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시30분 '퇴근하라' 방송하는 회사

머니위크 이정흔 기자 2011.01.09 1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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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머니위크]웅진코웨이 '신기나라 운동본부'… 안마·오락실 등 아이디어 현실화

1주일에 한번, 회사 업무시간에 마사지를 받을 수 있다면?

동료들과의 커피 타임, 사내에서 오락을 즐기고 골프연습을 할 수 있다면?

웅진코웨이 (65,200원 ▲1,000 +1.56%)에서는 이 모든 게 현실이다. 재미있는 건 이 모든 아이디어가 입사 3년차 미만의 신입사원들에게서 나왔다는 사실이다. 젊은 문화가 있어야 참신한 아이디어와 자유로운 소통이 가능하다는 웅진코웨이의 '신기(神氣)나라 운동본부'가 눈길을 끌고 있다.





◆ '신입사원-사장', 통(通)하니 다르네



오후 5시30분 서울 중구 순화동 웅진코웨이 본사. 모두가 심각하게 업무에 집중하고 있는 이때 가수 UV의 '쿨하지 못해 미안해'가 방송을 통해 흘러나온다. "전 직원들은 퇴근하라! 퇴근하라!" 익살스럽지만 진지하게 흘러나오는 경고방송까지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지난해 5월부터 수요일마다 실시하고 있는 '패밀리 데이(family day)' 제도다.

웅진코웨이 신입사원들로 구성된 신기나라 운동본부의 대표적인 아이디어 작품. 지난해 2월부터 시작, 신입사원 7명과 홍준기 사장이 한달에 한번씩 회의를 통해 아이디어를 모으는 일종의 아이디어 뱅크다.

현재 신기나라 운동본부에 소속된 신입사원은 1년차 사원 4명과, 2년차 사원 3명. 모두 홍준기 사장이 직접 선발한 신입사원들이다. 재미있는 것은 대리로 승진하면 신기나라 운동본부에서 자동 탈락 되는 것이 원칙. 끊임없이 젊은 피를 수혈 받아 젊은 조직문화를 이끌어 가기 위한 방침이다.




무엇보다 사장 직속회의인만큼 아이디어가 실제로 적용되기까지 신속하게 진행된다는 것이 가장 큰 장점. 신입사원들이 자유롭게 아이디어를 내면 홍 사장이 직접 모자란 것을 보충해주기도 하고 아이디어를 다듬어 현장에 적용 가능하도록 힘을 보탠다.

실제로 상사 눈치 보지 않고 연차를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장려하는 '연차 달력, 오전 11시30분에서 오후 1시30분 사이에 1시간을 자유롭게 쓸 수 있도록 한 '점심시간 탄력운영제' 등이 이들의 아이디어를 통해 기업에 도입되기도 했다.

정재훈 홍보팀장은 "젊은 사원들이 주축이 돼서 회사 분위기를 이끌어 간다는 측면에서 동기부여가 크다"며 "무엇보다 이들을 통해 직원들의 다양한 의견과 아이디어를 사장님에게 전달하는 매개체 역할도 톡톡히 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그는 "아이디어가 실제로 적용되고 현장에 변화가 나타나면서 직원들의 만족도가 높은 편"이라며 "작은 변화지만 업무 효율이 높아지는 등 시너지 효과가 크다"고 밝혔다.



"상쾌한 업무환경 내가 책임집니다"
웅진코웨이 헬스 키퍼 이법해 씨

"직장인들 중 목, 어깨, 허리 아픈 분들이 많습니다. 저희가 그런 부분들을 해소해서 업무 능력을 많이 올려놓겠습니다."

웅진코웨이에서 헬스 키퍼로 일하고 있는 이법해 씨가 입사 당시 면접에서 자신만만하게 외쳤던 말 한마디는 9개월이 지난 지금 그대로 현실이 됐다. 그는 지난해 4월부터 운영 중인 웅진코웨이 헬스케어센터의 책임자다.



이곳 예약률은 거의 100%. 웅진코웨이 직원 대부분이 그의 손을 거쳐 건강 관리를 받고 있는 셈이다. 1주일에 1회씩 예약을 통해 안마를 받을 수 있는데 매주마다 그를 찾는 직원들도 적지 않다.

"컴퓨터 앞에 오래 앉아 있을 경우 어깨나 목이 뻐근해지면 머리도 멍해지고 집중도가 많이 약해지곤 합니다. 아프긴 한데 병원을 가기엔 애매한 통증들이 많잖아요. 그럴 때 안마를 받으면 한 2~3일 정도 시원한 느낌이 들거든요."

특히 직원들과 정기적으로 얼굴을 접하다 보니, 관리 후 개인별 차트를 정리하는 데 통증이 약해지는 등 상태가 호전되는 모습을 보면 그렇게 뿌듯할 수가 없다고 한다.

"직원들이 먼저 헬스 키퍼로서 저의 역할을 인정해주니까, 더 책임감을 갖고 일하게 됩니다. 직원들의 상쾌한 업무 환경이 제 두손에 달려있다고 생각하면 어깨가 무겁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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