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CC·현대건설, 현대상선 유증 불참…화해 시그널?

더벨 김용관 기자 2010.12.24 14: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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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중공업 참여 여부 관심....현대상선, 실권주 3자배정 처리 가능성

더벨|이 기사는 12월23일(18:18) 머니투데이가 만든 프로페셔널 정보 서비스 'thebell'에 출고된 기사입니다.
주주배정 방식으로 진행되는 현대상선 (18,340원 ▲1,040 +6.01%) 유상증자에 KCC와 현대건설이 불참 의사를 밝히면서 현대중공업그룹의 참여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이들의 유상증자 참여 여부에 따라 현대상선을 축으로 하는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의 향방이 정해질 수 있다.



일각에선 유상증자 불참을 통해 범 현대가가 현대그룹측에 우호적인 시그널을 보내는게 아니냐는 분석을 내놓고 있다.

구주주 청약 마감을 하루 앞둔 23일 KCC 측은 "앞으로 실리콘 사업 등 신규사업에 많은투자가 이뤄져야 한다"며 "이번 증자에는 참여치 않기로 결정했다"고 밝혔다.



KCC는 앞서 지난 12월 초 0.78%(163만여주) 가량의현대상선 지분을매각해 지분율을 종전 5.07%에서 4.29%로 낮췄다. 당초 지분 매각을 통해 확보한 자금으로 유상증자에 참여할 것이란 전망도 있었지만 결국 불참을 선언했다. KCC는 지분 매각대금(550억원)을 사우디아라비아 MEC(Mutajadedah Energy Company)와 합작법인을 설립하는데 일부 활용할 계획이다.

현대상선 지분 8.30%를 가진 현대건설도 공식적인 불참 의사를 밝혔다. 현대건설 관계자는 "주주 협의회의 의견과 투자자산의 가치 및 회사 이익 극대화 측면을 고려해 증자에 참여하지 않기로 했다"고 설명했다.

KCC와 현대건설이 현대상선 유상증자에 불참키로 하면서 범 현대가의 핵심 축인 현대중공업그룹의 입장에 관심이 집중된다. 현대중공업 관계자는 이와 관련 "아직 결정된 사항은 없다"며 명확한 입장 표명을 하지 않고 있다.


현재 현대중공업(17.60%), 현대삼호중공업(7.87%),KCC(4.29%) 등 범현대가의 지분율은 33.78%다. 여기에 현대차그룹이 현대건설(8.30%) 인수에 성공할 경우 42.08%로, 현대그룹의 지분율 42.57%와 거의 맞먹는 수준까지 올라선다.

이는 곧 지분 경쟁을 통해 현대중공업그룹을 중심으로 하는 범 현대가가 현대상선 경영권 인수를 시도할 수 있다는 말이다. 현대상선은 현대그룹 순환 출자 구조의 핵심역할을 하는회사로, 이 회사 지분 50% 이상을 인수할 경우 현대그룹 경영권을 통째로 인수할 수 있다.

하지만 KCC와 현대차그룹의 인수 가능성이 높은 현대건설이 실권을 선언하면서 이같은 시나리오의 실현 가능성은 줄어들게 됐다. 시장 일각에선 KCC가 추가로 보유 지분을 처분했다는 이야기까지 있다. 여기에 현대중공업마저 유상증자에 불참할 경우 범 현대가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2% 포인트 이상 떨어지게 된다.

게다가 범 현대가가 포기한 실권주를 어떻게 처리하느냐에 따라 경영권 분쟁은 예상보다 빨리 해소될 가능성도 있다. 당초 실권주는 주관사인 동양종금증권과 인수단인 동부·유진·솔로몬투자증권이 각각 25% 비율로 인수할 예정이었다. 하지만 현대상선이 3자 배정을 통해 실권주를 처리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증권신고서상 이사회 결의에 따라 잔액인수 대신 실권주 3자배정 유상증자를 진행할 수 있다.

이렇게 될 경우 현대상선은 당연히 현대그룹 계열사나 그룹에 우호적인 세력에게 지분을 배정할 가능성이 높다. 이같은 시나리오가 실제로 이뤄진다면 현대그룹의 현대상선 지분율은 45.48%대로 높아지게 되는 반면 범 현대가의 지분율은 40% 미만(현대건설 지분 포함)으로 떨어지게 된다.



결과적으로 현대상선을 둘러싼 현대그룹 경영권 분쟁은 자연스럽게 해소될 수 있다. 이는 곧 범 현대가가 '유상증자 불참'이라는 방식을 통해 감정의 골이 깊어질대로 깊어진 현대그룹에 우호적인 시그널을 보낸 것으로 해석할 수 있다.

앞서 채권단이 현대건설 인수 우선협상자 자격을 박탈하면서 현대상선 지분은 제 3자에게 매각해 현대상선의 경영권을 보장해주겠다는 중재안을 내놓은 점도 이같은 분석에 힘을 더하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현대그룹 경영권을 보장하겠으니소모적인 소송전을 중단하고 현대차그룹의 현대건설 인수를 수용해달라는 시그널을 현대그룹에게 보내는게 아니냐는 분석이 가능하다"며 "어떻게 보면 양자가 윈윈할 수 있는 계기가 될 수도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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