이 스마트워킹입니다. 스마트워크는 재택, 이동근무, 유연근무, 스마트오피스에서 하는 근무 등 총체적인 것을 말하는데, 전제는 일하는 방식의 개선입니다. 그것을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해서 하는 것이 바로 스마트워크라고 생각합니다.

▶이 위원장=(ICT가 발전하기) 전에는 다른 나라에서 스마트워크를 상당히 악조건 속에서도 도입해 상당 수준에 올라 있습니다. 일본은 올해 연말까지 워크스마트 도입 비율이 20%에 달하지만 우리나라는 지난해까지 1%가 안됐습니다. 미국이 2016년까지 43.4% 간다는 목표를 갖고 있고, 네덜란드는 대기업의 경우 85%, 중소기업은 50%에 육박하는 기업이 스마트워크를 도입했습니다. 워크스마트를 도입했다는 의미는 이에 대한 개념을 세우고 인사규정 등을 바꾸는 것을 의미합니다.


▶석 의장=영국 브리티시텔레콤(BT)은 직원의 88%가 스마트워크를 하고 있습니다. 재택근무하는 사람도 있고 스마트워크 오피스에서 근무하는 직원도 있습니다. 애프터서비스요원은 필요할 때만 사무실에 나옵니다. BT는 30% 정도가 사무실에 고정된 책상이 없다고 합니다. 사무실에 와서 자기 필요한 사무를 보고 언제든지 나가면 됩니다. 사실 사무실 운영에도 비용이 많이 듭니다. PC, 각종 집기, 비서도 있어야 하죠. 책상을 없애면 단순히 면적만 30% 줄어드는 것이 아니라 모든 비용이 감소하면서 효율성이 높아질 수 있습니다.

▶이 위원장=우리는 뒤늦게 시작했지만 2가지 인프라 면에서 굉장히 유리하다고 생각합니다. 클라우드컴퓨팅의 본격화와 디바이스의 컨버전스입니다. 컨버전스되고 유비쿼터스된 환경이 스마트된 새로운 환경을 만들 수 있는 것입니다. 그래서 지금 본격적으로 하면 시작은 다른 나라에 비해 상당히 늦었지만 우리는 굉장히 빨리 할 수 있다고 봅니다.

▶석 의장=스마트워킹을 위해서는 3가지가 전제돼야 합니다. 무엇보다 일하는 방식의 개선입니다. 이게 말은 쉽지만 기존 것들을 완전히 타파해야 해 간단치 않습니다. 예를 들어 과거 정치권 출신 모 장관이 왔는데, 결제받으려고 실무 직원들이 국회 앞에 줄을 서 있는 것을 보고 호통을 쳤다고 합니다. 서면으로 보고 하라는 얘기였지요. 정작 서면으로 보고한 사람들은 연말에 다 지방으로 쫓겨갔습니다. 눈앞에 자주 보이는 사람에게 평가를 더 주는 게 아니라 실적에 따른 평가가 돼야 합니다. 그러려면 인사제도, 성과평가제도 등이 다 바뀌어야 합니다. 그게 일하는 방식의 변화입니다.

다른 하나는 스마트워크가 하나의 문화로 정착돼야 합니다. 기업도 그렇고 사회도 그렇습니다. 정부도 그렇습니다. 예를 들면 정부는 집에서 일하다 사고가 생기면 법적으로 어떻게 처리를 해야 하는지, 이런 것까지도 검토해야 합니다. 세번째는 ICT기술입니다. 네트워크도 있고 단말기도 있고, 솔루션도 있습니다. 솔루션은 각 기관의 특성에 맞는 것이 필요합니다. 단말기는 물론이고 네트워크도 어디서나 쉽게 접근할 수 있어야 하고 비용도 적게 들어야 합니다. KT의 경우 기업이 클라우딩컴퓨터를 이용하면 기존 20% 수준으로 비용을 낮출 수 있게 하려고 합니다. 이런 3가지 요소가 전제돼야 한다는 점에서 스마트워크를 위해서는 컨트롤타워 역할을 하는 국가정보화전략위원회 같은 곳이 꼭 필요합니다.

▶이 위원장=지난 3월 대통령께 10대 어젠다를 보고했는데 당시 (대통령이) 스마트워크에 대해 상세히 질문하셨습니다. 그때 지적한 것 중 첫번째가 스마트워크가 기술적 네트워크 기반 못지않게 일하는 방식을 바꿔야만 가능하다는 것이었습니다. 일하는 방식에서 무엇이 스마트워크의 발목을 잡는지를 봐야 되는데 제 생각에는 기본적으로 눈도장문화를 바꿔 일을 갖고 평가하도록 해야 합니다. 근태관리만 갖고는 안됩니다.

우리가 스마트워크를 많이 도입한 국가에 비해 뭐가 뒤처져 있을까요. 첫째 우리는 일이 세분화돼 있지 않았습니다. 관리자들이 이 사람이 오전 9시에 출근해서 낮 12시까지 어떤 일을 할 수 있을지 감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그래야 이 사람이 뭘 하든 오전 3시간 동안 일만 잘해내면 어딜 가있든 우수하다고 인정해줄 수 있습니다. 학교에서 성적 낼 때 몇 시간 책상에 붙어 있느냐 갖고 하지 않습니다. 성적 가지고 합니다. 우리의 일하는 방식은 지금까지 몇 시간 동안 책상에 붙어 있느냐를 갖고 그 사람이 일을 잘하느냐 못하느냐를 따져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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